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는 인터뷰 내내 막힘없이 답변했다. 특유의 또렷한 말투가 몰입감을 더했다. 직업의 영향도 있거니와, 삶의 방향을 잡은 데 대한 자신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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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나는 59번의 탈락을 딛고 내 첫 로스쿨 인턴십을 시작했다.”

 

서동주의 꼬리표 중 하나는 엄친딸이다. 예중에서 피아노를, 웰즐리 대학에서 미술을, MIT로 편입해 수학을, 대학원에선 마케팅까지 전공했다. 이후로 로스쿨을 거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정작 그는 자신을 엄친딸이 아닌 부모님 말에 순종하는 착한 딸이었다고 말한다. 성적도 진로도 연애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스스로  결정하고 이뤄가는 30대가 더욱 만족스럽다. 

 

말하는 게 참 똑 부러진다는 느낌이에요.

 

직업병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저희(변호사)가 법정 문서를 쓸 때 기승전결을 되게 싫어해요. 일단 부터 나와야 하거든요. ‘된다’, ‘안 된다를 먼저 쓰고 그 이유를 쓴 다음에 또 을 써요. ‘결기승전결처럼요.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서 정리를 많이 하고 말하는 가 봐요. 분석적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는 편이기도 하고요. 일적인 부분과 사생활을 최대한 섞지 않으려 해요. 일은 완벽주의로 하지만 그 외의 생활을 자연스러운 내 모습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지금 제가 그렇게(똑 부러지게) 말하고 있다고 하시니 되게 충격적인데요.(웃음)

 

칭찬이었어요. 뭘 해도 잘 했겠다 싶기도 하고변호사가 된 이유는요?

 

금전적인 이유가 굉장히 컸어요. 혼자 샌프란시스코에서 살려면 월급이 어느 선은 돼야 해요. 공부를 워낙 많이 해서 저한텐 (변호사가) 가장 쉬운 옵션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말하면 욕 하실 수도 있는데(웃음) 공부를 잘 할 자신이 있고 돈도 벌 수 있으니까 좋은 옵션이었어요. 실제로 로스쿨 3년 동안 인턴 알바하면서 돈을 벌었어요.

 

전문 분야는요?

 

지적재산 중에서도 상표등록법, 저작권을 맡고 있어요. 지적재산이 돈을 제일 많이 줘요.(웃음)

 

그것도 돈 때문에 선택했어요?

 

지적재산은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잘 되는 분야는 아니에요. 1학년 때 지적재산 수업을 들었어요. 당시 교수님이 상표등록 관련 인턴을 구하고 계셨는데 운 좋게 제가 하게 되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그걸 발판 삼아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변호사 말고 다른 꿈은 없었나요?

 

어릴 때부터 여행사진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잖아요.

 

먹고 사는 걸 걱정했다는 게 의외네요.

 

대학 가면서부턴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죠. <서세원 쇼>가 끝났을 때거든요. 어느 정도 돈은 있지만 묶여있는 돈이고 론(loan) 뺀 돈이고 하니까돈이 이 아닌 상황이어서 힘들었어요. 학비는 부모님이 내주셨지만 나머지는 제가 알바하면서 충당했어요.

 

현재 재정 상태는요?

 

지금은 굉장히 여유로워요.(웃음) 씀씀이가 큰 사람이 아니라서 가끔 놀러가고 음식 시켜먹는 돈 정도는 충분해요. 의식주를 걱정 안 해도 되는 수준이요. 원래 미국 대형 로펌 연봉이 높아요. 나름대로 풍요롭게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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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돼보니까 어때요?

 

굉장히 힘들어요. 상상했던 것 보다 업무량도 훨씬 많고. 야근하고 주말까지 일하는 건 당연해서 특별할 게 없어요. 대신 일에서 오는 만족감은 분명해요. 지적재산이 워낙 재밌는 분야라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그렇게 바쁜데 국내 활동이 감당 돼요?

 

한국에서 5일 정도 머문다고 하면 4일은 하루에 방송을 세 네 개 씩 찍어요. 새벽에 귀가하면 업무를 하고, 또 다음 스케줄을 가요. 잠을 안 자고 해요. 양쪽 다 피해를 줄 순 없으니까요.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고 희생하면서 하고 있어요. (방송 활동은) 신기하고 도전하고 싶은 일이에요. 사실 제가 노래, 연기를 잘 하는 게 아닌데도 이런 기회가 온다는 게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기회가 왔는데 안 잡는 건 바보 같은 일이 아닐까요?

 

한국에선 어떤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는 거죠?

