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파란 하늘과 짙어가는 수목의 초록 사이로 노란 물결이 굽이친다. 노란 셔츠를 맞춰 입고 너른 공원을 가득 채운 인파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참가자들.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지구촌 곳곳 소외된 이웃들의 안녕을 바라는 아름다운 마음을 담고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지난 5월 6일 오전, 행사가 열린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을 찾았다.
‘Save the World’ 비전을 담은 대형 애드벌룬이 하늘 높이 떠오르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
6000여 명 참가,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가정은 모든 이에게 행복을 주는 원천입니다. 가정이 행복하면 사회가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면 국가가 행복하며, 국가가 행복하면 세계가 행복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피부색과 언어, 문화는 달라도 우리 모두는 지구촌 가족입니다. 오늘 우리는 지구촌 가족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고 걷기대회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돕고 사랑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합시다.”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의 개회사와 함께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의 막이 올랐다. 광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열기를 더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재)국제위러브유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세종병원,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로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기치 아래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봄 햇살처럼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내어준다는 의미를 담아낸 행사다. 주목하는 건 ‘가족의 소중함’이다. 행사를 통해 행복의 원천인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이를 통해 지구촌 가족에게까지 사랑과 나눔을 전한다는 게 위러브유 측이 설명하는 개최 취지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UN이 정한 ‘세계 가정의 날(5월 15일)’에 즈음해 열린 것도 이런 이유다. 위러브유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복지 소외 가정과 다문화가정 135세대, 학대 피해아동 그룹홈 4곳, 지난 4월 강원도에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지원한다. 해외에도 온정을 전한다. 사이클론이 강타한 모잠비크를 비롯해 잠비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요르단, 이라크 등 11개국 이재민과 난민, 여성 등 복지 취약계층을 돕는다. 이날 행사에는 60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특별히 약 20개국 주한 대사와 외교관, 그 가족이 함께해 의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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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가족을 돕기 위해 힘차게 걸어 나가는 참가자들.

“세계 향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감사드린다”

장길자 회장의 개회 선포 뒤에는 각국 대사의 축사가 진행됐다. 여기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축전과 UN DGC (Department of Global Communications, 전 DPI(공보국)) 관계자들의 영상 축사가 이어져 지난 1990년대부터 국제 사회에 온정의 손길을 전해온 위러브유의 세계적 위상을 가늠케 했다. 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 대사는 축사를 통해 “생각이나 언어가 다른 우리를 통합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이라며 “가족은 모든 사회와 문화의 기둥이며 가족이 붕괴하면 나라와 문화 역시 붕괴된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롱 디망쉐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위러브유는 전 세계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국가와 다양한 문화를 더 낫게 만드는 데 큰 힘을 주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밖에도 요르단, 이라크, 코트디부아르, 엘살바도르, 피지, 볼리비아 등 각국 주한 대사가 단상에 올라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의 개최를 축하하고 전 세계를 향한 위러브유의 인도적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축전을 띄워 행사를 응원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그는 “지구촌 어디라도 어머니의 사랑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위러브유 회원들의 열정에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며 “위러브유의 행보는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에 부합하며 이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지구촌에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며 “글로벌 시민단체로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도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펠리프 케이포 UN DGC 통신관은 “UN과 협력하는 활동에 감사드리고 여러분과 함께라면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위러브유의 모든 활동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Save the World’ 지구·생명·인류애 살린다

