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부부는 다른 듯하면서도 많이 닮았다. 쌍둥이라서 뭐든지 똑같을 것 같은 두 아들은 가만 보면 은근히 다른 구석이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지 꼭 2년의 시간이 흐른 황혜영&김경록 부부 가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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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하루 전날은 쌍둥이 아들 대정이와 대용이의 생일이었다. 2년 전 그날, 쌍둥이 아들은 동시에 세상의 빛을 만났고,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고위험 산모였던 황혜영은 난생처음 출산이라는 놀라운 세계를 경험했으며, 아내와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남편 김경록은 아빠라는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더해진 이름을 하나 더 얻게 됐다.
“아침에 우리 가족끼리 조촐하게 케이크 하나 불었어요. 아빠가 시켜서 아이들이 동시에 ‘엄마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뭉클하더라고요. 2년 전엔 정말 한치 앞이 안 보였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니까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에요. 하루하루 더 예쁘고.”(웃음)
감격스러운 아이들의 생일을 잘 보냈느냐 물으니, 부부가 동시에 같은 표정이 된다. 정말 힘들게 만난 아이들이다. 1년 6개월이라는 기다림, 자궁수축으로 인한 병원 생활 등 쉽지 않은 길을 함께 보낸 남편 김경록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누구보다 마음을 졸였을 사람이 그다.
“날씨가 추워지면 그날(아이들 태어난 날)이 생각나요. 아내가 대형병원 입원실에 있었는데, 그 병원 건물이 가운데가 뚫린 구조거든요.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렸어요. 정말 추웠고요. 생일 아침에 그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때 우리가 퇴원을 하는데 대용이는 아직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아이를 혼자 두고 나오는데, 마음이 정말 무겁더라고요. 그 기억의 잔상도 커요. 아내와 21일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제발 크리스마스는 넷이 같이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꼭 25일에 아이가 퇴원을 해서 집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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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선물한 아이들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 똑같겠지만, 황혜영과 김경록 부부는 본인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을 아이를 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바쁜 일상도, 항상 피곤한 몸도 아이들의 재롱 한 번이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엄마라는 이름과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지 2년이 됐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황혜영 적은 나이가 아니잖아요. 살면서 큰일도 치러보고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다고 생각하는데,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험이 가장 큰일인 것 같아요. 인생을 바꾸는 큰일 그리고 내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
김경록 전 아이들이 정말 너무 좋아요. 주말마다 아이들이랑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고. 요즘은 말을 너무 잘해서, 그게 또 너무 귀엽고요.(웃음)
아이가 태어나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잖아요.
황혜영 맞아요.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사는 기분이에요. 아이가 있으니까 세상을 보는 눈도 마음도 새롭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세월호 사건이 저에게 준 영향이 커요. 너무 많이 아팠어요. 아이 엄마가 되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김경록 저도 그래요.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세월호 사건이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그 안에 아이가 타고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유민이 아빠가 단식하던 것을 보는 것도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하루하루 단식하는 날짜가 지나는데 큰일 나면 어떡하지 싶고.
황혜영 아이와 함께 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도 생각하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 것 같아요.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도 못 받고 자라나는 아이들도 있을 테고, 남일 같지 않은 게 있어요.
정치인으로서도 달라진 점이 많죠?
김경록 그렇더라고요. 아이를 낳아본 사람과 안 낳아본 사람이 생각하는 보육의 문제는 정말 차원이 달라요. 임신과 출산의 문제, 여성 경력단절의 문제 등등 제가 기존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분야가 있어요. 아이를 낳고 아내가 운영하는 회사를 관리할 수 없어서 내가 잠깐 관리를 하면서 느낀 노사관계 등등. 제가 15년을 정치판에 있었는데, 그때 배운 것보다 아이를 낳고 경험한 짧은 2년의 시간 동안 배운 것이 훨씬 많아요. 정책적인 시각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고요.
육아에 적극적인 부부인 것 같아요. 육아휴직 아빠이기도 하잖아요.
김경록 아내가 일을 쉴 수 없는 상황이라, 제가 쉬어야 했어요. 누가 육아를 담당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맞게 하는 거죠. 전 (육아휴직 했던) 그 시간이 참 소중하고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육아휴직 했다고 기사가 났는데, 댓글들을 보고 굉장히 미안했어요. “넌 먹고 살만 하니까 육아휴직이라도 할 수 있지”라고 쓰셨는데, 맞는 말이잖아요.
황혜영 육아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저희 부부는 스케줄을 공유하면서 아이들의 육아를 함께 책임지고 있어요. 쌍둥이다 보니 두 배로 힘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으로 육아에 임하고 있어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애정지수는 그대로인 것 같아요.
황혜영 어느 날 보니 남편이 너무 오래된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옷장을 열어봤는데, 거기도 제대로 된 옷이 없어요.(웃음) 결혼기념일에 옷 선물해 줬어요. 아이들 태어나고 나서 남편을 위해 옷을 사준 적이 한 번도 없더라고요. 미안했죠.(웃음)
김경록 제가 워낙 그런 부분에는 무심해서 괜찮아요. 아무거나 입으면 어때요.(웃음) 아, 그런데 그런 건 있어요. 실제로 저는 그렇게 무심한데, 오늘처럼 가족사진을 찍으면 평소에도 이렇게 화려한 것으로 생각하실까봐. 이렇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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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영 남편? 정치인 김경록! 

