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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오일과 참기름

  • 기자명 강부연 기자
  • 입력 2020.07.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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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맛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고급 오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요즘 가장 핫한 트러플 오일과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고소한 향으로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참기름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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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UFFLE OIL

트러플과 올리브유의 만남, 트러플 오일

2018년부터 열풍처럼 불기 시작한 한국인의 트러플 사랑. 그리고 2020년 2월 마마무의 멤버이자 방송에서 음식만 먹었다 하면 트렌드가 되는 화사가 짜장라면에 트러플 오일을 넣어 먹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트러플보다 트러플 오일이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트러플 오일은 참기름과 같은 착즙 오일이 아닌 올리브유에 트러플을 넣어 향을 낸다. 트러플은 세계 3대 진미에 속하는 고급 식재료다. 인공재배가 어려워 마치 우리나라의 산삼처럼 자연에서 난 것을 채취해야 하는데 훈련된 개나 돼지의 후각을 이용해야만 수확이 가능하다. 또 땅 밑 30㎝ 이상에서 적당한 크기로 자라기까지 7년이라는 세월이 걸리기에 로마제국 시대부터 손꼽히는 고급 식재료로 이용되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트러플은 주로 프랑스나 이탈리아산이 많은데 프랑스의 블랙 트러플과 이탈리아의 화이트 트러플을 최고로 친다.

트러플 오일이지만 트러플이 들어 있지 않은 오일

사람들이 트러플 오일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무엇보다 가격이 비싼 원재료 트러플에 비해 적은 양으로도 풍부하게 트러플 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탈리아나 프랑스 셰프들은 100년도 넘게 뜨겁게 가열한 올리브오일에 잘 익은 트러플을 얇게 썰어 담가두고 음식을 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일에 트러플을 잘게 썰어 넣어도 실제 트러플처럼 진한 향을 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값싼 중국산 트러플을 관상용으로 썰어놓고 인공 향신료로 맛을 낸 트러플 오일도 생각보다 많다. 현재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저렴한 오일은 향을 첨가한 가향 오일이다. 때문에 트러플 오일을 선택할 때는 너무 저렴한 것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성분표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도 좋겠다. ‘트러플(송로버섯) 함유’가 아닌 ‘트러플(송로버섯) 향 함유’라고 적혀 있다면 선택에서 제한다. 또한 트러플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도 중국산이라면 역시 선택에서 배제한다.

트러플 오일 활용법

트러플은 서머, 블랙, 화이트로 구분되며 오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내에 수입된 트러플 오일은 대부분 블랙 또는 화이트 트러플 오일로 진한 향을 즐기고 싶다면 블랙 트러플 오일을,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향은 화이트 트러플 오일을 선택한다.

트러플 오일의 베이스는 올리브유이기 때문에 튀김용으로 튀기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요리의 마무리 단계에서 음식의 깊이를 더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파스타, 피자, 구운 생선, 구운 고기, 달걀 프라이 등 어떤 요리에든 취향에 맞게 뿌려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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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AME OIL

영조 임금이 사랑한 참기름

참기름 하면 떠오르는 ‘고소한 맛’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한다. 잡채와 갈비찜, 떡국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전통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해온 식재료이기에 참기름의 기원은 한국 또는 중국이나 일본일 것이라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참기름의 원료인 참깨의 기원은 인도 또는 중앙아프리카의 사바나가 원산지라는 것이 역사가들의 주장이다. 아프리카에서 야생으로 자라던 참깨를 원주민이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저장성과 맛이 좋아 이집트와 중국에까지 퍼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참깨를 먹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 즈음이라고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러 참기름의 사용이 더욱 늘어났는데 <조선왕조영조실록>에 보면 ‘영조가 참기름을 먹고 나면 조선 팔도에 참기름이 남지 않았다’라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참기름 소믈리에인 이희준 씨의 설명이다. 조선 왕 중 영조가 유독 참기름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원산지와 착유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맛

이희준 소믈리에는 품종과 토질, 기후에 따라 맛이 결정되는 포도나 커피처럼 참기름 역시 원산지와 생산자의 착유 방법 등에 따라 맛과 향이 확연히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제주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깨로 착유한 참기름은 짭조름한 맛이 난다. 안동 깨로 짠 참기름은 내륙 바람의 영향으로 부드러운 맛을 내 나물이나 국수와 잘 어울린다고. 그 지역에서 나는 참깨는 그 지방의 토속 음식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또 참기름은 착유하는 방식도 다양하지만 방식이 같더라도 누가 짜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참기름은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맛과 풍미가 확 바뀌기 때문에 경험과 감각에 의지하여 일관된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착유자는 자신만의 감각을 살린 레시피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희준 씨는 최소 20년 정도의 착유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참기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온 로스팅이 맛있는 참기름이다?

어떤 참기름이 맛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희준 소믈리에는 참기름 역시 커피처럼 개인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한다. 저온 압착 방식의 참기름이 좋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케팅 때문에 생긴 인식이라 설명한다. 참깨 컨디션에 따라 고유의 온도를 찾아서 각각에 알맞게 깨를 볶고 착유한 참기름이 가장 좋은 참기름이라는 것이다. 참기름마다 잘 어울리는 음식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참기름은 이미 해외에서는 ‘스페셜 오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미 뉴욕에서는 올리브유 대신 참기름을 넣어 만든 파스타가 판매되고 있다. 특히 저온 로스팅으로 만든 참기름은 기존의 강한 로스팅 참기름에 비해 향이 은은하고 맛이 깔끔해 드레싱이나 소스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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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티지아니 미니 트러플 오일 이탈리아의 트러플 전문 브랜드 아르티지아니에서 선보이는 미니 사이즈의 오일로 엄선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자잘한 트러플 조각을 넣어 만들었다. 100㎖ 9천8백원.

2 타르투피지미 화이트 트러플 오일 이탈리아 전통 트러플 브랜드 타르투피지미의 제품으로 맑은 올리브유에 건조된 트러플 슬라이스 입자를 넣어 만든 오일로 샐러드 드레싱, 디핑 소스 등으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다. 100㎖ 2만2천원.

3 서원당 오미리 참기름스틱 강원도산 통참깨 외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제조해 선명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한두 번 사용할 정도로 소포장되어 있어 향이 날아가지 않고 손쉽게 보관할 수 있다. 5㎖×20포 1만3천원.

4 쿠엔즈버킷 참기름 참기름은 개성 있는 향 때문에 다양한 요리와 페어링하기에 어렵다. 쿠엔즈버킷의 참기름은 특허기술로 저온에서 깨를 볶고 콜드프레싱 방식으로 착유해
향이 은은하고 맛이 깔끔해 다양한 요리와 페어링이 가능하다. 100㎖ 1만8천원.

 

사진(제공) : 이종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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