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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연구가 김경미의 반가음식 이야기 3]]육류를 기본으로 한 반가음식

2020-08-25 13:43

글 : 김경미 전통음식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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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씹어야 맛’이라지만 어떻게 조리를 해야 그 ‘맛’을 잘 낼 수 있을까?

고구려의 형성기에 만주지역에 거주한 맥족(貊族)은 수렵으로 얻은 고기를 양념해서 구워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늘날 한식의 고기구이가 불고기, 갈비구이 등의 양념구이로 대표되는 것도 그런 조상의 솜씨 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 소는 농사를 담당해야 했기에 주로 돼지고기를 사용하였다는 것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게 양념한 고기의 구이는 맥족(貊族)*이 만들었다고 하여 맥적(貊炙)이라 불렀다. 중국 한나라 때에는 이 고구려의 맥적을 잔칫상에 올리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맥반(貊盤)이라 하여 한나라 사람들이 최고의 상차림이라고 칭송을 했을 정도라고 하니 우리 조상들이 고기 음식 만드는 솜씨가 얼마나 출중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육류의 맛을 잘 낼 수 있는 요리솜씨는 그의 종류 및 부위의 특징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적절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능력일 것이다. 소고기는 감칠맛과 씹히는 맛이 우수할 뿐 아니라 잡냄새도 거의 나지 않지만 부위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으므로, 각 부위에 알맞은 조리법을 선택해야 한다.*** 돼지고기 역시 부위의 특징에 따라 조리법****의 변화를 줘야 하는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도록 양념하는 방법을 제대로 써야 한다. 양념 방법에 따라 맛의 좋고 나쁨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통째로 탕이나 구이 등의 조리를 할 수 있지만 다리 살, 날개, 가슴살, 안심, 껍질, 발, 뼈 등을 분리해서도 각각 다른 요리가 가능하다. 특히 질기지도 않고 마블링과 같은 지방도 없어서 담백한 맛을 내는 음식에 두루두루 활용하기 좋다. 이와 같이 눈에 보이는 부위를 구분하는 일은 맛있는 조리를 위한 기본 과정이다. 남은 또 한 가지의 과정은 동물 생산 이력을 체크하는 일이다. 이는 어떤 사육환경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랐는지를 확인하는 일인데 이는 조리방법만큼이나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력 좋고 적절한 고기의 부위를 선택하고 나면 그다음은 조미의 방법이다. 우리나라 육류 요리의 전통적인 조리법은 서양의 스테이크와는 다르다. 스테이크의 경우 가볍게 밑간을 한 고기를 오븐에 구워 익힌 후 소스를 얹어 마지막 맛을 내는데 비해, 우리의 조리법은 먼저 양념을 하여 흡수시킨 후 익히게 된다. 양념으로 재워 부드럽게 굽고, 볶고, 찜하면서 육즙과 어우러지게 조리하기 때문에 독특한 맛과 풍미를 가질 수 있다. 주로 쓰는 양념류는 간장, 설탕,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후춧가루, 생강이다. 그 외에 꿀, 배즙, 고추장, 간장, 된장 등도 사용하지만 화학적인 첨가물로 가공된 식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건강한 조리방법으로 인해 반가음식이 주목받고 있다. 반가음식은 패스트푸드나 시중의 음식들의 조리방법과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외식업체에서는 인건비와 재료 원가가 가능하면 낮아야 하고, 조리하기에도 간편한 음식들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기름에 튀겨야 하고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조미료를 쓰게 된다. 결국은 칼로리가 높아지고 성인병의 위험에도 노출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고 하더라도 좋지 않은 양념을 사용하거나 그릇된 조리법을 거치면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되어버린다. 궁이나 반가에서 먹었던 음식들은 지나치게 달고 짜게 조리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되도록이면 튀기는 조리법으로 반찬을 만들어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게다가 육류에는 절대로 화학적인 맛을 첨가하지 않는다. 자연 양념만으로도 얼마든지 최고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맥족(貊族) : 고대 만주지역에 거주한 한국의 종족 명칭을 가리키는 역사용어
**『한국음식문화』윤서석외  6인저 교문사
*** 1. 굽거나 볶는 건열 조리가 잘 맞는 부위 : 근육이 발달하지 않고 마블링이 잘 형성된 채끝살·등심·갈비, 그리고 지방이 없고 연한 안심 등.
    2. 찜이나 편육·장국·탕 등의 습열 조리가 잘 맞는 부위 : 지방층이 잘 형성되고, 감칠맛이 좋은 양지머리와 운동량이 많아 근육이 잘 발달된 사태·꼬리 등.
**** 1. 구이나 볶음 등의 건열조리 : 지방이 거의 없고 부드러운 안심이나 볼깃살, 지방층이 잘 형성된 삼겹살이나 등심, 갈비 등.
2. 편육, 조림, 찜 등의 습열조리 : 갈비, 삼겹살, 다리, 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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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골 찜, 임금님의 보양식을 경험하다
 

 

‘쇠골 찜’을 처음 듣는 사람은 소갈비나 뼈를 이용한 찜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쇠골이란 소의 골(뇌)을 의미한다. 쇠골 찜은 임금님께 보양식으로 올렸을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한식대첩 시즌 1’의 녹화 현장에서 ‘쇠골 찜’이라는 음식의 주재료가 발표되는 순간, 붉은 핏기가 선명한 쇠골을 보여주던 장면을 기억한다. 당일 새벽 우시장에서 구한 싱싱한 쇠골은 손을 대기 힘들 만큼 징그러웠다. 스텝들도 웅성거렸다. 쇠골의 인상이 강해서인지 이후에 소개된 다른 재료들은 더 이상 관심을 끌 수 없었다. 재료 하나로 좌중을 압도한 것이다. 