얼마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부부가 출연했을 때, 김경록이 “사람들이 나를 ‘황혜영 남편’ 혹은 ‘백수’라고 부른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 적이 있다. 민주당 부대변인 출신인 15년 차 정치인 김경록은 지금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다. 최근 안철수 신당 ‘10인 준비 모임’의 멤버가 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백수 오명은 벗었겠어요.(웃음)
김경록 최근에 기사가 나가면서 백수라는 오해가 없어졌어요.(웃음)
최근 안철수 신당 ‘10인 준비 모임’의 멤버가 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어요.
김경록 총선 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일조하는 사람으로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참모, 비서, 보좌진이었는데 스스로 나가서 주인공이 되면 좋겠죠.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행한 것이, 정치를 할 때 맛없는 식당 두 개밖에 없는 거예요. 그 두 식당을 만족하면서 적대적인 공생관계에서 살아야 해요. 맛있는 식당 하나를 만들어서, 맛있는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게끔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어요. 그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고 좋아하고, 자주 가고,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그 정당에서 기존의 정치와 다르게 할 수 있게끔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있어요.
본격적인 정치 시즌이 왔군요.
김경록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지금까지 했던 것은 탁상공론이었구나.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대변받지 못하는 국민을 대변함에도 불구하고, 안주했구나”라고요.
정치인으로서 아이 키우면서 “아, 이건 아니다” 싶은 정책들도 많죠?
김경록 교육비가 정말 비싸요. 우리는 둘이니까 20% 할인을 해주긴 하지만 부담스러워요.(웃음) 늦게 결혼하고 출산이 늦어지는 이유가 보육비와 교육비가 많이 들어서인데, 젊은 사람들은 맞벌이를 해도 감당하기 어려워요.
황혜영 현실은 이런데 “저출산의 이유가 여자들이 결혼을 안 해서 그렇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 황당하죠.
남편 김경록이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는지?
황혜영 정치이든 아니든, 상관은 없더라도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고인 물을 보고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듯, 시간이 지나서 밑 세대가 우리를 고인 물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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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영식 외조 & 김경록식 내조 

전혀 다른 분야에 있던 두 사람이 결혼을 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걱정 반 부러움 반. 정치인의 아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황혜영이 거리가 있어서다.

정치인과 연예인 출신 CEO의 만남이 화제가 됐었죠.
황혜영 연예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많이 놀랐어요. 사람들이 정치인과 결혼하면 쉽지 않을 텐데 등등 조언을 많이 했어요.
황혜영의 내조는 어때요? 정치인으로서.
김경록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냥 내 아내가 황혜영이라는 것이 큰 힘이에요. 제가 뭘 할 때 크게 도움이 되고요. 남들은 정치인의 아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는데, 제 아내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는 다른 정치인들보다는 피해를 덜 주는 것 같아요. 다른 아내들은 행사 다 따라다니고 인사하고 그러거든요. 우리 아내는 그런 이야기는 안 할 거예요.
연예인을 바라보는 편견이라는 것도 없진 않을 것 같아요.
김경록 지난번 총선 때 공천 신청을 했었는데, 컷오프를 당했어요. 나중에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니까, 나이 드신 분들이 아내의 직업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그 이야기 듣고 꼰대들, 하고 말았죠.(웃음) 그런 사람들이 모순인 것이, 나중에 선거할 때 연예인을 데리고 와서 홍보해요.
황혜영 저는 사실 생각은 했어요. 오버하는 걱정이 아닐까 싶기도 한 게, 남편은 정치를 계속할 거고 나는 내 일을 계속해야 하는데 그냥 일도 아니고 패션과 관련된 눈에 띄고 화려한 일이잖아요. 내 직업이나 하는 일로 남편이 하는 세계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생각했어요.
김경록 전 전혀 상관없었어요. 프랑스 사르코지, 시진핑 아내 펑리위안도 가수였잖아요.(웃음) 우리 결혼할 때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이런 말을 했어요. “이 판에 있는 사람들도 저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야 한다”고요. 한국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이 있어요.
평판이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쁘거나일 것 같은데요?(웃음)
김경록 항상 정치권에 있을 때도 특이했던 점이, 나이도 어린데 보좌관을 하고, 당 전문위원을 하고, 부대변인을 했어요. 나이도 나이인데, 내가 그들과 다름이 나를 택해서 썼던 어른들에게는 좋게 보였나 봐요. 정치도 상상력, 창의력이 중요한데 기존의 틀에 박혀 있는 사람들은 상상력도 발휘하지 못해요. 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일 줄 아는 보스를 만난 거죠.
꿈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김경록 아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우리 도대체 뭐 하는 거야?” 하고 버럭 할 때가 있어요. 저출산의 이유가 여자들이 늦게 결혼해서라니, 그건 아니잖아요.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여전히 60~70년대에 머무는 것 같아요.
황혜영 남편에게 자주 해주는 말은, 이렇게 생긴 이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 못 키우겠다는 말이에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책임감이 크겠어요.
김경록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미안하고 중압감이 들어요. 내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인데,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 슬픈 것은 아내의 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아내를 행복하게 하면 정치인으로서의 저의 소임도 빛이 날 것 같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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