이어진 ‘세이브더월드(Save the World)’ 비전 선포식은 이날 행사를 더욱 뜻깊게 했다. UN DGC 협력단체인 위러브유는 이번 비전 선포식을 계기로 글로벌 인도주의에 입각한 활동을 더욱 확대,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또한 한국을 기점으로 미국, 필리핀, 페루, 네팔, 브라질 등지에서 연이어 개최돼 세계적인 릴레이 행사로 확대된다. 구체적으로는 건강한 지구와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위한 비전을 담아 ‘Saving the Earth(지구 환경 살리기)’ ‘Saving Lives(생명 살리기)’ ‘Saving Humanity(인류애 함양하기)’ 중점 운동을 전개해나간다. 이런 취지에 입각, 위러브유 회원들은 이날 본 행사에 앞서 ‘NO Waste(낭비는 이제 그만), Plastic FREE(플라스틱 사용 감축), Carbon ZERO(탄소 배출을 적게, 흡수는 많이)’ 이행을 위한 ‘클린액션 환경사랑 캠페인’을 적극 홍보했다. 참가자들은 이에 동참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까지 오는가 하면, 음식과 음료를 개인 그릇과 물통에 담아 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이어갔다. 행사에 참여한 황상경(42) 씨는 “예전엔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사 마셨지만 오늘은 ‘세이브더월드’ 취지에 맞게 텀블러에 물을 담고 음식도 통에 담아 왔다”며 “미래 주역인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선 지금부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희윤(24)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전에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었는데 동물들이 죽어가는 뉴스와 사진을 접하며 위험성을 알게 됐다”며 “자동차를 타면 사람은 편리하겠지만 지구에는 좋지 않은 만큼 앞으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러브유 회원 대표의 비전 선언문 낭독 후에는 장 회장을 비롯한 위러브유 관계자와 각국 주한 대사가 대형 애드벌룬에 지지서명을 하는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이후 비전을 담은 현수막을 매단 애드벌룬이 하늘 높이 떠오르자 6000여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공원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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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이날 ‘Save the World’ 비전 선포식을 갖고 글로벌 인도주의에 입각한 활동을 더욱 확대, 강화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회원 대표들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2) 참가자들은 지구 환경을 살리자는 의미를 담은 피켓을 들고 걸으며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3) 식전 행사에서는 새생명합창단 어린이들의 귀여운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록에 어우러진 생명 살리는 노란 물결

출발선에 늘어선 위러브유 관계자 및 각국 주한 대사들의 테이프 커팅에 이어, 장 회장의 출발 구호와 함께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마칭밴드의 연주가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했고, 공원 산책로를 가득 메운 노란 물결은 오월의 초록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함께 걷는 참가자들의 손에는 ‘고래가 아파요’ ‘종이컵 NO! 텀블러 YES!’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이 들려 있어 생명사랑을 향한 걷기대회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가족과 수년째 걷기대회에 참석했다는 유송화(43) 씨는 “어려운 이웃도 돕고 아이와 봄나들이도 겸할 수 있어 참 좋은 행사”라며 “이 기회를 통해 아이에게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생 이민지(15) 양은 “엄마, 아빠와 좋은 날씨에 화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전 세계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시어머니와 남편,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지선(50) 씨는 위러브유 회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더욱 공고해졌다. 그는 “전 세계 70억 인류를 돕고 환경을 살리자는 ‘세이브더월드’ 비전 선포식의 취지가 너무 좋다”며 “평소 가족과 함께 야외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모처럼 가족과 함께해 정말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섯 살 딸의 손을 잡고 참여한 김유라(30) 씨는 “호기심 많은 딸이 배운 것도 많고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며 “가정의 달 오월에 엄마, 아빠와 공원에 와서 지구촌 이웃을 도왔다는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현규(39) 씨는 가족 소풍을 겸해 행사장을 찾았다. 공원 한편 잔디밭에 그늘막 텐트를 설치하고 맛깔스러운 도시락을 펼친 채 어린 자녀들과 둘러앉았다. 그는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지만 매년 참여하다 보면 언젠가 취지를 이해하고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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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페인팅을 하고 포즈를 취한 어린이들.

환경 사랑 되새기고 세계 전통문화 체험도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했다. 깨끗한 지구환경을 모티프로 한 사진 촬영 존은 가족끼리, 친구끼리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로 내내 북적였다. 페이스페인팅 부스는 꼬마들 차지다. ‘세이브더월드’ 비전을 담은 알록달록한 문양을 볼에 그려 넣으며 환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걸어서 세계로(Walk to the World)’ 코너는 재미와 함께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각각 한국과 피지, 코트디부아르, 요르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라오스, 이라크 부스에선 각국 음식과 공예품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가 하면, 전통 투호 놀이에 빠진 어린이들도 눈에 띈다. 페니아나 라라바라부 피지 대사가 직접 소개하는 피지 워터를 비롯해 세계적인 카카오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의 초콜릿을 맛보는 것도 빼놓으면 아쉬웠을 체험거리다. 참가자들은 먼저 여권 모양 카드를 받은 뒤 각 부스를 돌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미션을 수행하고 카드에 스탬프를 받았다. 전체 미션을 완수하고 스탬프를 모두 모은 이에겐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빨대를 증정해 자연스레 환경 사랑을 일깨웠다.

