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소에 잘생긴 진돗개 한 마리가 있었다. SNS에서 유명한, 엄정화의 애견 ‘슈퍼’다. 요즘 엄정화는 슈퍼와 함께하는 일상이 즐겁다. 자유롭게 빛나던 그의 싱글 라이프는 데뷔 1만 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반짝거리는 중이다.
“너무 예쁘죠? 진돗개예요. 두 달 돼서부터 함께 지냈어요. 원래 두 마리가 있었어요. ‘슈퍼’와 ‘스타’요.(웃음) 스타는 다른 곳에 가게 되었고, 지금은 슈퍼만 함께 지내요. 요즘 많이 못 다니니까 같이 나왔어요.”

엄정화가 밝은 얼굴과 목소리로 애견 슈퍼를 소개했다. 올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코미디 영화 <오케이 마담>의 주인공인 그는 개봉을 앞두고 기분 좋은 설렘을 느끼는 중이다. 오랜만의 영화 출연이기도 하지만, 시사회 이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 영향도 없지 않다. ‘실제 엄정화와 꼭 닮았다’는 캐릭터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엄정화는 이 순간을 “여러 가지 감정이 합쳐져 감개무량하고 걱정도 되는, 기다리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오케이 마담>은 비행기 납치극을 소재로 한 액션 코미디 영화다. 엄정화가 맡은 역은 생활력 강한 꽈배기 맛집 사장 이미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족을 위해 문을 닫아본 일이 없는 생활력 ‘만렙’이자, 시장 사람들과 친화력까지 갖춘 ‘핵인싸’다. 남편과 함께 있을 때는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이지만 비행기가 납치되었을 때는 시원한 액션으로 반전 모습을 선보이면서 영화를 이끈다.
 
여성이 주인공인 재미있는 영화예요. 너무 오랫동안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기다렸어요. ‘오케이 마담’이라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내용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액션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어요. 여성이 주인공인 시나리오가 잘 없어서, 그런 만큼 반가웠어요.

‘엄정화’라는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아요. 첫 촬영 끝나고 감독님이 “정말 엄정화 씨가 미영이네요”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잘 나온 것 같아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액션 때문에 조금 고민을 했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잘 나와서 기쁘고 좋아요. 보신 분들이 액션이 인상 깊었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미쓰 와이프>, <댄싱퀸>, <홍반장> 등 ‘엄정화 코미디’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있어요. 전작들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일부러 웃기려고 노력은 안 했어요. 억지 같아 보일까 봐서요. 영화의 상황 자체가 유쾌하고 코믹해서 굳이 오버해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캐스팅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준비하셨다고요? 한 달 정도 전부터 시작했어요. 시나리오가 좋아서 출연하자고 마음먹고, 다른 캐스팅과 촬영이 세팅되기까지 시간이 있었어요.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마음이 급해져서 시작했어요. ‘영화가 들어갈 수 없어도 근육은 남으니까’ 하면서요.(웃음)

가수 활동할 때 안무했던 경험이 있어서 액션도 잘하셨을 것 같아요. 통쾌한 액션을 원했어요. 홍콩영화에서 성룡이나 양자경처럼요.(웃음) 제가 춤을 춰서 그런지, 액션이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단점이 있었어요. 알려주는 대로 하는데도 저도 모르게 박자를 맞추게 되더라고요.(웃음) 살짝 액션이 통통거리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걸 바닥에 붙이는 작업에 집중했어요.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어요? 서로 너무 친해졌어요. 저녁을 굉장히 자주 같이 먹었어요. 회식도 여러 번 해서 아침에 부어 있는 얼굴이 몇 컷에서 보였어요.(웃음) 남편 역으로 출연한 박성웅 씨가 편하게 해줬어요. 배우가 배우를 배려하는 게 쉽지만은 않거든요. 함께 하는 신이나 함께 하지 않는 신이나 도움이 되고 싶어 했고, 액션 연습할 때도 많이 배려해줬어요. 참 좋은 상대역이었어요.

