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선 ‘차에서 놀고’, ‘차에서 자고’, ‘차 바로 앞에서 소풍하는’ 여행이 뜨고 있다. 텐트에서 1박 하는 게 ‘캠핑’이라면 차가 텐트 역할을 한다고 해 ‘차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면서 캠핑 인구가 부쩍 늘었다. ‘캠핑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없다.
올해 4월 말로 미리 계획해둔 해외여행이 무산됐다.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야외 활동을 유난히 좋아해선지 어디든 가고 싶었다. 인파가 없고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린 게 차박이었다.

윤지혜 씨는 최근 들어 차박보다 차크닉을 주로 한다. 오토캠핑장에 사람이 늘면서 그렇지 않은 장소로 시선을 돌렸다. 노지캠핑장으로 대체하자니 개수대나 화장실이 없는 점이 불편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차박은 일박을 해야 하고 캠핑장이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아져서 차크닉을 더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전에는 차크닉을 차박 예행연습용으로 했었거든요.”

첫 차크닉은 파주에서였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차를 몰다 샛길로 들어섰다. 차 한 대만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너비였다. 그 길 끝에 만난 노지를 차크닉 장소로 정했다. 앞을 보면 강이 흐르고 뒤를 보면 산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되게 좋았던 기억만 있어요. 그 뒤로 차크닉을 반복하면서 밖에서 음식을 할 땐 뭐가 필요한지, 차에 누우면 어떤 점이 불편한지를 파악했어요. 그러면 차박을 제대로 하게 될 줄 알았어요.”

차크닉과 차박은 확실히 달랐다. 차에서 실제로 자본 적이 없어 ‘날씨’를 고려 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낮이 아무리 더워도 밤에 맞는 바닷바람은 차디찼다. 창문 틈새로 바람이 들어왔다.

“옆 음식점에서 나무 상자를 빌려서 창문 모양대로 잘라서 끼워 넣었어요.(웃음) 단열이 돼서 좋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햇빛 가리개 역할까지 1석 2조였어요. 고생은 좀 했지만 하나 더 배웠으니까 된 거죠.(웃음)”

개수대가 없을 때 하는 설거지 노하우도 습득했다. 가장 큰 그릇에 물을 팔팔 끓인 뒤 잔 그릇을 넣어 같이 끓인다. 다음엔 아기용 친환경 물티슈를 끓는 물에 적셔 기름기를 두세 번 닦아내면 된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설거지를 하지만 기름기 없는 그릇은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 대비해 차박용 텐트도 준비해뒀다고 했다. 차 트렁크와 연결하는 텐트인데, 그늘막이 돼줄뿐더러 내부 공간을 넓힐 수 있다. 지혜 씨는 “차 뒤편이 침실이라면 주방이 더 생긴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차크닉 때 먹으면 맛있는 메뉴가 무엇이냐고 묻자, 답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장 맛있는 건 고기요, 고기. 삼겹살이랑 목살~ 라면도 꼭 먹어야 돼요. 요샌 볶음요리가 패킹된 게 많아서 거기에 양파만 더 추가해서 먹어도 참 맛있어요. 가래떡에 꼬치 꽂아서 화로대에 구워 먹는 재미도 꽤 좋아요.”

지혜 씨에게 차크닉은 곧 힐링이다.

“갈 때마다 새로워요. 장소도, 뷰도. 거기선 핸드폰도 안 보게 되고 시간이 빨리 지나요. 낚시꾼들의 마음이랄까요?(웃음) 일단 한 번 해보면 힐링 세계가 열릴 거예요. 나만의 숙소, ‘뷰 맛집’도 만들 수 있고. 카페도 따로 필요 없어요. 저 내일은 태안으로 갑니다~”
 

차크닉 추천지
수주팔봉

여덟 개 봉우리가 떠오른 것 같다고 해 ‘수주팔봉’이란 이름이 붙었다. 창검처럼 세워진 날카로운 바위들이 수직 절벽을 이뤄 만든 절경이 엄청나다. 앞뒤로 강과 산을 끼고 있고 자연에 폭 안긴 기분마저 드는 곳이다. 단, 그늘이 없어 타프(가림막)는 필수다. 위치 충북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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