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족, 귀족, 혹은 재벌가 등, 소위 말하는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면 소시민들은 ‘혹’하는 호기심이 발동하게 된다. 이탈리아 카프리 섬이 그런 곳이다. 로마시대부터 황제의 별궁이 있었고 지금은 세계적인 부호와 스타들의 별장이 있다. 특히 (고)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의 허니문 여행지로 알려지면서 그 시너지 효과는 컸다. 페이스 북의 주커버그도 이곳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했다. 카프리 섬은 모든 여행자들에게 ‘행복’을 줄 정도의 마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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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섬

 *소렌토에서 배타고 카프리 섬 찾아가기

단지, 왕족, 귀족들이 즐겨 찾는다고 해서 카프리(Capri) 섬을 가려는 것은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큼 유명한 그 섬이 어떤 곳인 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카프리 섬은 숙박비가 워낙 비싸서 하룻밤 유할 생각은 일찍 지웠다. 그냥 ‘간과 맛’만 보면 그만이다. 나폴리에서 출발해 소렌토에 도착해 카프리 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마리나 그란데 항구로 내려간다. 항구 주변에 많은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의아해 하면서 표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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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호텔

 배 편은 오후 1시 30분. 피크 철이라 오전 7시경에서 오후 5시까지 10분에서 30분 간격으로 수시로 운항된다. 출항까지 남은 시간을 이용해 해변 레스토랑에서 해물 리조또도 먹고 길거리 에서 레몬 주스도 마신다. 출항 시간이 가까워지자 한 무리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온다. 레몬 주스를 파는 주인은 한국 관광객 가이드에게 얼른 주스 한 잔을 건네 준다. 그 가이드가 말만 잘해주면 누군가는 잔돈 푼을 챙겨 주스를 사 먹게 될 것임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행동이다. 그때서야 판매대에 쓰여진 ‘레몬주스’라는 한국어가 눈에 들어온다. 어느 나라를 가든, ‘한국화’ 하는 능력을 갖춘 한국인들이다.


배는 옆이 다 트여 강렬한 바람이 들이쳐 배 멀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0여분 지나자 선착장 앞으로 카프리 섬 동쪽의 앞 모습이 펼쳐진다. 9월의 하늘은 진한 청색을 띠고, 맑고 푸른 바닷 색깔 위로 정박한 작은 요트,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흰 색의 가옥들이 어우러진 항구 풍경이 눈부시다. 바위 섬에서 자라는 나뭇잎 색깔이 더 진해 보이는 것도 가옥들의 흰 빛의 영향일 것이다. 카프리는 나폴레옹 전쟁 때 영국 해군에게 점령된 것 외에는 외세의 침범도 없었다. 늘 나폴리 왕국 또는 시칠리아 왕국의 영토였던 카프리. ‘신이 섬을 만들고도 그 아름다움에 놀라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설이 아닌 사실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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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마을

*미로 골목, 해안 절경, 명품관이 넘실대는 ‘카프리’ 타운

카프리는 티레니아 해안 나폴리 만 입구, 소렌토 반도 앞 바다에 위치한다. 길이 6km, 넓이2km, 총면적 4백만 평(3.97㎢) 정도인 화산섬이다. 섬 전체가 용암으로 뒤덮여 있기에 흰 빛을 띄는 것. 아랫 동네라 불리는 섬 동쪽과 중앙을 ‘카프리’라 하고 윗동네인 서쪽은 아나카프리(Anacapri)다. 일단 카프리 큰 항구에서 카프리의 가파른 중심가까지 푸니쿨라를 타고 오른다. 카프리 항구와 취락지구의 발 밑 풍경이 아름답다. 선착장에서 보는 것하고는 비할 바 없이 멋진 모습이 연출된다. 움베르토 1세(Umberto I) 광장을 지나 피아제타(Piazzetta) 광장에 이르면 레스토랑, 샵, 카페, 바, 호텔 등이 밀집되어 있고 관광인파로 넘쳐 난다. 섬의 좁은 공간을 활용한 건물들이라서 다닥다닥 한 곳에 붙어 있다. 전설에 의해 "지구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시계탑, 성 스테파노 교회(Chiesa di santo Stefano, 1600년대 건축물), 50년 동안 카프리에서 의사로 일했던 이그나지오 세리오(Ignazio Cerio, 1841~1921) 박물관 말고도 명품 샵, 자연 친화적으로 만든 기념품 샵들이 빼곡하다. 특히 대 도심의 명품 샵이 자리를 틀어잡고 있어, 이곳이 고급 휴양지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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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거리와 아이스크림

