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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해독뉴스 4]‘마스크 유감’과 가짜뉴스, 나쁜뉴스

● 나, 국회의원이야 당 의원이야? ● 트럼프의 정의, 흑인경찰의 아이덴터티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아버지와 무당’ ● 마지막 개그는 화장실 몰카?

2020-06-02 16:53

글 : 이상문 부장  |  사진(제공)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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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뉴스도 머리 아프고 가짜뉴스도 짜증나는 하루하루. 아침마다 해독주스를 갈아먹듯 편한 시간에 편한 마음으로 해독뉴스를 전합니다. 뉴스를 해독(解讀)해 해독(解毒)해주는 디톡싱 뉴스 썰. 마음 건강, 몸 건강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면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마스크 유감’과 가짜뉴스, 나쁜뉴스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됐습니다. 출생년도에 맞춰 살 필요 없이 언제나 살 수 있고, 학생들 몫이 3장에서 5장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첫날인 1일 공적 마스크 판매처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적 마스크 가격은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2일 식품의약처와 조달청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전국 150개 제조업체와의 공급계약이 이달 말까지라 가격조정이 불가하다는군요.

 

왜 불가할까요? 마스크 가격 조정이 힘든 데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단가에는 제조업체의 경영여건과 생산능력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비와 주말근무와 야근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합니다. 마스크 공급량은 하루 860만 장입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어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지요. 2차 팬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단가조정에 나섰다가는 제조업체의 반발과 생산량 축소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요. 200원 정도 되는 약국의 이윤을 줄이기도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판매에 따른 약사들의 업무 피로도와 ‘동네북’ 스트레스까지 감안하면 긁어 부스럼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ask.jpg

     6월 1일 공적 마스크 구입 5부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왕 말 나온 김에 ‘마스크 유감’ 한 말씀. 코로나19 초기, 정부가 다른 건 잘하는 듯했는데 마스크 유통은 오히려 혼란을 유발한 장본인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마스크 수요를 예측하고 유통 대책을 미리 세웠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입니다. 디테일한 패착도 눈에 띄어 불만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면 마스크를 써도 될지, 필터 부착 수제 마스크도 되는 건지, KF94 이상을 써야 할지, KF80짜리 이하를 써도 되는 건지, 초기 지침이 부재했다는 거죠. 질본을 통하든 재본을 통해서든 마스크 선택법과 사용법을 확실히 가이드 해주었으면 더 좋았습니다. 공식 지침을 공개하지 않아 온갖 미디어가 무분별한 정보를 쏟아내게 한 점, 한 발 늦었더라도 신속하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면 좋았을 것을, ‘확인되지 않은 정보’, ‘가짜뉴스’ 운운하며 미디어 비난에만 열을 올린 점은, 이유야 어쨌든 정부의 부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 마스크 빨아 써도 충분하다고 우기고 다닌 게 억울해서 이러는 거 아닙니다. KF94 마스크 한 장으로 2~3주 이상 걸고 다닌 게 창피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약국 앞에 줄섰다가 몇 번이나 빈손으로 돌아선 게 화나서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뭐든 확실히 하자는 거죠. 처음 만난 신종 바이러스였잖아요. 확실히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면 그뿐인 것을. 무지도 진실입니다.  

 

● 나, 국회의원이야 당 의원이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당론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표결에 기권했다는 이유로 당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것으로 2일 확인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어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당시 공수처법은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불참한 상황에서 통고가가 확실시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금 전 의원은 표결 전에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당론(찬성)이 부결된 위기라면 찬성을 던지겠지만 통과될 것이 확실하면 기권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전했습니다. 결국 공수처법은 재석 의원 177명 가운데 찬성 160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현저한 표차로 가결됐습니다. 하지만 당이 그의 기권표를 뒤늦게 문제 삼은 것이지요.

 

시쳇말로 참 쪼잔합니다.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요. 격도 안 되는 동네에다 대고 대범한 정치를 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쪽팔리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은 20대 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달 29일 윤리심판원의 ‘심판결정문’을 비어 있던 금 전 의원 방에 전달하려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당내에서도 비난이 나옵니다. 조응천 의원 등은 “국회의원이 소신을 가지고 판단한 걸 당이 징계하는 건 본 적이 없는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회법에는 자유투표라는 조항이 있어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조항이 있다는군요. 그런데도 당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걸까요? 그들의 징계 근거는? 당규입니다. 당규 제 7호 14조에 따라 ‘당론 위배 행위’에 대한 징계를 시행한다는 것이죠. “금태섭은 있을 수 없는 해당행위를 했다”고 말합니다. “당론에 따르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인데 이를 무참히 거부했다”고도 하네요. 갑자기 든 의문. 우리는 매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을 뽑는 걸까요, 당 의원을 뽑는 걸까요? 이쯤 되면 진짜로 헷갈립니다.   


