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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방 때마다 화제, 김건희 여사 패션 스타일 키워드

TPO, 같은 옷 다르게 입기, 실용성, 행커치프…

  • 기자명 이근하 기자
  • 입력 2023.02.20 06:00
  • 댓글 0
  • 사진(제공) : 대통령실, 뉴시스
패션은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다. 더욱이 대통령의 배우자라면, 패션은 개인의 기호를 넘어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이 된다. 늘 다른 옷을 입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같은 옷으로 다른 분위기를 내는 김건희 여사의 패션 스타일을 들여다봤다.
김건희 여사가 1월 17일 두바이 통치자 모함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의 딸인 셰이카 라티파 빈트 모함메드 알막툼 공주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1월 31일 디자인계 신년인사회에서 “최근 해외 순방을 다니다 보니 해외 정상들이 압도적으로 제게 하는 질문이 있다. 한국 디자인 또는 한국 문화, 한국 패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쭤보시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디자이너 분들이 세계 중심에 있고 항상 그런 기대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디자인과 패션에 대한 김건희 여사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들린다. 

 

yellow jacket

김건희 여사가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의 만남, 아부다비 공항 출발 행사, 제3회 한국수어의날 기념식 등에서 동일한 옐로 재킷을 다르게 스타일링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TPO 맞춰 모노톤에서 비비드 컬러까지
“패션은 그 사람의 철학과 신념이 담긴 강력한 원샷 메시지다.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패션을 통해 비치는 이미지의 힘이 더 강할 수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의 얘기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 부인의 옷은 세간의 화제가 된다. 해외 순방 중 대통령 배우자의 패션은 한 국가를 상징하거나 대표하기도 하고, 또 대중과 소통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김건희 여사의 패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부인으로서 패션 스타일의 메시지가 선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메시지가 담긴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김건희 여사는 절제와 실용을 상징하는 모노톤 의상을 주로 입는다. 하지만 장소와 행사의 성격에 따라 비비드한 컬러를 활용하기도 한다. 1월 17일 아랍에미리트 순방에서는 옐로 톤의 스커트 셋업 슈트 룩을 선보였다. 박영실 대표는 “두바이 통치자를 만날 때 옐로 스커트 슈트를 착용한 데는 황금색을 선호하는 두바이 로열 계층의 취향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두바이 현지 스마트팜 진출기업인 아그로테크를 찾았을 땐 블랙 슈트 안에 그린 컬러 셔츠를 입어 포인트를 줬다. 그린 컬러는 아랍에미리트 국기의 색상이자 자연을 상징한다.

박영실 대표는 “국내에서만 활동했을 때와 다르게 세계의 여러 상황을 접하다 보니 김 여사의 패션 또한 글로벌해지고 다양해졌다”면서,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할 때 비비드한 색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lack crop jacket

지난해 한국·인도네시아 공식 만찬과 스위스 동포 간담회 등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같은 블랙 크롭재킷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옷 다르게 입기, ‘환경과 실용’ 
김건희 여사의 패션에서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같은 옷을 자주 입는다는 점이다. 그간 언론에 나온 김 여사의 사진을 분석해보니, 늘 다른 옷을 입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겹치는 옷이 의외로 많다. 열 번 가까이 같은 옷을 입은 경우도 있고, 한 가지 옷을 다르게 스타일링해 두세 번 입는 경우는 흔하다. 같은 옷이 다르게 보이는 건 스카프나 행커치프 등을 더하는 작은 패션 센스 덕이다.  

요즘 국제무대에선 퍼스트레이디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공식석상에서 같은 옷을 반복해 입는 분위기라고 한다. ‘같은 옷 여러 번 입기’는 환경을 배려한 것이기도 하다. 김건희 여사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맞춘 스타일링을 하고 있는 셈이다.  

 

gray coat + one-piece

김건희 여사가 그레이 컬러 코트를 다양하게 스타일링한 점이 눈에 띈다. 순방 때는 화이트 블라우스와 화이트 팬츠를 매치한 반면, 신년대법회에서는 스카프와 블랙 힐을 매치해 상반된 느낌을 준다. 

