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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33]그리스 신전의 대표 마을, 델포이의 매력

2020-07-27 14:45

글·사진 : 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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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을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인생이 편할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포이 신전의 무녀 피티아에게 자신의 운명을 점지했다. 무녀가 아폴론 신을 대신한다고 철저하게 믿었던 그 시대의 역대 왕은 물론 소크라테스 등 철학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2,5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유적이 되어 델포이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파르나소스의 바위 산과 올리브 나무가 지천인 첩첩 산골마을 델포이.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주민들은 떠나는 여행객의 옷깃을 자꾸만 부여 잡는다.
델피 마을.JPG
델피 마을

 *2,500여 년 동안 아폴론 신탁소로 남아

델포이(혹은 델피 Delphi)는 인간이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700고지에 터전을 잡고 있다. 몇 걸음만 떼어도 금방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일부러 길을 묻지 않아도 ‘뭘 도와줄까’하고 금방 달려오는 정겨운 사람들이 있다. 동선이 넓지 않아 느릿느릿 돌아 다닌다. 델포이의 진가는 마을 주변에 흩어져 있는 고귀한 문화유적들. 델포이는 BC 8~6세기 무렵만 해도 아테네보다 훨씬 번성했다. 2,500여 년 전으로 시간이 멈추어 있다. 델포이의 유적지는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산 허리를 가르는 도로를 기준으로 위쪽은 신성지역이고 아래쪽은 김나지움과 마르마리아 유적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신성지역 입구에서 박물관도 함께 볼 수 있는 통합 티켓을 구입하고 부서진 유적지로 들어선다. 아폴론 신전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종교 용품과 생활 용품을 거래했던 아고라(시장)를 비롯해 ‘블레우테리온’이라 불리던 델포이 의사당, 여러 도시 국가에서 보내온 보물을 보관해 놓았던 보물 창고(보에아티아인의 국고)들과 흥미로운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원래의 아폴론 신전에는 38개의 도리아식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처럼 지붕이 덮여 있었지만 지금은 기둥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든 토대와 6개의 거대한 기둥만 남아 있다. 아폴론 신전 앞에는 ‘대지의 배꼽(옴파로스)’이라는 돌이 놓여 있다.


델피 신탁지구.jpg
델피 신탁지구

 돌 밑에는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이는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가 델포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표시한 것이다. 어느 날 제우스는 자신이 지배하는 세상의 중심이 어디인지 알아보기 위해 독수리 두 마리를 하늘로 날려 보냈다. 하늘을 날던 독수리들이 다시 만난 곳이 델포이의 파르나소스 산 정상이었다. 제우스는 아들 아폴론에게 머물게 했다. 아폴론은 파르나소스 산의 코리시안 동굴에 살던 거대한 구렁이 피톤을 죽이고 신탁소(神託所, oracle)를 열었다.


*아폴론 신의 말을 전달하는 무속인 피티아

아폴론 신이 사는 곳이라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델포이로 몰려왔다. 델포이 신탁소는 그리스 전체에서 가장 유명했다. 아폴론 신과 인간 사이를 이어 주는 피티아(pythia)라는 여사제가 있었다. 우선 몸을 정갈하게 하고 듣고 싶은 내용을 남자 사제에게 말하면 남자 사제가 피티아에게 질문을 전달했고 피티아는 그 내용을 아폴론 신에게 전달해 답을 받아 다시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무수한 사람들이 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델포이 신탁소에 찾아들었고 왕은 물론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철학자들도 무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중 리디아의 크리소스 왕이 페르시아를 침공해서 진 이야기와 소크라테스가 무녀의 말을 듣고 탐구의 길을 떠난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렇게 번성하던 신탁소도 서서히 쇠퇴했다. 392년, 로마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교숭배의 금지령을 내리면서 델포이는 그 역사의 페이지를 마감했다. 문득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신이 미래를 점지해준다면 삶의 갈등은 줄어들지 않을까?