재심을 청구해놓은 금태섭 전 의원. 소신행동 하다가 망했습니다. 당이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철저한 왕따가 된 그보다 거대 정당이 더 짠해 보이는 건, 도대체 왜 그런 거…. 나만 그런가?...
    
● 트럼프의 정의, 흑인경찰의 아이덴터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평화시위는 물론 폭력시위도 늘어갑니다. 1일에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는 시위대의 행렬로 가득 찼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폭력시위를 막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백악관 로즈 가든 기자회견에서 “곧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나라 전역에 준동하는 폭동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연방 자신을 동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입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흑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사건이었지요.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국 전역에선 ‘무릎 앉아’ 퍼포먼스가 하나의 의식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한 쪽 무릎은 땅에 대고 반대 쪽 무릎은 세운 채로 앉는 자세는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입니다. 경찰부터 이 퍼포먼스에 참여해 연대를 표시하고 있지요. 뜻은 좋긴 한데, 뭔가 어색하긴 합니다. 무릎으로 목을 눌러 숨지게 한 경찰이 무릎을 꿇어 사죄와 연대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 좀 이상하지 않나요? I can't breathe!, 숨을 쉴 수 없어요! 절박한 한마디를 숨넘어가게 외치며 죽어간 플로이드가 연상되는 장면이라서요.


즐겨 찾는 페친 한 분은 아주 오래 전 미니애폴리스 공항에서 만난 흑인경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2001년 어느 날 한국인을 가득 태운 뉴욕행 KAL 여객기가 미니애폴리스에 불시착했습니다. 911 테러가 막 터졌습니다. 그래서 뉴욕으로 갈 수가 없었던 것이죠. 한국인들도 공항의 미국인 직원들도 서로 낯설기만 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공항 사람들은 까만머리의 동양인을 그렇게 많이 보긴 처음이었고 한국인들은 잠시라도 그 땅에 발을 내딛는 게 두려웠습니다. 이때 만난 공항경찰이 2미터에 가까운 거구의 흑인이었답니다. 호기심에 가득 찬 흑인경찰은 그녀에게 이것저것 묻더니 미소를 짓고는 안전한 여행을 기원해줬다는군요. 20년 전이니 그 흑인이 경찰 고위직이 됐을 수도 있다는군요. 그래서 궁금해졌다고 합니다. 그 흑인경찰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죽어간 흑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백인 주류의 경찰 조직 내부에서 자신의 아이덴터티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지, 걱정이 된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정의와 생래적인 양심의 정의 사이에서 힘들 일이 많은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오늘 아침, 그 페친과 저는 마이클 샌덜 교수의 화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아버지와 무당’

 

귀신을 쫓겠다고 ‘퇴마의식’을 하다가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무속인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무속인 A(4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퇴마의식을 의뢰한 피해자의 아버지 B(65)씨에게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6월 15일부터 나흘 동안 자신의 아파트와 유원지 등을 돌아다니며 B씨의 딸 C(27)씨의 손발을 묶고 옷을 태운 뒤 연기를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머리와 얼굴, 가슴에 갖다 대어 화상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나흘 간 식사도 못한 채 가혹행위에 시달린 딸 C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시대가 달라져도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몽매한 미신에 의존하는 삶은 비난도 받지만 동정과 연민을 사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정서 때문입니다. 재판부도 그랬다지요? “A씨는 오랜 치료에도 딸이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비합리적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면 가릴 것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끝없이 시달리는 딸을 더 두고 볼 순 없었던 아버지의 심정을 남이라면 어찌 다 헤아릴까요? 누구나 절박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지만, 그래도 자포자기는 말아야겠습니다. 결과가 불 보듯 뻔한 일에 매달리면 더 큰 상처만 남기지 않을까요?


문득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종류가 다른 지푸라기이긴 하지만 그들도 절박합니다. 오랜만에 전도연이 나왔다던데, 보고 싶었는데...

 

● 마지막 개그는 화장실 몰카?

 

공채 출신 개그맨이 서울 여의도 KBS 본사 건물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적발되자 1일 자수했습니다. 개그맨 A씨는 2018년 7월 공채 전형으로 방송에 입문했으며 지난달에도 ‘개그콘서트’에 출연했습니다. 휴대폰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는 KBS 소속 한 PD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끔찍하기도 딱하기도 한 사건입니다. 순간적인 충동이었을까요? 뭣에 쓰려고 그 짓을 했을까요?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건 왜 몰랐을까요? 수사가 진행되자 새벽에 경찰에 자진출석했다는 A씨.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고가 접수된 날은 사실상 종방을 예고한 개그콘서트 팀의 마지막 연습 날이었습니다. 시청률 하락으로 장기 휴방 하게 된 개그콘서트. 신인 개그맨 때문에 유종의 미에 큰 흠집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게 사람 잘 보고 뽑아야 하는데... 코미디 프로그램이 죽어가니 공채시험이 또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엄청 빡세지겠네.    

 

 

오늘은 이만.

언제나 웃으며 해독하며 지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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