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은 8월 2일 타계한 고 임성기 전 회장에 이어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전했다. 타계 일주일 만에 정해진 인사는 여러 가지로 화제를 낳았다. 남편 이어 직접 경영 나선 이유와 신임 송영숙 회장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봤다.
(왼쪽부터) 송영숙, 고 임성기 회장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8월 10일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송 신임 회장은 고 임성기 전 한미약품 회장의 부인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아왔다.

송 회장은 이날 “임성기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계속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 강국을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및 계열사 설립과 발전 과정에서 임성기 전 회장과 주요 경영 판단 사항을 협의하는 등 임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회사의 성장에 조용히 공헌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북경 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국내 공장 및 연구소 설립과 확대, 주요 투자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논의하며 적극적으로 판단을 도왔다.


남편 세상 떠난 지 일주일 만에 회장 추대
장남 대신 회장에 오른 배경은?

송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었다는 사실은 고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약 일주일 만에 알려졌다. 지난 210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 역할을 맡아왔지만 경영 전반에 나서지는 않았던 터라, 배경을 두고 많은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먼저 왜 장남인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이사가 아닌 결정이었냐는 것이다. 고 임 회장의 세 남매는 모두 한미약품에서 근무 중이다. 딸은 한미약품 임주현 부사장, 차남은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다. 이 중 장남인 임 대표는 국내 바이오 기업 대부분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는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인 데다 지분 보유 상황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임대표는 고 임성기 전 회장에 이어 한미약품의 지분 21.39%를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의 2대 주주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있다.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지분에 대한 논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지분 구조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 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중 34.27%를 보유하고 있었고, 장남 임종윤 대표가 3.65%, 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이 3.55%,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가 3.14%, 송영숙 신임 회장이 1.26%를 갖고 있었다. 현재 상속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만약 법정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루어지면 송 회장은 단숨에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일각에서는 송 회장의 취임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향후 후계 구도 정비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지분 상속 다툼을 사전에 예방하고, 임종윤 대표가 회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회장이 나섰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전문 경영인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 등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 그룹의 주축인 한미약품은 전문 경영인이 이끌고 있다.

이런 배경을 두고 한미약품 측은 “전문 경영인의 전문성과 임 회장 가족들의 책임 경영이 조화를 이루는 송 신임 회장 중심 체제가 굳건히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송 회장의 공식 대외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경영 전반을 열정적으로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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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미사진미술관 삼청별관 MoPS 전경. 2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그룹 본사. 3 전시장, 북숍 등 문화공간으로 구성된 MoPS 내부.


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만든 사진작가,
송영숙 회장은 누구?

송영숙 회장은 1948년생으로 고향은 경북 김천이다.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사진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국내 사진예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인물이다. 대학에서 사진반 활동을 하면서 사진에 대한 애정을 쌓은 그는, 1969년 두 살 터울의 오빠와 함께한 <남매전>을 시작으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사진에 조예가 깊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동아갤러리 등 국내 기획전과 나고야, 베이징 등에서 열린 해외 그룹전에도 참여했을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

송 회장은 가현문화재단을 기반으로 펼친 행보로 201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장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진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등 양국의 문화 교류에 이바지한 것을 기리는 것이 훈장의 배경이었다.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진을 수집하는 등 송 회장의 국내외 사진사 연구에 이바지한 바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약품이 문화예술의 대중화와 적극적인 활동의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해 창립한 공익문화예술재단이다. 전시를 비롯해 작가 지원 및 학술, 출판, 국제 교류 등의 활동을 하는 한편 사진문화예술 단체들을 후원했다. 특히 한국 근·현대 사진을 소장 및 연구함으로써 한국 사진사의 체계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한편 국내 첫 사진 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을 펼쳐왔다. 송파구 방이동 본사 19~20층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은 2002년 4월 비영리 갤러리로 출발했다가 이듬해 사진미술관으로 인가받았다.

김중만, 구본창, 민병헌, 박영숙, 요세프 쿠델카, 왕칭쑹 등 유수의 사진작가와 작품이 이곳을 거쳤다. 2019년 11월 삼청별관 MoPS를 개관했다. 3층 규모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전시장, 한미사진아카데미, 북숍 등을 운영하는 문화 공간을 콘셉트로 완성한 공간이다.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접근성이 좋아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한미사진미술관 측에 따르면 삼청동에 또 다른 전시 공간을 마련 중이다. 본사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은 소장 작품을 상시 전시하는 공간으로, MoPS는 예술 아카데미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공간으로, 새로 개관하는 미술관은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송 회장의 사진에 대한 애정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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