델피 원형 경기장.JPG
델피 원형 경기장

 *델포이 원형극장과 스타디움은 델포이 제전이 열리던 곳

아폴론 신전을 지나 보물창고를 거쳐 더 위로 오르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델포이 극장을 만난다. 넓은 원형 극장과 부서진 유적들 밑으로는 시야가 확 트여 눈이 시원하다. BC 4세기에 건설된 델포이 극장은 35단의 관람석이 있어 5000명이 동시에 음악이나 연극 등을 관람할 수 있었다. 극장에서 언덕을 따라 조금 이동하면 온통 침엽수로 둘러싸인 곳에 경기장이 있다. 델포이 제전이 개최되던 경기장이다. 바위를 깎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경기장은 길이가 200m, 폭 50m에 달한다. 델포이 제전은 아폴론이 구렁이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BC 8세기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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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제전이 열리던 곳

 시와 음악에 관한 행사를 중심으로 8년마다 개최되던 제전은 AD 582년부터 육상과 말타기 기술, 마차 경주 등이 더해지면서 4년마다 열리게 되었다. 델포이 제전의 흔적은 김나지움과 마르마리아 유적지로 남아 있다. 김나지움은 그리스 어로 운동하는 곳이고 마르마리아는 아테나 여신의 신전과 성역이다. 델포이 신탁소를 찾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들렀던 곳으로 부서진 아테네 신전과 BC 4세기 경에 지어진 원형 건축물인 ‘톨로스’ 등의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특히 톨로스는 현재 남아 있는 고대 그리스 건축물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독특한 유적으로, 그리스를 소개하는 포스터와 책자에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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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로스 시켈리아노스의 집

 *델포이 고고학 박물관과 앙겔로스 시켈리아노스와 에바 박물관

그 외에도 델포이 고고학 박물관이 있다. 델포이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1902년에 개관한 박물관. 내부 전시관은 기원전으로 시대가 돌아가 있다. 1896년에 발굴된 청동상과 작은 도상들, 아르카이크 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 시대별로 그리스의 발전사를 볼 수 있다. 눈여겨 볼 것으로는 아르카이크 시대에 만들어진 은판으로 된황금머리 황소, 낙소스 인의 작품인 스핑크스, 대지의 배꼽이라는 옴파로스, 전차를 모는 청동 마부상, 클레오비스와 비톤 형제, 무희의 기둥 등이다. 마을 안쪽 끝으로 올라가면 앙겔로스 시켈리아노스(1884~1951)와 에바 팔머(1874~1952)의 축제 박물관이 있다.


*Travel data

*항공편:한국에서 그리스 직항편은 없다.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이스탄불, 두바이 등을 경유해 아테네로 들어가면 된다. 많은 이들이 터키 여행과 함께 그리스를 선택한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이스탄불을 거쳐 그리스의 아테네로 들어간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주 11회, 이스탄불~아테네 구간은 주 42회 운항한다.

*현지교통:아테네 리오시온(Liossion Terminal B) 버스터미널에서 델포이행 버스가 1일2~3회 운행된다. 3시간(서북쪽으로 120km) 정도 소요된다.

*맛집 정보:델포이에는 고급스러운 식당보다는 그리스 일반 식당인 타베르나(Taverna)가 여럿 있다 카페에서도 피자는 물론 전통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텔레스코페 카페(Telescope Cafe)가 상위 순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스 식 샐러드는 양도 많고 맛도 좋다.

*숙박 정보:대부분 숙소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었으며 조식이 제공된다. 카스탈리아 부티크 호텔(Kastalia Boutique Hotel), 레토 호텔(Leto Hotel), 이니오호스 호텔(Iniohos Hotel)이 상위 순위를 유지한다. 가장 비싼 호텔이 8만원 이상이고 보편적으로 4~5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날씨정보:그리스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다. 6월부터 여름이 시작된다. 평균 기온은 25°C 이상. 7월은 한 여름으로 30도를 웃돈다. 델포이는 첩첩 산중이지만 부서진 유적지는 나무가 없는 노천이라서 덥다. 여름 옷은 물론 파라솔, 모자는 필수다. 단 고온이긴 해도습도가 없어 불쾌지수는 거의 없는 편이다.

*물가와 화폐정보:물가는 한국과 엇비슷하다. 유로 사용.

*사용 전압:표준 전압 220V, 50㎐을 사용한다.

*인터넷 정보:대부분 식당이나 숙소에서 인터넷이 잘 된다.

*시니어 여행포인트:델피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부잡스럽게 움직일 필요 없이 천천히 여가를 즐기기에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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