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극대화한 드라이에이징 생선, 한국 토종 밀로 만든 생면 요리, 삼투압 원리를 조리법에 담아 젤리 같은 식감의 특별한 새우장까지. 전통 발효를 베이스로 실험적인 한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김도윤 셰프에게 배운 숙성 레시피를 소개한다.
전통과 현대의 숙성 맛이 공존하는 ‘윤서울’

윤서울은 한국 전통주 전문점 ‘산울림1992’의 김도윤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 다이닝 술집이다. 요리연구가 김정은 선생은 우연한 계기로 방문한 ‘윤서울’에서 드라이에이징 생선과 김도윤 셰프가 직접 배합하고 반죽해 만든 생면 요리에 반해 인연을 맺게 되었다. 30년 가까이 요리를 한 김도윤 셰프는 윤서울을 오픈하기 전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며 각 나라의 재래시장을 탐방했고 현지의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며 요리의 식견을 넓혔다.

그뿐만이 아니다. 셰프를 하기 전에는 배를 타고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등 어린 시절부터 체험했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요리 철학을 구축하고 색이 분명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드라이에이징 생선과 한국의 토종 밀로 만든 생면이 그것이다.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이라고 하지만 숙성된 반건조 생선에는 활어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특별한 ‘감칠맛’이 있다. 생선의 숙성은 마법과 같다. 감칠맛과 씹히는 식감까지 바꿔주기 때문이다. 저온에서 서서히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이노신산(Inosinic acid)의 함유량이 높아진다. 생선을 숙성시키면 생선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이 잘 우러나온다. 그리고 생선은 바로 회로 내놓았을 때보다 적당히 숙성시킨 생선이 씹는 맛도 훨씬 좋다.

“전 남들과 똑같은 음식을 만드는 게 싫어요.(웃음)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우연히 말린 생선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드라이에이징 숙성 기법은 주로 소고기와 같은 육류에 사용되는데, 생선을 드라이에이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외국에서는 생선을 드라이에이징해 먹는 경우가 많아요.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로 말리거나 와인 냉장고에서 반건조 생선을 만들 수 있어요. 드라이에이징한 생선은 눌렀을 때 조직이 쫀득하면서도 탱탱하고 비린내가 적어 구워도 맛있지만 찜요리를 하면 그 진가를 발휘하죠.”


한국 토종 밀로 만든 자가 제면의 진수

드라이에이징 생선 외에도 윤서울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메뉴 중 하나가 면요리다. 김도윤 셰프는 우리나라 토종 밀과 메밀을 제분하고 직접 배합 반죽해 면을 뽑는다.

“처음 면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12년 전 컨설팅을 의뢰받으면서였어요. 두 달 동안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면에 관한 공부를 했고 그때 개발했던 면이 지금의 통밀면입니다. 유전자 조작 없는 한국의 통밀을 구입해 직접 제분하고 반죽해 만들었어요. 백강밀, 금강밀, 앉은뱅이밀 등 우리밀 농협에서 9가지 종류의 토종 밀을 구입해 면은 물론 빵,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보았죠. 다양한 종류의 밀을 비율대로 섞어가며 연구한 끝에 원하는 반죽 레시피를 완성했어요. 이후 전문 업체에 의뢰해 표면이 거친 국수를 만들 수 있는 노줄을 장착한 제면기를 개발해달라고 했죠. 업체 사장님과 싸우기도 많이 했어요.(웃음) 면이 거칠면 양념이 면에 잘 어우러져 맛이 훨씬 좋거든요. 또 간수나 알코올처럼 시판 면에서 사용되는 첨가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철학이에요. 그래서 평소 소화가 잘 안 돼 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저희 집 국수를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고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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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축된 맛을 느낄 수 있는 드라이에이징 생선


생선은 말릴수록 각종 맛 성분이 응축되어 맛이 진해진다. 또 흰살 생선의 경우 살이 부드러워 부서지기 쉽지만 건조를 하면 식감이 한층 쫀득해진다. 때문에 반건조한 생선은 찜으로 먹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드라이에이징 기계를 이용해 건조시킨 생선은 상온에서 말린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훨씬 적다. 기계로 습도와 온도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시중에서도 쉽게 드라이에이징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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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양념 통밀면