 

경험이 별로 없어서 이것 저것 가릴 형편은 아닌 것 같아요. 기회만 닿으면 무슨 방송이든 하고 싶어요.

 

매체 노출이 좋은 평만 있을 순 없는데.

 

당연히 비판, 비난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걸 걱정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 같아요. 하다못해 제가 로스쿨 갈 때도 주변 사람들이 엄청 걱정하고 말렸어요. 그 나이에 공부한다고 되겠느냐 등등. 제가 그 말을 듣고 자포자기 했다면 지금의 저도 없잖아요. 방송가에서 저를 안 찾으면 관둘 수밖에 없지만 그게 아닌 이상 미리 나서서 걱정할 것 없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남동생 내외랑 사이가 좋아 보여요. 동생 분 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고요. (동생 서동천 씨는 과거 미로밴드로 가수 활동을 했다.)

 

동생이 많이 늙었나?(웃음) 옛날엔 걔가 어릴 때라서 반항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요. 학자의 길을 걷고 있어요. 심리학 박사를 준비 중이거든요. 그래선지 교수님 느낌이 조금씩 나요.

 

남매 둘 다 머리가 좋은가 봐요.

 

저도 동생도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당연히 머리가 바보는 아니죠. 평균이거나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천재는 절대 아니고요. 평범한 축에 속해요. 제가 MIT를 다니면서 똑똑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다들 저보다 훨씬 똑똑하기 때문에 저는 바보로 지냈어요. 직장에서도 그래요. 평범해요. 가늘게 길게 안 잘리고 일하는 아이 느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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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동주 씨 제 나이로 안 보여요. 관리를 잘 한 거겠죠?

 

관리 많이 안 했는데(웃음) 감사합니다. 관리를 했었는데 요즘은 일에 너무 치여서 못 하고 있어요. 맨손체조 정도 해요. 자가 격리를 하면서 다이어트가 절로 됐어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확찐자가 됐다는 말도 있건만 정반대군요.

 

저는 (살이) 완전 빠졌어요. 놀러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못 하니까 시든 꽃 마냥 지냈어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답답하더라고요. 제가 MPTI 성격 검사를 해보면 ‘ENFP’가 나와요. 모험가, 활동가 타입이라는 거죠.

 

그런 기질을 누르곤 못 살겠는데요?

 

.(웃음)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일 찾으면서 살아야 하는 운명인 것 같아요. 서른 넘으면 내 삶은 어떤 삶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시기가 오기 전에 결혼이란 중대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SNS에 올린 사진과 비교하면 실물이 훨씬 단아해요.

 

인스타에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올려서 강하고 섹시한 이미지가 있어요. 단아한 것도 섹시한 것도 둘 다 저에요. 상황에 맞추는 거죠. 직장에선 늘 얌전하고 똑 부러지게 하고 싶고 놀러갔을 땐 화려하게 입고 싶고 세게 놀고 싶고. 지금은 인터뷰 중이니까 최대한 상황에 맞춰서 행동하고 있어요.

 

오히려 다양한 이미지 때문에 대중의 편견이 생길 법도요.

 

사진들이 자유분방 했으니까요. 그 땐 방송을 아예 안 했지만 지금은 방송에 조금이라도 나오니까 대중과 소통이 필요해요. 그래서 (섹시한 사진을) 안 올리게 됐어요. 저더러 매일 클럽 갈 것 같고 놀 것 같다고들 하세요. 노는 거 좋아하는 스타일 아니에요. , ‘관종이라는 평도 있는데 그건 사실을 잘 짚으셨습니다.(웃음) 저도 제가 관종이라고 생각해요.

 

‘30대 서동주는 인생의 방향을 잡았다면 ‘40대 서동주는요?

 

궁극적으로는 재단을 세워서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러려면 돈도 많아야 하고 권위도 있어야 하고 유명해져야 돼요. 어떻게 보면 변호사, 방송 활동이 그 부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돈만 많이 벌면 될 것 같아요. 요샌 주식도 해요.

 

짐작컨대 예전의 서동주로 돌아가고 싶진 않죠?

 

일단 저로는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잘생긴 백인 남자로 태어나서 카사노바로 살래요. 하하. 저로 태어나 그때랑 똑같이 사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한 번으로 족해요.

 

 

서동주는 85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출국 때까지 해야 할 업무도 인터뷰도 한 가득이다. 피로하지 않겠느냔 걱정에 고개를 젓는다.

 

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힘들겠지만 감사해요. 저 같은 사람 때문에 일부러 여기까지 오셔서 대화를 나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요.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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