초등학생 천사랑(9) 양은 각 나라의 이색 문화를 체험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너무 재미있고 특히 요르단 문화가 흥미로웠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희(25) 씨는 “걷기대회를 통해 후원하는 나라 중에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나라가 많은데, 이번 걸어서 세계로 코너를 통해 특색 있는 각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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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는 세계 각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설치돼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구 13바퀴… 사랑의 발걸음이 일궈낸 희망

세계 각국의 소외된 이웃에게 온기를 전하는 위러브유의 활동은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살피는 어머니의 손길과 닮았다.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그간 총 21만8000여 명이 참가해 지구 13바퀴에 달하는 거리를 걸었다. 위러브유는 이를 통해 세계 난민과 이재민 구호에 나서는 한편, 복지 취약계층의 생계 및 의료 지원을 지속해왔다. 물 부족 국가에 펌프와 물탱크 50대를 설치하고, 교육 환경이 열악한 38개 학교에 도서관과 체육관 등을 건립하고 교육 자재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도 라오스의 댐 붕괴 현장 지원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의 홍수 이재민을 지원하고, 전기가 부족한 아이티 직업학교에 태양광 손전등을 전달하는 등 범세계적 나눔을 실천했다.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함양을 위한 인성교육과 헌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헌혈하나둘운동’도 매년 이어온 활동이다.

51개국에 106개 지부를 둔 위러브유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체계적 인도주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가별 맞춤형 복지 활동을 전개하고 기후변화와 분쟁, 재난 등 국제적 이슈에 발 빠른 대응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위러브유 회원들의 범세계적 활동은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정부 기관 및 단체의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위러브유는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단체 최고상·4회), 캄보디아 국왕 훈장, 국제환경상 그린애플상 은상 등 세계적 권위의 수상 실적을 쌓아왔다.
 
 


교육지원 통해 세계 아동 미래 밝히는 ‘위러브유’
개발도상국에 교육 시설 및 교재 지원
양질의 교육 받을 권리… UN SDGs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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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러브유는 지난해 12월 인도 모이나바드 마을의 아지즈나가르 주립고등학교에 5000ℓ 식수용 물탱크와 공책, 연필 등 학용품을 지원했다.
2) 캄보디아 크라체 삼복초등학교 학생들이 위러브유가 전달한 학용품을 받아 들고 기뻐하고 있다.
3) 위러브유가 캄보디아 크라체 삼복초등학교에 지은 화장실과 세면장. 이를 통해 학생들의 위생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올해 초 개봉해 화제를 모은 영화 <가버나움>의 주인공 자인의 외침이다. 영화의 배경은 15년간 내전을 치러온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출생기록이 없어 정확한 나이도 알지 못하는 어린 소년의 삶은 피폐하다. 생계를 위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치러내며 지난한 삶을 이어온 자인은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되고 불법체류자로 감금되는 등 기구한 운명을 맞는다. “나를 낳은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 “자식을 양육할 능력이 없는 어른은 아기를 갖지 말기를 바란다.” 소년의 말은 큰 울림이 돼 세계인의 가슴을 두드렸다.
 

누구나 행복할 권리… ‘교육’에서 답을 찾다

국제협약 중 가장 많은 국가의 비준을 받은 것은 UN ‘아동권리협약(CRC,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이다. 1989년 UN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돼 세계 193개국이 비준했다. 지구촌 모든 아동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사회 최초의 협약이기도 하다. 협약은 아동이 마땅히 누려야 할 4가지 기본권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명시하고 있다. 이 중 보호권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차별, 폭력, 고문, 징집, 부당한 형사처벌, 과도한 노동, 약물과 성폭력 등 아동에게 유해한 것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UN 아동기금(UNICEF) 자료에 따르면, 세계 5세 미만 아동의 29%는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어떠한 보호나 혜택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6년 유럽에 도착한 난민 아동과 청소년 10명 중 9명은 보호자가 없었다.