“중력분과 강력분 외에도 통밀 가루와 달걀노른자 가루를 넣어 반죽해 면이 거칠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는 생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면의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양념이 잘 배어들어 들기름과 소금만 넣어 양념해도 별미지요. 통밀면은 식감은 약간 거칠지만 독특한 풍미가 있고 비타민 함량과 섬유질이 풍부해 건강에도 이롭지요. 통밀면에 들어가는 들기름은 가정용 채유기를 통해 바로 짠 것을 사용하면 훨씬 맛과 향이 좋습니다.”

기본 재료
통밀면 300g, 들기름·소금 약간씩 면 재료 중력분 1㎏, 전립분 350g, 강력분 150g, 난백분(달걀노른자 가루) 20g, 소금 30g, 물 550㎖ 

만드는 법
1 분량의 재료를 섞어 면을 반죽해 비닐봉지에 담아 30분 정도 숙성시킨다. 
2 숙성시킨 반죽은 밀대로 얇게 밀어 덧밀가루를 표면에 바르고 여러 번 접어 얇게 채 썬다. 
3 ②의 면을 끓는 물에 3분 정도 삶은 후 찬물에 여러 번 헹군다. 
4 면에 들기름과 소금을 취향에 맞게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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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장과 전복장


“조미료 대신 말린 키조개를 곱게 갈아 양념의 맛을 낸 새우장과 전복장입니다. 마트에서 싱싱한
키조개 관자를 구입해 식품 건조기를 이용해 말리면 별미입니다. 이 말린 관자를 분쇄기로 곱게 갈아 양념으로 사용하면 양념장에 진한 감칠맛을 줍니다. 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전복은 찜기에 쪄서 장을 담그면 보관도 오래가고 새우의 경우 머리와 내장의 흙냄새가 나지 않아 맛이 깔끔해집니다. 또한 양념장을 바로 새우나 전복에 버무리지 않고 양념과 해물 사이에 해동지를 깔아 보관하면 마치 젤리처럼 식감이 탱탱하고 쫀득해집니다. 해동지는 육류, 어류, 과일, 채소 등의 수분, 기름, 핏물 등을 흡수해 식품을 신선하게 유지 보관할 때 사용하는 종이로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기본 재료 
새우·전복 2㎏씩, 간장 적당량, 청주 약간

양념 재료  간장 360g, 고운 고춧가루 270g, 물엿 360g, 다진 마늘·다진 생강 10g씩, 설탕 180g, 청주 90g, 말린 키조개관자 분말 10g 

만드는 법 
1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최소 일주일 정도 냉장 숙성시킨다.
2 새우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새우가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부어 2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체에 밭치고 간장은 따로 둔다. 간장은 냉장 보관해두었다가 양념을 만들 때 사용하면 된다.
3 밀폐용기에 양념을 빈틈없이 깐 뒤 해동지를 올리고 그 위에 새우를 켜켜이 담는다. 이후 다시 해동지를 덮고 양념을 골고루 올린 뒤 3℃의 냉장고 또는 김치냉장고에 넣어 최소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먹고 한 달간 보관 가능하다. 
4 전복은 내장과 껍질을 분리한 후 청주를 약간 뿌리고 찜통에 15분 정도 찐 후 식힌다. 
5 전복도 ③과 같은 방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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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에이징민어구이

“드라이에이징 기계에서 온도 5℃, 습도 70%를 유지해 3주 정도 숙성시킨 말린 민어를 소금 간만 해 구웠습니다. 상온에서 말린 민어에 비해 비린내가 현저하게 적고 껍질은 바삭바삭해 별미지요. 술안주는 말할 것도 없고 밥반찬으로도 좋은 메뉴 중 하나에요.”

기본 재료 
드라이에이징 민어 2~3토막,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민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소금을 뿌려 간한다. 
2 프라이팬에 민어의 껍질 쪽이 바닥으로 가도록 올린 후 껍질 쪽만 익힌다.
3 200℃로 예열한 오븐에 ②를 올린 후 8분 정도 익혀 접시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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