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TV조선 최은지 아나운서는 그 처음을 이제 막 지나왔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선택한 초심을 고스란히 간직한, 20대의 발랄함으로 중무장한 그를 만났다.
스튜디오로 들어오는 최은지 아나운서에게서 밝고 환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가만히 있어도 비집고 나오는, 숨길 수 없는 건강함이 그의 깍듯한 첫인사에 묻어 있었다.

최은지 아나운서는 지난 1월 13일 광화문 TV조선 사옥으로 첫 출근을 했다. 2018년 MBC플러스 채널 스포츠 아나운서로 데뷔한 그가 종목을 바꿔 4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TV조선 개국 이래 첫 경력 공채 입사자다.

입사 7개월, 현재 최 아나운서는 건강 프로그램 <건강한 가>, <알맹이>와 <열린 비평 TV를 말하다> 등의 진행을 맡아 20대 특유의 발랄함과 건강함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4월 <내일은 미스터트롯> TOP 7과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온라인 기자간담회의 진행을 맡아 인지도도 높아졌다.

벌써 입사 7개월이 됐네요. 많이 적응하셨죠? 시험 보러 가는 날 좋은 꿈을 꿨어요. ‘설마 내가 붙는 꿈인가?’ 속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합격했어요.(웃음) 스포츠 방송만 했던 터라 새로운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걱정했는데, 같은 부서 이진희 선배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교양으로, 색깔이 완전히 달라졌잖아요. 스포츠 채널에서는 저라는 사람에게 여신이라는 이미지를 씌워 발랄하고 귀엽게 하는 게 필요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좀 더 진중하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보다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20대답게 통통 튀고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모니터도 열심히 하고요.

<알맹이>, <건강한 가>, <열린 비평 TV를 말하다>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요.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진행 실력을 보여준 결과인가요?  감사하게도 아나운서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덕에, 실제로 부딪히며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어요.

프로그램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건강한 가>는 새로 생긴 프로그램이에요. 스타의 집을 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건강, 식습관, 운동습관 등을 짚어보는 시간이에요. 정보석, 설수진, 조영구 등 방송 선배님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알맹이>는 스타의 좋은 건강 습관을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이적 후 처음 맡은 프로그램이라 애착이 가요. <열린 비평 TV를 말하다>는 TV조선 프로그램에 대한 비평을 통해 시청자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더 나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고요.

건강 프로그램 진행하는 소감은요? 많이 배워요. <건강한 가> 함께 진행하는 정보석 선생님은 35년 차 배우인데, 첫 방송을 하던 날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표현을 자주 쓰시고, “젊은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어야 한다”는 말씀도 자주 하세요. 그렇게 대 선배님께서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시니, 자연스럽게 녹화장 분위기가 좋아요. 방송인으로서 배울 점도 너무 많고요.

건강 프로그램 진행자인 만큼 평소 건강관리도 각별하게 할 것 같아요. 방송 시작하고 건강을 챙기게 됐어요. 몸에 좋은 것 많이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고, 부모님도 이것저것 사드리는 걸 보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지난 4월 <미스터트롯> TOP 7과 함께한 <사랑의 콜센타> 기자간담회 진행도 화제였죠. 결승전 때 응원하는 가수의 문자 투표를 열심히 했을 정도로 <미스터트롯> 애청자였어요. 아나운서 된 이후로 연예인을 만나러 간다고 해서 설렌 적이 없는데, 그땐 너무 설레었어요.(웃음) 엄마도 좋아하셔서 사인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쑥스러워서 말을 못 건네다가 다른 제작진의 도움으로 사인을 받아드렸어요.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께 ‘장하다’라는 표현을 들었죠.(웃음)

현장 뒷이야기도 좀 들려주세요. 다들 인기가 어마어마해서 짧게 한 번 만나보고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워요. 정동원 군은 실제로 보니까 방송에서 볼 때보다 훨씬 발랄한 느낌이었어요. 삼촌, 형들에게 귀엽게 대하더라고요. 저도 절로 이모의 마음이 되어서 바라봤어요. 다른 분들도 너무 젠틀하셨어요. 그렇게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사람들이 몰려들면 열심히 대해주시고, 진심을 다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보니 이들이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느껴졌어요. 사람들이 <미스터트롯>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들이 보여주는 이런 진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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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사이에서는 ‘푼수’
친근한 아나운서가 꿈


1995년생인 최은지 아나운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아나운서라는 꿈을 품은 그는 졸업반이던 2018년 MBC플러스 채널 스포츠 아나운서가 됐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본인의 꿈을 이룬 그는, 자만심보다는 본인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는 중이다.
대학 졸업 전에 아나운서가 됐어요. 운이 따랐어요. 대학교 와서 아나운서를 꿈꿨는데, 선배들이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가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 자존감이 떨어지는데, 그걸 못 견디고 끝내게 되면 안 된다는 말이었어요. 저도 한방에 합격한 건 아니에요. 많은 방송사에 원서를 넣었는데 다 떨어졌어요. 대학생이라서 준비도 덜 됐지만, 그때마다 충격도 컸어요. ‘조금만 더, 2년만 더 버텨보자’ 하면서 열심히 준비해서 남들보다 빨리 아나운서가 됐어요.

스포츠 아나운서 시절은 어땠어요? 그때는 부끄러워서 모니터링을 못했어요. 못한다는 생각에 자주 울었고, 선배들이 다독여주고 그랬던 기억이 많아요.(웃음) 며칠 전 우연히 과거 영상을 봤는데, 그때 제가 대학생이었거든요. 틀리지 않으려고 똘망똘망하게 방송하는 모습을 보니 열심히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땐 즐기진 못하고 아등바등했던 것 같아요.

아나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이죠. 제가 3년 차라고는 해도 아직 막내 급이잖아요. 처음 시작할 때 제가 졸업반이었는데, 사람들이 저에게 ‘아나운서님’ 하고 부르면 조금 어색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방송을 창피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잖아요. 제가 세운 원칙은 누군가를 소외시키거나 상처 줄 만한 이야기를 조심하고 늘 말의 무게를 생각하자는 거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요? 지금은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필요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아무도 안 시켜주니까, 발음 공부를 비롯한 모든 걸 스스로 발전시켜 나가야 해요. 제가 요즘 세운 원칙은 단어를 신중하게 쓰자는 거예요. 가령 ‘결손 가정’이라는 말은 장난스럽게 쓰면 안 되는 말이잖아요. 누군가에겐 상처나 소외감이 들게 하는 단어죠. 방송인으로서 그런 책임감을 많이 생각해요.

일 얘기만 했어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같이 있을 때 안 지루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도 코드가 맞지 않으면 사귈 수 없더라고요. 나쁜 남자는 싫고, 착한데 재미있는 사람이 좋아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겠지만요.(웃음)

어른들이랑 방송하다 보면 ‘며느리 삼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죠? 제가 아이돌스럽게 생긴 얼굴은 아니라서.(웃음) 친구들이 “너는 둘째며느리도 아니고 맏며느리감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그래서 TV조선 옮겼을 때도 “역시 맏며느리를 알아보셨구나” 하면서 축하 인사를 건네더라고요.(웃음)

앞으로 어떤 아나운서 되고 싶어요?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나운서라고 하면 바르고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가 있는데 저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모범생도 아니고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좋아해요. 친구들이 저에게 푼수라고 하는데, 시청자들이 푼수라고 느껴도 괜찮을 정도로 가까웠으면 좋겠어요. 옆집 동생, 언니, 친구, 딸내미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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