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중앙회 여성조선 공동 주최
정기구독 이벤트
예스24교보문고알라딘인터파크
COLUMN
  1. HOME
  2. COLUMN

[전통음식 연구가 김경미의 반가음식 이야기 4]해산물을 기본으로 한 반가음식

2020-09-02 11:58

글 : 김경미 전통음식 연구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역시 수산시장은 새벽에 가야 제맛이다. 싱싱한 해산물만큼이나 활기 있는 분위기에 나태했던 마음이 긴장되고 힐링도 된다. 판매대에 진열된 해산물 하나하나에서 계절이 오고 감도 더불어 느낄 수 있다. 시장을 돌다 보면 어느새 만들고 싶고 먹고 싶은 맛들이 머릿속에 그려져 행복감에 젖을 때도 많다.

역시 수산시장은 새벽에 가야 제맛이다. 싱싱한 해산물만큼이나 활기 있는 분위기에 나태했던 마음이 긴장되고 힐링도 된다. 판매대에 진열된 해산물 하나하나에서 계절이 오고 감도 더불어 느낄 수 있다. 시장을 돌다 보면 어느새 만들고 싶고 먹고 싶은 맛들이 머릿속에 그려져 행복감에 젖을 때도 많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식탁에서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자주 볼 수도 있다. 누구나 작은 노력으로 큰 행복을 맛볼 수 있으니, 확실히 조리를 잘 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곡물로 지은 밥이 주식인 우리 민족에게는 삼면의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해산물이 중요한 단백질의 급원이다. 육류에 비해 비교적 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해산물이 이모저모로 사계절 다양하다. 풍부한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 타우린 및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도 해산물에 많다. 게다가 육류에 비해 지방의 함량과 칼로리도 낮아 우수한 건강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매력도 있다. 동맥경화와 뇌졸중과 같은 혈관 계통의 성인병도 예방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리법이 다양하고 맛있다는 것이다. 밥과 어울릴 수 있는 탕, 찌개, 전골, 찜, 조림, 볶음, 구이 등은 계절에 따라 어울릴 수 있는 부 재료의 선택을 달리할 수 있다.

 

집 근처 마트에 가면 깨끗이 손질되고 다듬어진 생선을 편하게 살 수도 있다. 탕이 먹고 싶을 때는 물만 넣고 끓이면 바로 조리되는 반조리식품도 많이 있다. 볶음이나 조림으로 만들어진 밑반찬은 먹음직스럽게 포장되어 시간 없고 바쁜 주부들의 마음을 빼앗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마법가루인 화학첨가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니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저기 모든 맛에서 화학조미료가 거의 기본 맛이 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재의 외식 먹거리의 문제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부족해도 내가 직접 조리하는 것이다. 새벽 수산시장은 요리하고 싶은 의욕을 일으키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시장을 둘러보다보면 아주머니들에게 조리법을 여쭈어 보며 한 수 배울 수도 있다. 그러면서 나의 조리법에 적용하며 새로운 맛을 만들어 보는 일도 꽤 흥미롭다.

 

해산물을 맛있게 조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초 조리를 깔끔하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내장을 깨끗이 정리하고 피는 잘 씻어 내야 한다. 피와 내장은 부패가 잘 진행되어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또한 소금이나 간장, 식초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부드러운 육질이 부서지지 않도록 하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양념과 부 재료를 특성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한다. 활어나 선어의 제맛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 것도 비법이다. 특별히 반가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으로 담백한 맛을 살려야 하니 재료와 잘 어울리는 적절한 조리법의 선택이 대단히 중요하다.

 

 

영양의 균형과 분위기를 함께 잡는 생선 전골

 



3.jpg

 

‘무슨 국을 끓여야 할까? 무슨 반찬을 만들어야 하지?’ 여럿이 모이는 특별한 날을 앞두고 고민일 때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 ‘전골’이다. 전골틀에 재료를 하나하나 담아 완성하는 정성이 마치 예술작품을 다루는 것과 같다 하여, 전골은 ‘꾸민다’라는 말을 쓴다. 거의 모든 식품이 주재료가 될 수 있고 부 재료도 여러 가지를 골고루 구애 없이 함께 쓸 수 있어 영양 면으로도 우수하게 꾸밀 수 있다. 게다가 따끈하게 끓이며 먹을 수 있으니 국이나 찌개도 따로 필요 없다.

 

많은 전골 중에서 생선을 주재료로 끓이려 한다면 비린내가 적은 흰 살 생선을 이용해야 한다. 흰 살 생선은 깊은 곳에 서식하며 운동량이 적어서 살이 연하다. 게다가 흰 살 생선은 지방 함량이 5% 이하로 맛도 담백하다. 그래서 소화 기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의 영양식으로 주로 권장되는 어류이기도 하다.

