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논란 가운데 ‘사모펀드’ 관련 의혹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덩달아,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사모펀드의 ‘사모’(私募)는 단어 그대로 ‘사적으로 모였음’을 뜻한다. 일각에선 우스갯소리 삼아 ‘사모님들이 하는 펀드’라고도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공모펀드와 달리, 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증권투자회사법상 사모펀드는 49인 이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펀드라고 규정돼 있다. 대개 가입금액은 최소 1억원, 수익률이 높은 운용회사는 그 금액을 10억원으로 정하기도 한다. 사모펀드는 ‘진짜 부자들의 스페셜리그’인 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8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부자의 38.5%가 “사모펀드에 투자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 속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400명’이다. 투자의향을 밝힌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22%p 증가한 것으로, 특히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들은 30%p가 늘었다. 이에 대해 연구소 측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수요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부자들이 사모펀드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 더퍼블릭투자자문 김현준 대표이사는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서”라고 설명한다.

“금융시장에서 규제는 변화를 따라가는 게 더 늦어요. 투자자 입장에선 규제가 덜한 분야를 찾을 수밖에요. 공모펀드는 코스피 시장이 올라야지 돈을 벌 수 있는데 사모펀드는 코스피가 떨어져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서 시장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요. 공모펀드에서 잘하는 펀드매니저들도 ‘여기 있어봐야 성과급도 못 받겠다’ 싶은 마음에 사모펀드로 움직이는 추세고, 거기에 따라 부자들도 움직이는 분위기죠. 쉽게 말해 덜 규제받고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
 

규제 없는 운용방식과 투자대상이 장점

사모펀드는 투자방식에 따라 전문투자형(한국형 헤지펀드)과 경영참여형(PEF)으로 나뉜다. 전문투자형은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면, 경영참여형은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키워 되파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아내인 조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가입한 펀드는 경영참여형이다. 이 펀드는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펀드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전문투자형이 일반적이며 경영참여형은 개인보다는 기업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컨대 사모펀드 회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나 코웨이 등을 인수할 때 경영참여형을 활용했다.

투자대상은 자유롭다. 사모펀드는 주식 외에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나 인프라, 부동산 등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때문에 공모펀드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펀드 손실을 투자자가 그대로 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도도 높다.

김현준 대표는 “사모펀드 리스크 수준을 딱 잡아 측정할 순 없다. 공모펀드는 틀 안에 있어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지만 사모펀드는 운용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자들의 입장에선 소리 소문 없이 돈을 굴릴 수 있다는 게 사모펀드의 또 다른 장점이다. 운용사의 존재 덕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경영참여형의 경우 운용사는 가입자 즉, 실제 투자자를 알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채널과 투자자가 계약한 것이므로 운용사는 실투자자를 몰라야 한다. 펀드 규율 자체도 투자자와 판매자가 정하는 것이고, 운용사는 증권사가 판매한 펀드를 운용만 해줄 뿐이다. 운용사가 ‘A가 우리와 계약했다’고 이야기하는 자체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했다.
 

증여세 회피 수단으로 쓰이기도

부자들이 사모펀드에 몰리는 원인으로 ‘증여세 회피 목적’도 꼽힌다. 이 또한 펀드 규정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데서 출발한다.

가령, 한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 10억원씩 들고 사모펀드에 가입했다고 하자. 두 사람은 한 명이 계약 중도해지 시 다른 한 명이 모든 수익금을 해지수수료로 받아갈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 펀드가 불어서 40억원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부자는 각각 10억의 수익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아버지가 중도해지를 한다면, 아버지는 수익금 10억원을 고스란히 아들에게 줘야 한다. 결과적으로 아들은 개인 수익금 10억원 외에 해지수수료 10억원까지 갖는다. 실질적으론 증여이나 법적으로 투자수익이 되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가 편법증여 수단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사모펀드 출자자 전원이 조 장관 일가이고 운용사 실소유주 역시 조 장관의 5촌 조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의심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조 장관이 사모펀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블라인드 펀드’는 무엇일까. 조 장관은 “블라인드 펀드라서 어디 투자하는지 몰랐다”고 얘기한 바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블라인드 펀드를) 하는 사람이 꽤 있다. 다만 운용사나 대표 펀드매니저에 대한 신뢰가 아주 커야 가능한 펀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전에 같이 몇 번 투자를 진행해 성공시킨 케이스가 많지 않고서야 블라인드 펀드를 결심하는 게 쉽진 않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하고 싶다면?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비치는 사모펀드지만, 가입의사가 있고 가입금액을 맞출 수 있다면 사모펀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정보 수집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법상 판매채널(증권사)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자금과 투자성향을 토대로 사모펀드를 추천받고자 하면 PB(개인자산관리사)들의 설명이 이어진다. 가입의사가 보다 적극적인 사람은 판매채널이 아닌 실제 운용사에 연락을 취해 가입 상담을 받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계약은 운용사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운용사 측이 안내하는 증권사와 가입 계약을 해야 한다.

김현준 대표는 “보통 ‘자금 만기는 어느 정도면 좋겠고, 기대수익률이나 기대위험은 이 정도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상품을 제시받고 투자자 본인이 결정하는 방식이 기본적”이라고 말했다.

공모펀드를 먼저 경험한 뒤 사모펀드에 가입하는 방식은 어떨까. 김 대표는 “흔히 그렇다. 공모펀드는 가입 문턱이 워낙 낮아서 많이들 그렇게 하는데 권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사모펀드는 상품이 정말 다양해서 투자자 대부분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요. 사람마다 절대 잃으면 안 되는 자금도 있을 거고, 위험하더라도 수익률이 먼저인 자금도 있을 거잖아요. 그러니 본인의 자금상황과 재무계획을 설계하는 게 가장 우선이 돼야 해요.”

그는 여러 PB를 만나볼 것도 조언했다.

“사모펀드가 익숙하지 않으면 더더욱 의존할 데는 PB뿐이에요. 결국 PB를 통해서 계약을 하고. 애초에 PB를 계약 루트로만 이용할 건지, 재무설계를 함께 해볼 건지도 중요하죠. 꼭 다양한 증권사와 PB를 많이 만나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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