 광장을 비껴 페데리코 세레나(pederico serena) 골목을 따라 쭉 내려가 막다른 지점에 라 세르토사 디 산 자코모(La Certosa di San Giacomo) 정원이 있다. 꽃 향연이 볼만한 정원 안에는 카르투시오 수도원(Le Grande Chartreuse)이 있다. 수도원에서는 레몬 향수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더 가면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정원(Giardini di Augusto)이다. 재정 로마 1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를 기리기 위해 20세기에 만들어진 정원이다. 넓은 정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과 꽃, 조각품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정원은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100m 높이의 세 개의 거대한 바위 섬인 파라글리오니(Faraglioni)와 마리나 피콜라(Marina Piccola) 항구까지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비아 크룹(Via Krupp) 길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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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배

 마리나 피콜로 항구에 가면 해수욕장이 있고 초록 동굴(Grotta Verde)이나 파라글리오니나의 접근이 용이하다. 그 외에도 카프리 지구에는 미켈레 알라 크로세 교회(Chiesa di San Michele alla Croce)가 있다. 또 이탈리아 건축가 아달 베르토 리베라의 작품인 말라파르테(Malaparte)의 집으로 가면 전망이 빼어나다. 그러나 현실의 카프리 골목은 마치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 자칫 길 잃기 쉽다. 일일이 다 찾아 다니려면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아랫 동네만 보는 것으로 족했다. 아주 짧은 시간 카프리 섬을 섭렵할 수는 없었다. 그날, 그 아름다운 뒤안 길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20살의 꽃다운 나이에 12살이나 많은 찰스 왕세자와 정략결혼을 한, 고 다이애나 스펜서(Diana Frances Spencer, 1961~1997)에 대한 상념이다. 1981년 7월에 결혼한 다이애나와 왕세자 부부의 15년의 결혼 생활은 질곡의 삶이었다. 1996년 8월, 그 둘은 결국 이혼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1년 후(1997년 8월) 다이애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그녀가 카프리를 찾았던 그 여름. 20살의 꽃다운 그녀가 카프리로 신혼 여행을 왔을 때, 16년 후에 어떤 인생이 펼쳐질 지 짐작이나 했을까?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 카프리에 서면 그녀의 다 펼쳐보지 못한 인생이 괜희 서럽다.


*Travel Data

카프리 가는 방법

소렌토 항구:마리나 그란데 항구에서 성수기(6-9월)에는 초고속 페리(Traghetti Veloci)가 근 1시간 마다 운행 된다. 약 20~25분 소요 된다. 또 나폴리 항구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현지 교통:‘카프리’는 푸니쿨라를 이용하고 시내 골목은 걸어 다니면 된다. ‘아나카프리’는 카프리 중앙광장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아나카프리와 마리나 피콜로로 가는 두 편의 버스가 있다. 아나카프리에서는 푸른동굴로 가는 버스가 있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계단을 내려가서 보트를 탄 후에 동굴로 가야 한다. 몬테솔라로는 체어 리프트를 타면 된다.

동굴 유람선 타기:카프리 항구에서 유람선을 이용해 섬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푸른 동굴을 들어가려면 작은 배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돈을 따로 더 내야 한다. 피크철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고 파도가 조금만이라도 있거나 물이 많은 때는 들어갈 수 없다. 팁을 요구한다. http://www.capritourism.com/en/timetable-and-prices

별미와 숙박 정보:카프리에는 무수한 레스토랑, 바, 카페가 있다. 젠나로 아미트라노(Gennaro Amitrano),다 토니노(Da Tonino)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부오노코레 카프리(Buonocore Capri)가 있다. 에코 카프리(Eco Capri)는 인기 있는 기념품 점이다.

여행포인트:카프리 여행은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2~3일 머물다 가야 섬의 진면을 볼 수 있다.

아나 카프리:윗 동네인 아나카프리로 가려면 피아제타 광장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고대 그리스어로 아나(Ana)는 ‘위’라는 의미로 카프리 지구보다 해발이 높다. 몬테 솔라로(Monte Solaro, 589m) 산이 섬의 중심을 이룬다. 아나카프리 지구에는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티베리우스 황제의 궁전 터에 지어진 산 미켈레(San Michele) 집이 있다. 20세기, 스웨덴 태생이면서 로마에서 성공한 의사인 악셀 문테(Axel Munthe, 1857~1949)가 지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이 집을 스웨덴 정부에 유증했다. 스웨덴 정부는 이 집을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대중에 개방되어 있다. 또 체어 리프트를 이용해 몬테솔라로 산정까지 오를 수 있다. 카프리 바다와 소렌토 반도를 훨씬 광할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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