 

전골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주재료인 생선의 살을 도톰하게 포 떠서 전으로 부쳐야 한다. 그리고 남은 생선 뼈와 대가리로 육수를 만들어 국물로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생선으로 처음부터 손질하고 포 뜨는 것이 번거로우면 전(煎) 용으로 냉동 포장해서 파는 것을 구입해도 된다. 그럴 경우에는 멸치나 북어 대가리를 이용해서 따로 육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부재료로는 생선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버섯이나 채소를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역시 생선전과 함께 한 입 크기로 정갈하게 썰어 전골냄비에 돌려 담고 육수를 부어야 한다.

 

전골의 좋은 점은 다른 음식과 달리 좋은 식사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도 있다. 주방에서 끓여서 식기에 퍼 담아 올리는 여느 탕들과 달리 눈앞에서 끓이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끓고 있는 전골 앞에 둘러앉으면 왠지 더욱 친근해지는 것 같아서 분위기가 더욱 좋아진다. 서먹한 분위기도 정겹게, 어려운 관계도 따듯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특히 겨울에는 온화한 열기가 식탁의 분위기까지도 따듯하게 데워준다. 보기 좋게 꾸며진 전골에서는 얻을 수 있는 영양도 중요하지만 감성의 분위기 연출로도 탁월하니 특별한 날의 상차림에 잘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생선 전골 만들어 보기

재료
흰 살 생선포 500g, 밀가루 ½컵, 달걀 4개, 미나리 10줄기, 당근 ⅓개, 불린 표고 4장, 계절 버섯류 50g, 홍 고추 1개, 대파 흰 부분 1뿌리, 쑥갓 50g, 소금, 후춧가루, 식용유
불린 표고 양념 진간장 1작은술, 설탕 ½작은술, 참기름 ½작은술
육수 육수 6컵(물 7컵, 북어대가리 1개, 국물멸치 20g, 건 새우 10g, 다시마 5g,), 무 50g, 양고추 3개, 건 고추 1개, 대파 잎 1뿌리, 마늘 3톨, 양파 30g, 통후춧가루 5알, 집간장* 2큰술

 

조리법
냄비에 물과 북어대가리, 국물멸치, 건 새우, 다시마, 무, 청양고추, 건 고추, 대파 잎, 마늘, 양파, 통후추를 넣고 육수를 끓인다.
20분간 끓인 육수를 망 체에 걸러 집 간장으로 간을 해 둔다.
도톰하게 포를 뜬 생선은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서 전을 부친다. 
미나리는 줄기만 가지런히 꼬챙이에 꿰어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초대를 부친다.
달걀 2개는 황백지단을 도톰하게 부쳐둔다.
생선전과 미나리초대, 황백지단은 2.5×5㎝ 크기로 썰어둔다.
당근, 표고도 같은 크기로 썰어 모두 함께 전골냄비에 색을 맞추어 돌려 담는다. 이때 표고는 진간장과 참기름, 설탕으로 간을 하여 사용한다.
대파와 씨를 뺀 홍고추는 굵은 채로 썰어 함께 돌려 담는다.
쑥갓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잎은 가지런히 추려둔다.
전골냄비에 육수를 붓고 약한 불로 서서히 모양이 흩어지지 않도록 끓인다.
당근이 익으면 쑥갓을 가운데 얹어 완성한다.

 

* 집 간장 : 집에서 담근 간장을 집 간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집 간장을 오래 묵히면 맛과 색이 진해지고 짠맛도 줄어 조림이나 양념간장 등에 사용하기 좋다. 이를 ‘집진간장’이라고 한다. 이때 진간장은 ‘묵을 진(陳)’의 의미를 가진 ‘묵은 간장’이라는 뜻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간장공장을 많이 만들어 화학간장을 생산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집 간장을 오래 묵혀두어야만 진간장으로 먹을 수 있었는데 손쉽게 비슷한 용도의 화학간장을 사서 먹을 수 있었다. 이를 일본간장이라는 뜻으로 ‘왜(倭)간장’이라고 불렀다. 이에 상대적으로 집에서 담근 간장은 ‘조선간장’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제 조선간장보다는 집 간장으로, 왜간장보다는 진간장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글은 11월 출간 예정인 <반가음식 이야기>(행복우물출판사)의 일부분입니다.

 


20200807145019_ttvqelwn.jpg

김경미 선생은
한국 전통음식 연구가이자 김치명인으로, 한국 전통음식의 한 종류인 '반가음식'을 계승하고 우리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대학 강단과 민간 연구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가며 반가음식 연구에 평생을 전념했다. 양반가에서 즐겨 먹던 <반가음식>이라는 우리 고 유의 문화유산을 계승하여, 음식문화에 숨어있는 한국 문화의 알리고 전승하고자 힘쓰고 있다. 김경미 선생은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바 있는 반가음식의 대가 故 강인희 교수의 제자다.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신협중앙회 여성조선 공동 주최
댓글달기
글쓴이    비밀번호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번호 커버이미지
이번호
서점 이벤트
  • 예스24
  • 교보문고
  • 인터파크
  • 알라딘
  • 이달의 목차
  • 지난호보기
  •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