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만난 신혜선은 몇 가지 반전의 모습을 보였다. 생각보다 키가 컸고, 목소리도 시원시원했다. 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 <결백> 개봉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을 오가는 중인 그를 만났다.
“제가 시사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해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고,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시시콜콜 다 알 수 있게 되잖아요. 그런 게 무서우면서도 재미있어요. <결백>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신혜선이 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선택한 <결백>은 2009년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명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인 딸이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신혜선은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 정인 역을 맡았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물론 <아이가 다섯>, <비밀의 숲>,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혜선은 이번에도 전혀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기다린다. 코로나19로 두 차례 개봉을 연기하고 6월 11일 개봉을 확정, 긴 기다림 끝에 홀가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혜선을 만났다.
 

# 첫 스크린 주연작 <결백>
“안정적이라는 평가 받고 싶어”

신혜선은 <결백>이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고백했다. 본인이 연기할 정인이라는 인물의 행동이 와 닿지 않더라고 한다. 어떤 촬영을 앞두고는 심장이 쿵 떨어질 만큼 긴장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신혜선은 작품의 주인공이자 작품의 스토리를 이끄는 화자이기도 한 정인을 완벽하게 해석하고 연기했다.

드디어 개봉한다. 코로나로 개봉이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밀당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빨리 시절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아직 코로나가 종식된 게 아닌데 관객을 초대하려는 게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개봉을 결정했으니, 건강에 유의하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어제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처음 봤다. 떨려서 객관성을 잃고 봤다. 큰 화면에서 본 게 처음이라서 ‘아유, 저 부분 아쉽네’라는 생각만 들었다. 긴장되더라. 영화에 집중 못하고 옆 사람 반응을 둘러보기도 하고 그랬다. 몇 년 후에나 보면 내가 아닌 하나의 영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봉이 다가오면서 긴장감도 크다. 이 영화를 굉장히 기대하셨던 분이 외할머니인데, 못 보고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다.

어떤 매력에 이끌려 이 작품에 ‘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타이틀을 주게 됐나. 나에게 시골은 정감 있고 푸근하고, 마음을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인데 시나리오 속 시골은 숨 막히고 도망가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 이미지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봐도 그렇지 않나. 표면은 평화롭지만 파고들수록 이상하고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결백>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첫 영화 촬영 현장, 드라마 현장과 무엇이 어떻게 다르던가. 가장 큰 차이점은 기다림인 것 같다. 드라마는 사전제작을 제외하고는 반응이 빨리빨리 온다. 내가 찍은 걸 빠른 시일 내에 결과로 보고, 그에 대한 반응도 빠르게 느낀다. 반응에 대한 부담감을 털고 다음 부담감으로 넘어가는데, 영화는 그 기간이 길어 긴장도 길었다. 마지막 촬영 이후 계속 긴장의 시간을 보냈다. 기다림 끝에 편집본을 만나고, 이후 개봉이 될 때까지 또 기다렸다. 이런 기다림들이 아직은 어렵고 무섭다.

비 맞는 장면이 담긴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그 장면이 예고편에서도 나와 추억이 계속 떠오르더라. 비를 뿌리는 장면이라 매우 춥기도 했는데, 서로 배려해주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은 신이다.

눈물 신, 클로즈업 신이 유난히 많더라. 클로즈업이 많고 얼굴 표정을 많이 잡아주신 데는 분명 의도가 있겠지만, 정인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눈에는 못한 것만 보여서, 오글거리고 어색한 게 어쩔 수 없이 보이더라.

처음에는 이 영화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어떻게 접근했나. 이 영화가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정인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가 와 닿지 않았다. 텍스트로는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감정 신은, 촬영 일정이 잡혔을 때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만큼 어려웠는데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특히 배종옥 선배님이 앞에서 역할을 해주시면 ‘아,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감정이 왔던 적이 있다.

엄마로 출연한 배종옥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실제로 보니 그는 어떤 배우던가. 굉장히 카리스마 있다. 선배님이 지금까지 걸어오신 자취가 있지 않나. 거기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오라(aura)가 있으시다. 선배님은 현장에서 감정선을 유지하는 편이시더라. 집중을 놓치지 않는 분이시고. 촬영 전에는 눈도 안 쳐다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앉아서 쉬다가 촬영 들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내공으로 감정을 잡는 게 다르시다. 많이 보고 배웠다.

