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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연구가 김경미의 반가음식 이야기 8]몸을 활성화시켜주는 무를 이용한 음식

무숙 장아찌

2020-10-10 11:16

글 : 김경미 전통음식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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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무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무에는 효소와 비타민이 많아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특히 가을에 수확한 무는 여름 무와 다르게 단단하고 단맛도 많이 난다.

‘겨울에 무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무에는 효소와 비타민이 많아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특히 가을에 수확한 무는 여름 무와 다르게 단단하고 단맛도 많이 난다. 고려 때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의 〈가포 육영〉에 ‘무는 소금에 절여 겨울 동안 저장해 두고 먹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그때에도 무가 겨울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채소였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냉장고가 흔치 않던 시절에는 가을 무를 움에 저장해 두고 겨우내 반찬으로 이용했다. 그 무를 삐져 넣고 친정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뭇국의 시원함은 지금도 추억 속에서 살아있다. 새우젓 간을 하여 특유의 짭조름했던 맛도 아련하다.

 

치료 약이 흔하지 않았던 때에는 무가 구급약의 구실을 많이 했다. 갈증이 나고 소화가 잘 안될 때 무를 먹게 해주시던 외할머니의 처방. 큰딸을 임신하고 있을 때 감기로 고생하는 나에게 무와 생강즙으로 치료해 주셨던 친정어머니의 처방은 참 삶의 지혜였다. 무가 천연 소화제로서의 효능이 있는 것은 아밀라아제(amylase)와 디아스타아제(diastase), 프로테아제(protease), 리파아제(lipase)등의 효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효소들은 전분과 단백질, 지방을 소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알고 있다면 지방이 많은 고기 요리에 무생채를 곁들이는 것도 지혜로운 상차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의 영양성분과 효능은 이외에도 많아 거의 가정상비약 수준이다.

 

무를 이용한 음식을 조사하다 보니 장수마을 어르신들의 건강이 무 음식의 섭취와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일은 본인은 물론 온 가족의 축복이다. 말려서 무말랭이로 먹으면 성분이 농축되어 생 무보다 약리효과가 훨씬 증가한다고 하니 이제 우리도 보약을 찾아 먹기보다는 무를 이용한 음식을 늘 식탁에 올려서 온 가족의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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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 밥과 찰떡궁합, 무숙 장아찌

무숙 장아찌의 장점은 숙성을 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 방법으로 무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숙성과정이 필요하다. 동치미 무를 소금에 절여 햇볕에 시들시들하게 말린 후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장물이 들어 색도 곱고 여간해서는 변질도 되지 않는 식감 좋은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장아찌가 없을 때 갑자기 먹고 싶다면 곤란할 것 같다. 궁중이나 반가에서는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갑자기 장아찌가 먹고 싶을 때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무 갑장과’라고도 부르는 무숙 장아찌를 만들어 먹었다.

 

장아찌의 특징은 제일 먼저 짭조름하고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다. 제대로 된 장아찌라면 자연이 익힌 발효의 깊은 감칠맛도 나야 한다. 그래서 반가에서는 그 맛을 빨리 내기 위해서 감칠맛은 쇠고기로, 아작아작한 맛은 불의 힘을 빌렸고, 익을 ‘숙(熟)’의 의미를 붙여 숙장과, 숙장아찌라고 했다. 오랜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장아찌보다 짜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동물성단백질의 섭취도 할 수 있으니 저 나트륨 영양 장아찌로도 가치가 있다. 빨리 만들 수 있는 이런 장아찌 한두 가지가 냉장고에 있으면 밥을 먹는 우리는 언제나 든든하다. 장독대도 있고 여러 가지 장류를 담가두고 먹을 수 있다면 전통장아찌도 만들어 먹으면 좋으련만. 요즈음에는 장을 담그는 일은 물론 고추장이나 된장을 장아찌용으로 따로 덜어 두고 먹기가 힘들다. 가옥의 구조나 주부들의 생활형태로 보아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전통 장아찌는 전용의 장류를 따로 덜어서 장아찌를 박아 넣고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갑자기 아작아작 씹히는 장아찌의 맛이 그리울 땐 갑장과를 만들어 먹어보자. 물 만 밥에 숙장아찌 한쪽을 얹어 먹는 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게다가 무를 반찬으로 식사를 하면 늘 속이 편한 것도 잘 알고 있기에 반가의 밑반찬을 소개한다.

 

무 숙장아찌 만들어 보기
재료 무 300g, 진간장 4큰술, 소고기 50g, 표고 1장, 미나리 10g,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실고추 약간 
소고기 양념 진간장 ½작은술, 설탕 ½작은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조리법
무는 4㎝ 길이 0.7㎝ 굵기로 썰어 진간장으로 절인 다음 꼭 짠다.
무를 절였던 간장은 묽어져 있으니 불에 올려 짭짤하게 졸인 다음 다시 절인 무에 부어 2차로 절인다.
절인 무를 면 보자기에 잘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다시 꼭 짜고 국물은 다시 바짝 졸여둔다.
미나리는 줄기만 4㎝ 길이로 썬다.
소고기와 표고는 곱게 채 썰어 양념하여 볶고, 절인 무도 함께 센 불에 볶는다.
졸인 간장과 미나리를 더해 센 불에 재빨리 볶아 낸다.
참기름, 깨소금, 실고추를 넣어 무쳐 완성한다.

 

<조리 정보>
1. 무를 절여 꼭 짤 때는 한 번에 꼭 짜는 것보다는 무거운 것으로 눌러 서너 시간 두었다가 짜면 씹는 질감이 좋은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2. 절인 무를 볶을 때는 뜨겁게 달군 팬에 센 불로 짧은 시간에 완성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무가 익어 물컹거리는 맛이 난다.

 

 

이 글은 11월에 출간되는 <반가음식 이야기>(행복우물출판사)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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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선생은
한국 전통음식 연구가이자 김치명인으로, 한국 전통음식의 한 종류인 '반가음식'을 계승하고 우리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대학 강단과 민간 연구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가며 반가음식 연구에 평생을 전념했다. 양반가에서 즐겨 먹던 <반가음식>이라는 우리 고 유의 문화유산을 계승하여, 음식문화에 숨어있는 한국 문화의 알리고 전승하고자 힘쓰고 있다. 김경미 선생은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바 있는 반가음식의 대가 故 강인희 교수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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