 

지난 2월 6일 불기 2567년 대한민국 불교도 신년대법회에서 김 여사가 입었던 그레이 컬러 코트는 2022년 9월 24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공군 1호기 탑승 때 이미 포착된 옷이다. 순방 때는 화이트 블라우스와 화이트 팬츠를 매치해 시크한 분위기를, 신년대법회에서는 스카프와 블랙 힐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2월 3일 제3회 한국수어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는 옐로 컬러 재킷에 블랙 팬츠를 매치했다. 이 재킷은 1월 17일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면담 때 착용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셰이카 라티파 빈트 모함메드 알막툼 공주와의 환담에서도 이 재킷을 입었다. 

 

beige suit

동일한 베이지 재킷에 팬츠, 스커트로 매치해 각기 다른 무드를 내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넥타이 컬러와 맞춘 스카프를 착용해 또 다른 의상처럼 보인다. 

 

베이지색 재킷도 여러 번 등장한다. 2022년 11월 11일 캄보디아 앙두엉병원을 방문했을 때, 같은 해 12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 때도 김 여사는 똑같은 베이지 재킷을 입었다. 하지만 각각 스커트와 팬츠를 매치해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석열 대통령 재단사’로 유명한 손미현 페르레이 대표는 “옷을 진짜 잘 입는 사람의 옷장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옷이 많지 않다. 그만큼 스타일링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미현 대표는 “김건희 여사는 화이트, 그레이, 블랙 등 무채색 컬러를 바탕으로 한두 가지 포인트 컬러를 넣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친환경’과 ‘상생’의 가치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및 중앙보훈병원 위문 방문, 권양숙 여사 예방, 올해 1월 UAE 현충원 참배, UAE 순방 공식 환영식, 칠곡 할매 신년 연하장 전달식 등에서 입은 검은 재킷은 다 같은 옷이었다. 여기에 ‘같은 옷 다른 느낌’의 스타일링이 적용됐다. 그 중심엔 ‘행커치프’가 있다. 단 셔츠와 행커치프의 소재 및 색상을 대체로 통일한다.

 

black jacket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2023 신년음악회, 칠곡할매들과의 환담, UAE 순방 공식 환영식 등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는 모두 동일한 블랙 재킷을 착용했다. 스커트나 팬츠를 매치하고 셔츠 컬러와 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줘 각각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2023 신년음악회, 칠곡할매들과의 환담, UAE 순방 공식 환영식 등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는 모두 동일한 블랙 재킷을 착용했다. 스커트나 팬츠를 매치하고 셔츠 컬러와 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줘 각각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행커치프는 전문가 이미지를 강화하는 아이템이다. 흔히 남성복에서 발견되는데 김건희 여사는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행커치프를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카프를 타이처럼 매는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다. 

박영실 대표는 “행커치프는 성별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면서, “다른 영부인들과는 차별화된 패션 센스”라고 진단했다. 

김건희 여사의 패션은 ‘상생’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랍에미리트 및 스위스 순방 당시 포착된 미니 토트백은 국내 한 소셜벤처기업이 제작한 19만9,000원짜리 친환경 가방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김 여사가 국내 소상공인이 제작한 가방과 소품을 자주 활용하는 것은 한국 패션 홍보와 내수 진작을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navy double jacket

UAE·스위스 순방 때 자주 포착된 네이비 더블 재킷은 모두 같은 제품이다. 블루 컬러 셔츠, 파스텔 톤 스카프 등 각기 다른 포인트 아이템을 더했다.  

아울러 청년 스타트업에서 생산한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애용하는 모습에서, 평소 김 여사가 강조한 ‘청년 지원과 친환경’ 메시지도 자연스레 전달되는 분위기다.

박영실 대표는 “대통령 부인의 패션은 국가 상황과 시대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의 마음이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그 나라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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