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런닝맨>에서 개구쟁이 같은 모습으로 뛰어다니는 송지효. “허리가 왜 이렇게 아픈가 했더니 비가 오네요”라면서 웃었다. 올해 마흔인 송지효는 스릴러 영화와 로맨스 드라마로 팬들과 조우한다. 연기에 정해진 나이는 없지만, 그는 스릴러와 로맨스가 지금 본인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장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송지효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김무열과 함께 출연한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로, <런닝맨>에서 보여주던 ‘멍지효’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인물이다. 드라마 <응급남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와 영화 <바람바람바람> 등에서 보여준 쾌활한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다.

송지효가 맡은 역할은 어린 시절 실종되었다가 25년 만에 집을 찾아온 여동생이다. 그가 가족들에게 돌아온 후 계속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오빠 김무열이 그 이상한 일들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사이 송지효는 서늘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인물을 제대로 보여준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진 손원평이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은 인물의 감정 변화와 소설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설정으로 극장가를 사로잡는 중이다.
 
많은 영화들이 개봉 일정을 조정하는 가운데, <침입자>가 코로나 이후 상업영화 최초의 개봉작이 됐다. 부담은 많이 된다. 지금 시국이 이렇다 보니까, 제작사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최선의 시점을 찾아서 지금 개봉했다. 안전이 제일 우선이다. 우리에게 영화도 중요하지만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러 오셔서 안 좋은 일이 있는 것보다는 행복하게 관람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도 보고 싶은데 못 보는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 시사회를 하면서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침입자>가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웃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에 출연했다. 본인의 연기는 어떻게 봤나. 내 연기보다 무열 씨 연기가 너무 눈에 들어왔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친구지만, <침입자>를 보니 정말 엄청나게 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무열 씨와 대립 관계가 더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배우 김무열에게는 ‘스릴러 장인’이라는 별명이 있다. 촬영하는 동안 무열 씨가 했던 이야기들의 의미를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 됐다. 거리두기로 극장에서 멀찌감치 앉아 표현은 못했지만 ‘엄지 척!’ 외쳐주고 싶었다.

사랑스러운 송지효가 아닌 정반대의 송지효가 있더라. 출연 동기는 단순했다. 그동안 밝은 걸 많이 해서 반대적인 성향에 대한 갈망을 해소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내가 평소에 에너지 넘치고 밝은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그동안 해왔던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너무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다. 장르물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캐릭터 자체도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연기할 때 어땠나. 해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 인물이다. 해석이 되던데?(웃음) 감독님과 무열 씨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레퍼런스도 있었다. 어려운 캐릭터라 감독님이 자료를 주셔서 그걸로 습득했다. ‘어렵다, 쉽다’에 대한 고민보다는 하고 싶었고, 더 잘하고 싶었고, 잘 어울리고 싶었다.

김무열과 나눈 몸싸움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과찬의 말씀이다. 내가 한 건 없다. 무열 씨의 역할이 컸다. 그렇게 해줬기 때문에 리액션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다. 내 이마에 Y자(힘을 줘서 튀어나온 핏줄)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웃음) 내 얼굴이 그렇게 시뻘게져 있는 것도 처음 봤다.

수수함부터 화려함까지, 외적인 모습이 주는 변화와 임팩트도 강하더라. 분장실장님이 잘 잡아주셨다.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인간적인 유진이라면 나중에는 잔머리 하나 없이 센 모습이 나온다. 옷도 처음에는 모직으로 된 도톰하고 포근한 느낌을 골랐다면 나중에는 실크 소재의 슬림하고 정갈한 것을 골랐다. 이런 부분에서도 유진이가 변화된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살도 많이 뺐다고 들었다. 감독님께서 유진이가 날카롭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다이어트를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밤에 10km씩 뛰었다. 6시 이후에는 안 먹으려고 관리하면서 5kg 정도 뺐다.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고 조금 더 빠졌다. 그때는 운동을 못하는 대신 스트레스로 인한 다이어트였다.(웃음) 평소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스타일은 아닌데, 유진이를 표현하는 게 마음속에 숙제로 있었던 것 같다.

<런닝맨> 멤버들이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도 궁금하다. 날 낯설게 느끼지 않을까? 잘 어울린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나도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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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송지효의 일상은?
집에 있는 것이 일상인 ‘집순이’

송지효의 연관 검색어로 <런닝맨>을 뺄 수 없다. 유재석, 하하, 김종국, 지석진 등과 함께 10년째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출연하고 있는 <런닝맨>은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 10주년 콘서트를 하면서 <런닝맨>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커졌다.

10년 동안 <런닝맨>에 출연하고 있다. 송지효에게 <런닝맨>은 어떤 의미인가. 내가 서른 살에 시작했다. 올해 마흔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30대를 생각하면 <런닝맨>이 너무 당연하게 내 일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분이 이상했다. 가족 외에 내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있을까 생각하니 없더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와 함께한 게 뭘까 생각하니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 핸드폰도 바뀌고 집도 이사를 갔다. <런닝맨>은 나에게는 어느 한 단어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긴 시간 동안 하차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때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은 하나의 작품이다. 처음 시작한 감독님들은 다른 곳으로 갔지만, 감독님들과의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막연히 있어서, 그 약속을 지킨다는 생각이 크다. 득과 실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본 소감은? 길지 않았던 것 같다. 얼마 전에 10주년 콘서트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너무 후딱 지나간 느낌이다. 여기까지 무사하게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과 예능을 병행하기 힘들지는 않나. 요즘은 표준근로제가 활성화되어서 괜찮지만 예전에 힘 분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을 때는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니까 그때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은 익숙해졌고, 내 것이 된 것 같다.

평소 송지효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하다. 나는 집순이다. 요즘 코로나로 집에만 갇혀 있어 힘들다는 분들이 많던데, 집에만 있는 것이 내 일상생활 중 하나라서 나는 그렇게 힘들거나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웃음) 카톡도 안 한다. 다만 드라마 촬영할 때 마스크를 못 써서 죄송한 상황은 생기더라. 얼마 전에 드라마 촬영을 하는데, 마주친 분들에게 두 번이나 마스크를 안 썼다고 혼났다. 내 상황을 설명드리고 마스크를 생활화하고 있다.

7월에는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로 찾아온다. 영화는 작년에 찍었다. 작년 이맘때 전주에서 <침입자>를 찍었는데, 올해는 전주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다. 영화를 찍을 때 전주의 밤과 드라마를 찍을 때 전주의 밤이 느낌이 달라서 기분이 묘했다. 다른 작품으로 같은 곳에 간다는 것이 좋았다. 드라마는 <침입자>와 느낌이 다르다. 나이가 있다 보니 로맨틱 코미디가 나에게 어울릴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방방 뛰고 있다.(웃음)

인터뷰 도중 내리는 비를 보고 “어쩐지 허리가 아프더라”고 했다. 나이를 실감하나. 마흔 송지효의 절대적인 가치관은 뭔가. 몸이 먼저 반응한다.(웃음) 가족이 나에게는 삶의 기반인 것 같다. 살아가는 이유, 열심히 하는 이유, 그리고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원동력이다. 내가 열심히 일하고 생활하는 건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행복하게 웃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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