알콩달콩 애정 넘치는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실제로 석환 같은 남자는 어때요? 그런 애교요? 애교 많고 철없는?(웃음) 사랑하면 다들 그런 애교 부리지 않나요? 연애할 때 보면 혀 짧아지고 그러잖아요. 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자기야 밥 먹어쪄?”, “우리 애기~” 뭐 이러지 않아요?(웃음) 그런 석환의 모습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올여름 개봉한 대작들이 많아요. <오케이 마담>은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다들 너무 힘드니까, 크게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즐거운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보고 나갈 때 “좀 웃었네!” 할 수 있게요. 좋은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면서 너무 즐거웠거든요.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만든 영화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걸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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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화 나오는 영화는 다 재미있어’ 
 
만능엔터테이너 엄정화는 27년 동안 가수와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롱런해왔다. 배우의 영역만 뚝 떼어 논하자면, 엄정화는 1993년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데뷔한 이후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해운대>, <댄싱퀸>, <미쓰 와이프> 등 작품마다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2013년 개봉한 <몽타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배우’ 엄정화 행보가 대단합니다. 부끄러워요.(웃음) 배우로서 러키한 것 같아요. 이 시기까지 영화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좋아해주셔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하는데요, ‘엄정화 나오는 영화는 다 재미있어’라는 댓글들을 보면 너무 감동이에요. 그런 글은 자랑하고 싶을 만큼 저를 힘나게 해요.
 
‘여자 캐릭터의 영화는 남자 캐릭터의 영화보다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여자 배우로서의 책임감이나 고민도 많죠? 무슨 말씀인지 알아요. 그런 이유로 제작조차 안 되는 건 사실인데, 저는 영화 자체의 이야기가 좋고 공감할 수 있다면 (여자 캐릭터의 작품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더 용기를 내주시면 어떨까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쓰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너무 많아서요.

지금까지 모두 44편의 작품에 출연했어요. 그중 대표작을 꼽아볼 수 있을까요? 한 편만 고르긴 어려운데…. <댄싱퀸>은 가수와 배우로서 살아오다가 이 두 가지를 같이 할 수 있는 영화였어요. <오로라공주>는 저에게 스릴러나 강한 장르에 대한 도전이라 소중하게 생각해요. <싱글즈> 이후 로맨틱 멜로물 시나리오만 받다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죠.

여우주연상 수상 등 배우로서 많은 걸 누렸어요. 배우로서 아직 남은 목표가 있다면요? 오래도록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이고, 제가 의지가 있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좋은 시나리오라면 저예산 독립 영화 작업도 하고 싶어요. 젊은 친구들과 작업하는 거 좋아해요. 새로운 아이디어와 힘을 배울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살면서 계속 연기할 수 있는 배우면 좋겠어요.
 

# 센 언니? 멋진 언니!

최근 엄정화가 대중들에게 소환된 사건이 있었다. 인기 예능 <놀면 뭐하니?>(MBC)에 출연한 이효리가 엄정화, 제시, 화사와 함께 걸그룹 ‘환불원정대’를 결성하겠다는 농담을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스스로 가요계 ‘센 언니’로 표현했지만 이는 여전히 인기 많고 잘나가는 언니,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언니,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멋진 언니’라는 말을 대신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겠어요. 처음 만나서 이야기하고, 어떤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하고 왔어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엄정화라는 이름에는 ‘멋진 언니’, ‘닮고 싶은 언니’라는 상징성이 있어요. 제가 음반을 내고 주류에서 활동하는 선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저에게도 그런 선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엄정화에게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나요? 나이는 잘 생각 안 하게 돼요. 숫자일 뿐은 아니겠지만 나이가 걸림돌이 안 됐으면 좋겠어요. 나이 때문에 무언가를 시도하지 않고 싶지는 않아요. 얼마 전에 데뷔 1만 일 기념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따져가면서 세어보지 않았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더라고요. 시간이 정말 빠르구나 하고 실감했죠. 감동했고요.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요? (작품 활동을) 기다리는 게 지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더 뭔가 스스로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기다리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곤 해요. 운동은 꾸준히 하려고 하고 요가, 서핑, 웨이크 서핑, 킥복싱,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그때그때 골라가면서 해요. 일할 때가 제일 신나고 좋은 것도 오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가수 엄정화’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지난 앨범(10집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그 사이 목 부상도 있었던 터라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 거였어요. 아직도 노래를 부르기에는 어려운 컨디션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가수 엄정화로 보내온 시간을 제가 많이 아껴요. 그만큼 힘들게 해왔고, 또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죠.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도 책임감 있게, 멋지게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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