자인과 같은 아이들이 지난한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꾀할 수 있는 대표적 해법으로는 교육이 꼽힌다. 현재를 넘어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교육에 있기 때문이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네 번째가 ‘양질의 교육’인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교육 시설과 부족한 교구, 교사와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는 여전히 해결이 쉽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도서관·화장실 짓고 교재·학용품 지원도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지원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세계 아동에게 희망찬 미래를 제시해가고 있다. 위러브유는 그간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베냉, 가봉과 아시아의 네팔, 미얀마,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남미의 엘살바도르, 아이티, 파라과이 등지에서 다양한 교육지원 사업을 펼쳤다. 교육 시설이 열악한 학교에 체육관과 도서관을 건립하고, 교과서 등 도서가 부족한 학교에 책장과 도서를 기증했다. 학용품이 없는 학생에게는 학용품을, 전기 설비가 부족한 지역에는 태양열 발전 시설과 LED 형광등 등을 지원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위러브유의 온정의 손길은 화장실 같은 위생 시설이나 식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건강을 위협받아온 학생들에게도 닿았다. 전교생이 300명인 캄보디아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남녀 화장실 1칸씩이 전부였고, 어떤 곳은 수리할 비용이 없어 고장 난 채 방치돼 있기도 했다. 위러브유는 이런 현장을 직접 찾아가 화장실을 짓고 정수 및 식수 시설과 세면장을 설치했다. 또 시청각 교육에 필요한 모니터, 노트북, 스피커를 기증하는 등 다각도로 교육 환경 개선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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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천이 모여 위기에 처한 지구 구할 것”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

20여 년 이어진 국제위러브유운동분부(이하 ‘위러브유’)의 활동을 살펴보면 그 규모와 범주에 감탄하게 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누구나 알 법한 국가적 재난 현장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손길이 닿았다. 온정을 경험하고 힘을 얻은 이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온정을 베푸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위러브유의 범세계적 복지 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구촌 가족 모두를 품고 내어주는 헌신, 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열린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위러브유를 이끄는 장길자 회장을 만났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이하 ‘걷기대회’)의 개최 취지는.
“가족은 사랑과 행복의 근간이다. 그런데 갈수록 가족 간 사랑이 식어가고 갈등과 불화를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뜻한 봄날 가족과 함께 걸으며 서로 소중함을 되새기고 나아가 질병과 재난,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가족을 함께 돕고자 행사를 마련했다. 걷기대회는 지난 2002년 서울 남산에서 시작해 인천, 광주, 대구, 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며 가족 사랑, 이웃 사랑의 장이자 아이들이 나눔과 봉사를 배우고 체험하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걷기대회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20년 가까이 쉼 없이 이어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지구가 거대한 것 같아도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별 하나에 불과하다. 지구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국가가 다르고 피부색과 언어,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달라도 하나의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 지구촌 가족의 마음으로 보면 홍수나 지진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과 기근 등으로 고통받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도 안타깝다. 그런 마음으로 함께해준 분들 덕분에 행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웃과 지역, 나라를 넘어 세계를 돕게 됐다.”

다양한 원인으로 가족 해체와 붕괴가 주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요즘이다. 가족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우선해야 할 게 있다면 무엇인가.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성내지 않고 자랑과 교만이 없고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 간 사랑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어려움을 헤아리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다면 어느새 서로 화합하며 사랑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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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가운데)과 내빈들이 지원 내용이 담긴 패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위러브유는 이날 행사를 통해 국내 복지소외가정과 다문화가정, 강원도 산불 이재민, 학대피해아동 그룹홈, 해외 11개국 난민과 여성 등을 지원한다.

그간의 걷기대회와 관련해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초창기 심장병,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부터 현재의 범세계적 지원까지,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전하는 행사다 보니 매번 특별한 감동이 있다. 특히 마실 물이 없어 고통받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물 부족 국가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새 힘을 얻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캄보디아의 한 지역에 물펌프를 설치한 적이 있다. 기존 우물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데다 쓰레기로 오염돼 있었다. 위생시설도 부족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갖은 질병에 시달렸다. 당시 땅속 깊숙이 시추해 펌프를 설치하고 맑은 물을 끌어올리자 아이들을 비롯한 주민과 정부 관계자 등 수많은 이들이 환호성을 올리며 크게 기뻐했다. 기후변화로 국토가 바닷물에 잠겨가는 남태평양 투발루 또한 식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투발루에 희망의 무지개를 띄우자’는 취지로 걷기대회를 개최했고, 우리 회원들이 현지까지 날아가 1만ℓ용량의 물탱크 20대를 설치했다. 자신들에게 관심 갖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과 희망을 얻은 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함께 살리자’며 위러브유의 ‘클린월드운동’에도 동참했다. 투발루 건국 이래 최초로 대규모 환경정화운동이 펼쳐진 거다. 이런 사랑의 선순환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