무서운 선배는 아닌가. 영화 촬영하면서 오래 봬서 그런지, 귀여운 면도 있으시다. 웃기는 걸 좋아하셔서 가끔씩 장난도 걸고 싶다.

주연의 부담감도 있었나?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아무래도 부담이 되더라. 영화는 한 편 안에 모든 기승전결이 다 있지 않나. 어쩌면 조금은 더 감정선이 디테일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직 내공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 주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구연동화 하듯이, 이해가 쏙쏙 되게 설명을 해주셨다. 눈빛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데, 어느 순간 “정인이 눈빛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작업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나. 선배님들의 열정. 너무 뻔한 단어이긴 한데, 열정을 배웠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선배님들은 저의 몇 배의 시간 동안 그런 인생을 사신 것 아닌가. 정말 너무 순수한 선배님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내 꿈은 오래오래 연기하는 것이다. 내 꿈을 이미 이룬 분들이 보여주시는 태도들이 너무나 본받을 만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결백>을 재미있게 관람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대조적인 느낌을 느끼면서 보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정인과 화자가 대조적으로 보이는 느낌이 좋다. 법원과 시골마을, 농촌을 지나는 세련된 자동차 같은. 큰 줄기로는 엄마와 딸의 대비를 보여주는 것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 영화의 힘은 짱짱한 스토리에 있다. 보러 오신다면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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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계단씩 차근차근
노력으로 만든 ‘시청률 여왕’

신혜선은 <학교 2013>으로 데뷔했다. 수없이 많은 오디션에 도전하고 떨어지면서 자신에게 다가올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2018년 종영된 인생작, <황금빛 내 인생>을 만나며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성실하게 노력한 그는 본인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진가를 발휘했고, 이후 신혜선이라는 이름의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딕션(발음)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하던데, 실제로 만나니 정말 그렇다.  연기가 아닌 평소 딕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비음도 있고 웅얼거리는데, 시끄러운 소리라 귀에 잘 꽂히는 게 원인인 것 같다.(웃음) 평소에 발음 연습을 하는 건 아니고, 주어진 대사를 열심히 외우려고 한다. 머릿속에 그 대사가 다 들어와 있으면 발음하기 수월하니까. 

데뷔 이후 <황금빛 내 인생>으로 주목받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신혜선은 노력파인가. 타고난 게 별로 없으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연기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간절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욕심과 간절함이 너무 커져서, 아직도 보상심리처럼 할 수만 있으면 더 하고 싶다. 정말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 재충전도 하고 그럴 생각인데, 아직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는다.

오래 연기하려면 적당한 휴식은 필수다. 맞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재충전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다.(웃음) 오래 연기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욕심인 것 같다. 다른 말로 풀면 열정인데, 나는 욕심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계속 생긴다. 그런 것들이 계속 유지가 됐으면 좋겠다. 이 마음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재미있는 건 다 좋다. 공포영화 찍어보고 싶다. 귀신 역할도 해보고 싶고, 미스터리한 오컬트물도 해보고 싶다. 재난영화도! 하고 싶은 게 아직은 너무 많다. 오늘, 2020년에 이 인터뷰를 했으니 5년 뒤에는 이 중 몇 개를 이루었을지 궁금하다.

다음 일정은 드라마 <철인왕후>라고 들었다. 어떤 작품인가. 이번에는 사극이다. 쪽진 머리는 처음이라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코믹 모드가 있는 작품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남자 영혼이 깃든 중전 역을 맡았다. 잘 살려보고 싶다. 배종옥 선배님도 출연하셔서 더 기대된다.

대중들이 배우 신혜선을 어떻게 생각했으면 하나. (입을 몇 번이나 열었다가 닫았다가를 반복한 후) 공감이 잘 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보시는 분이 저에게 공감할 수 있게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첫 주연 스크린 데뷔작인데 나름 안정적이었다는 긍정의 평가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어떤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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