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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앞북 어쩌다 뒷북 11]넌, 일 얘기 말곤 할 말이 없니?

김강미의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2020-03-05 15:52

글 : 이상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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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이 준다고들 하지만 편집부로 배송되는 책이 여전히 많다. 온라인 서점에 가보면 매일 쏟아지는 책이 더 부지기수다. 세상에 던져진 소통과 공감의 노력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건 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여전히 안타까운 일이다. 가능하면 하루 걸러 한 번씩이라도 새 책을 소개하기로 했다. 신간을 앞서 소개하니 '앞북'이다. 손이 빌 때마다 집 서가에, 회사 책꽂이에 쌓인 밀린 책들도 소개하려 한다. 뒤에 읽는 책이니 '뒷북'이다. '어쩌다 뒷북'을 몇 차례 써오고 있었다. 내공이 일천해 간판만 바꾸고 거기 업혀가기로 했다.

 

오늘도 일이 많다. 결과물은 딱히 많지 않은데 나는 늘 수고한다. 일하고 있는 동안에도, 일하지 않는 동안에도, 늘 일한다. 왜 그럴까. 일을 떠나지 못하는 조바심, 일을 떠나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 불안이다. 아직 일을 떠나보지 못했기에 우리는 많든 적든 조금씩은 불안해한다. 왜 그럴까. 흔히들 ‘할 줄 아는 게 지금 하는 일밖에 없어서’ 이것 말고 달리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망설인다. 엇비슷한 정답이다.

 

그렇다고 과대불안의 습성은 옳지 않다. 사람이 태어나 죽기 전까지 일하는 삶과 일하지 않는 시간의 비중은 각각 얼마나 될까.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지금, 우리는 일하지 않는 삶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고 얼마나 준비하고 있을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일터를 떠나며, 무엇보다 일만 하고 살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길다. 그러므로 일밖에 할 줄 모르고, 일 이야기를 빼면 할 말이 없고, 직업이 아닌 다른 말로는 나를 소개할 수 없다면, 내 삶에서 무엇이 빠져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아마도 그 답은 바로 ‘나 자신’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일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마인드컨트롤도 해두어야 할 때. 신간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김강미. 봄름. 2020/3)은 또 다른 나를 깨우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일상 새로 고침’ 안내서다. 20년 차 카피라이터 김강미가 앞으로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지금까지의 일상을 바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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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일한다. 일을 떠난 나를 상상하지 못한다. 서울 사당역 출근 인파. 조선DB

 

“일 말고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게 아니라, 일 말고 다른 것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용기를 내 나에게 일이 아닌 다른 기회를 주면 좋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는 중년에 접어든 저자가 인생에 급제동을 걸고 자발적 백수가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위해 묵은 일상을 하나하나 새로 고쳐나가는 이야기다. 저자가 말하는 ‘일하지 않는’ 삶은 최소한의 생계비도 벌지 않겠다는 포기가 아니다. 일이 전부인 인생을 더 이상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용기를 기르는 도전이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인생을 채워나가려는 모험이다.

 

‘일상 새로 고침’ 5단계는 어떤 걸까.
1단계는 일상 새로 고치기다. 저자는 이를 다른 말로 ‘프로 일개미의 환골탈태 초입기’라 써놓았다. 놀아본 사람이 놀 줄 안다고, 시간은 남아도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한 심정과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한 탓에 고칠 점투성이가 된 일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2단계는 일상 새로 느끼기. 일이 빠진 일상을 피부로 느끼면서, 일이 아닌 나를 인생의 중심에 놓기 위해 나에 대해 공부하고 새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책 하나를 고를 때에도 취향보다 일에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나를 웃게 하고 내게 감동을 주는 것들을 찾아나가는 저자의 일상을 엿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다.
3단계는 일상 새로 다듬기. 프리랜서가 되고 난 후 세상살이에 관한 이야기다.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회사에서 터득한 기술로 회사 밖에서 먹고사는 독립근무자 이야기다. 새로운 세계 역시 결코 녹록지 않은 현실임에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용기를 준 인생의 가치와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한 현실적인 실생활 팁이 가득하다.
4단계는 일상 새로 채우기. 저자가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중년의 나이에 떠난 도쿄 유학기다. 또 다른 자신을 깨우고 인생 2막을 멋지게 열어젖힌 행보는 ‘이미 늦었어’, ‘이번 생은 틀렸어’라며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마지막 5단계는 일상 새로 즐기기. 드디어 ‘일로부터 자유로워진’ 즐거운 일상을 담았다. 지금 당장 일터를 떠나든 떠나지 않든,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한다.

 

일 말고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그래서 달리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이 책 적잖이 용기를 준다. 실제적인 도움도 되겠다. 저자 말마따나 일 말고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게 아니라, 일 말고 다른 것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우린 용기를 더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나에게 일이 아닌 다른 무엇을 주면 좋겠다. 그렇게 새로운 콘텐츠로 나를 채워 가면 좋겠다.

 

나로 말하자면, 꼭 일하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일이 좋아 탐닉하며 열정도 있지만, 일 얘기 말고는 할 말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을 뿐이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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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김강미. 봄름. 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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