세계인을 하나의 가족으로 보고 지구촌 곳곳에 사랑을 전하는 위러브유의 활동이 눈길을 끈다. 그간 펼쳐온 대표적 활동을 소개한다면.
“위러브유의 1년은 국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해 인류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돌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하고 진행하며, 마무리한다. 그간 국내에서도 포항 지진을 비롯해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등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전국의 회원들과 함께 무료 급식, 복구 및 구호 활동, 성금 지원 등으로 힘을 보탰다. 지난해 8월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당시에는 현지 회원들이 급히 현장에 달려가 무료 급식 캠프를 운영해 한 달간 총 4만1000여 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또 가족을 잃은 채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위해 ‘위러브유학교’를 열고 매일 200명이 넘는 아이를 돌보는 등 이재민에게 희망과 웃음을 되찾아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세계 각국의 대규모 재난 지역 지원뿐만 아니라 희귀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와 내전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 대한 의료 지원 또한 이어가고 있다.”

각종 구호 현장에서 위러브유 회원들이 보여준 대가 없는 헌신이 놀랍다. 그들을 움직인 힘은 무엇인가.
“‘어머니의 사랑’은 만국 공통어란 말이 있다. 그 사랑으로 국가와 언어, 문화가 달라도 지구촌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 같다. 가족을 돕는다는 생각에 각자 바쁜 일과를 뒤로하고 손길을 보태니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도 가슴 아픈 세월호 침몰 사고 때 피해 가족을 위로하고자 밤낮없이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네팔 대지진 때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복구와 구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진정한 사랑의 힘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닐까.”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지원에도 힘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주역이다. 그런데 지구촌 곳곳에는 제대로 된 교육 시설이 없거나 생계 탓에 일을 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어린이, 청소년이 많다. 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희망찬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응원하고자 한다. 태풍에 무너진 필리핀 학교 2곳을 재건하고, 미얀마, 가봉, 엘살바도르 등 여러 나라에 도서관과 체육관, 학용품 등을 지원한 데도 그런 마음이 담겨 있다. 전기 공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아이티 학교에는 태양광 손전등 3000개를 지원하고, 국내 전국 각지에서도 학생들의 수업료와 생활비,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효(孝)’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로 청소년 인성교육도 진행한다. 세대 간 소통과 화합에도 초점을 맞춰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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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가운데)과 요르단하심자선기구(JHCO) 아이만 리야드 알무플레 사무총장(왼쪽), 이라크연합의료협회(UIMS) 아흐메드 무슈리프 압둘하미드 회장(오른쪽)이 인도주의적 지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위러브유의 범세계적 활동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빈곤과 기아, 기후변화 등 인류의 보편적 문제 해결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아프리카 한 부족의 언어 중에 ‘우분투’란 말이 있다. ‘네가 있으니 내가 있고, 우리가 있으니 내가 있다’는 의미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진정한 ‘나’는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세계가 당면한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재난과 질병, 빈곤 등은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 그리고 결국에는 개개인 모두의 삶을 위협한다. 지구촌의 문제가 곧 나의 문제이며, 지구촌 가족의 행복이 결국 나의 행복이란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위러브유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또 지향하는 최종 목표가 있다면.
“올해 제20회 걷기대회를 통해 ‘세이브더월드’ 비전 선포식을 진행했다. 건강한 지구와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전 세계가 함께하자는 글로벌 복지 프로젝트를 시작한 거다. 첫걸음을 뗐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전진할 계획이다. 미국과 페루, 필리핀, 네팔,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도 릴레이 걷기대회를 준비 중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바다를 이루듯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는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이러한 힘이 모여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누구나 어머니의 마음으로 배려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세상, 지구촌 전체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고대한다.”

<여성조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 전 아프리카 베냉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위러브유가 두 아들을 키우며 홀로 생계를 책임져온 엄마에게 수년간 생계 및 교육 지원을 해왔는데, 사춘기인 큰아들이 이를 알고는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공부하며 주위에 본이 될 정도로 의젓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베냉에서 클린월드운동이 열렸는데 두 형제도 참여했다. 도움을 받아온 아이들이 이제는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멋지게 성장한 걸 보니 정말 기쁘다. 이처럼 봉사는 온정의 손길을 느껴본 사람에 의해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진다.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한다면 인류의 희망찬 미래는 한층 앞당겨지지 않을까. <여성조선> 독자 여러분도 지구촌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함께해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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