 

쇠골 요리는 신선한 소의 골을 사용해야 부드럽고 맛이 우수하다. 그리고 골의 주름 모양이 손상되지 않게 피 묻은 피막을 깨끗하게 벗겨야 한다. 이때 소금을 솔솔 뿌리면 미끄럽지 않게 잘 벗겨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힘주어 다루면 부드럽고 연한 골이 으깨지기도 한다. 그렇게 조심조심 벗기다 보면 뽀얗게 속살이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린다. 그렇게 주름진 골이 드러나면 칼로 도톰하게 저며서 밑간을 하고 밀가루와 달걀 물로 옷을 입혀 전으로 지져낸다. 고소한 냄새가 올라올 때쯤에는 피 묻은 쇠골의 모습이 무색하리만큼 맛있어 보이게 변한다. 쇠골은 소고기에 비해 단백질, 칼슘, 철분, 티아민, 리보플라빈, 나이아신의 함량이 높은 영양 식품이다. 육수를 더해 찜으로 만들면 구수한 향과 함께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쇠골찜이 처음으로 혀끝에 닿는 순간, 왜 임금님께 올렸던 음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쇠골은 판매처가 대중적이지 않아서 구입이 다소 불편하다. 도축장이 있는 도매시장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 근처의 단골 정육점에 잘 부탁을 하면 신선한 쇠골을 구해주기도 한다. 그러니 영양가 높은 귀한 음식을 체험하고 싶다면 도전해 보자. 잠시라도 음식을 통해 임금이 되어 보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쇠골 찜 만들어 보기
재료쇠골 1쌍, 밀가루 4큰술, 달걀 2개, 식용유 3큰술, 소고기 100g, 마른 표고 5장, 석이 3장, 마른 고추 1개, 은행 5알, 미나리 30g
쇠골 양념  소금 ⅕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소고기 양념  진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표고 양념 진간장 1작은술, 설탕 ⅓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미나리 초대용 재료 밀가루 1작은술, 달걀 ¼개, 대나무 꼬챙이1개 
육수 물 3컵, 양지머리 100g, 무 50g, 대파 잎 20g, 마늘 20g, 집 간장   
초 간장 진간장 1큰술, 물 1큰술, 식초 1작은술, 설탕 ⅓작은술, 잣가루 1작은술
 
조리법
쇠골은 표면에 소금을 묻혀가며 투명한 껍질을 벗긴다.
깨끗이 손질된 쇠골은 7㎜ 정도 두께로 도톰하게 저며 썰어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을 해 둔다.
밑간해 둔 쇠골은 밀가루와 달걀물을 차례로 입혀 전을 부친다.
마른 표고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서 굵게 채 썰어 간장, 설탕,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양념하여 살짝 볶아둔다.
미나리는 줄기만 이용하여 꼬챙이에 1.5㎝ 넓이로 꿰어 밀가루와 달걀 물을 입혀 초대를 부쳐 4㎝ 길이로 썰어둔다.
석이는 미지근한 물에 불린 후 두 손으로 비벼가며 깨끗이 씻고 뿌리를 제거하고 굵게 채 썬 후 양념하여 살짝 볶아둔다.
양지 육수를 분량의 재료로 끓여 걸러 기름기를 거두어 둔다.
소고기는 나붓나붓 썰어 양념하여 냄비에 깔고 쇠골전과 버섯을 얹어 장국을 부어 끓인다.
소고기가 익고 찜의 국물이 잘 어우러지면 마른 고추와 미나리초대와 은행을 얹어 완성한다.
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조리 정보>
1. 육수는 소의 양지머리를 냉수에 넣고 무와 대파 잎 그리고 마늘을 넣고 1시간 정도 끓여서 걸러 집 간장으로 간을 하여 만든다. 단,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서 조용히 끓게 한다.
2. 석이 채를 볶을 때에는 소금과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무친 후 약한 불 위에서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서 볶아야 부서지지도 않고 뭉치지 않게 잘 볶아진다.
 
 
이 글은 11월 출간 예정인 <반가음식 이야기>(행복우물출판사)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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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선생은
한국 전통음식 연구가이자 김치명인으로, 한국 전통음식의 한 종류인 '반가음식'을 계승하고 우리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대학 강단과 민간 연구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가며 반가음식 연구에 평생을 전념했다. 양반가에서 즐겨 먹던 <반가음식>이라는 우리 고 유의 문화유산을 계승하여, 음식문화에 숨어있는 한국 문화의 알리고 전승하고자 힘쓰고 있다. 김경미 선생은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바 있는 반가음식의 대가 故 강인희 교수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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