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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앞북 어쩌다 뒷북 21]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만화 역사책

정훈이의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2020-05-13 12:29

글 : 이상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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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대하는 학생 또는 독자의 태도는 딱 반으로 갈린다. 읽을수록 폭 빠져들거나 지루해서 못 견디거나 둘 중 하나. 정훈이는 전형적인 전자 쪽 인물이었다. 학생 때 수학은 빵점을 맞을지언정 한국사는 100점을 놓친 적 없었다. 졸업 후 인생도 그렇게 정해졌다. 고전 읽기와 번역, 역사자료 수집이 취미이더니 결국 작가의 길로 들섰다. 만화로 이야기하는 작가다.

 

이만큼 유용하고 우수한 콘텐츠가 만화로 표현된다는 건 덤이고 행운이다. 작가 자신에겐 어렵고 까다롭고 복잡한 탐구의 과정이지만 독자인 우리는 편하고 쉽게 볼 수 있다.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뜻밖의 발견창고, 컷을 넘어갈 때마다 미소짓게 만드는 웃음의 명약, 정훈이의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생각의 길, 2020)는 가볍게 손에 쥐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책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면 결코 가볍지 않은, 마약김밥 같은 책이라 하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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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시대의 역사 구석구석을 누비며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아서 특별하다. 역사책과 사극 등 대개의 콘텐츠가 왕조 역사 중심이지만, 정훈이의 시선은 백성들에게 가 있다. 일반 백성의 입장에서 본 제도와 풍습, 사건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간다. 임금에서 노비까지, 그 시대에 일어난 이야기라고는 믿기지 않는 독특한 사건들도 허다하게 소개된다. 꾸준한 사료 탐구로 얻어낸 역사적 사실에다 정훈이 특유의 유머 코드와 쿨한 시선이 더해지니 재미가 없을 수 없는 것. 고루하고 지루하다는 역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는 위크와 카타르시스가 있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만 봐도 저절로 호기심이 생기고 웃음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들. '조선에도 블랙리스트곡이 있었다' '조선조 최대의 권력형 비리사건, 서달게이트' '조선시대에도 가짜뉴스가? '조선사람들의 최저임금은? '조선시대에도 전세를 살았다고?' '조선의 노동자에게 워라밸을!' ' 떴다 떴다 조선비행기' 등이다. 73가지 소재를 등장시켜 역사 속의 팩트를 현재의 이슈에 빗대어 위트 있게 설명한다. 이렇게 되면 그가 펼쳐놓은 역사는 이미 정형화된 무겁고 고루한 역사가 아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역사덕후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표지에 얹혀진 카피도 기대를 갖게 한다.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카툰역사책'. 출판사 편집자는 책 소개글에 카피에 대한 해명조로 덧글을 달아두었다.

'사람들이 복작대며 살아갔던 생동감 넘치는 미시적인 이야기를 통해 거시적인 안목을 만들어 줍니다. 또한 읽고 나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만 아는 뜻밖의 역사를 알게 됩니다. 이때 뇌에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면서 격하게 흥분합니다. 유쾌한 캐릭터와 재미있는 역사 지식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고 외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정훈이 카툰역사책은 4년 전부터 2년 간 정부정책홍보지 <위클리공감>에 연재했던 <이슈를 품은 역사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정부기관 잡지 연재물이라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고 예민하고 꼼꼼하게 작업하던 작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전달된 원고는 늘 경쾌하고 위트 있었다. 매주 원고 보는 재미에만 빠져, 마감에 급급해, 그가 무수히 흘렸을 땀을 알아채고 위로하지 못한 점이 뒤늦게 미안해진다. 우리는 그와 함께 작업한 편집팀이었다.

  

정훈이 만화. 무슨 호르몬인지는 모르겠으나 흥미진진한 것만은 확실하다. 역사가 더 재미있어진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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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정훈이, 생각의 길, 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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