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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림의 앤티크 스타일 30]홈문화, 행복이 가득한 여정을 위하여

2019-04-23 12:52

글 : 백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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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족자함과 비녀함을 레이어드해서 한옥 창살과 함께 단아한 선의 미학이 느껴지는 공간을 연출했다. 아르누보 시대 화병과 이른 봄의 꽃 산당화의 조화가 아름답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망설임 없이 가족이라고 말할 것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과 안락한 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함께 먹으며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행복을 꿈꾼다. 삶의 마지막 날이 주어진다면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지 자문하면 가족이 떠오른다. 새해 아침 소망을 빌 때도 가족의 건강이 제일 먼저 떠오른 기억이 있다. 가족과 가정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홈문화는 큰 요소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가 좋아하는 앤티크라는 소재로 지난 2년 반 동안 ‘가족과 홈문화’라는 주제로 칼럼을 썼다. 반짝반짝 빛나고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기사들 속에서 어쩌면 필자가 건네는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는 진부한 메시지였을 수도 있다. 스스로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바깥세상과 호기심 어린 것을 말하고 있으니 한 사람쯤 익숙한 나머지 소중함을 잊고 있는 우리의 안식처인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결론지었다.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쇼핑과 여행이 서민에게도 설렘과 즐거움으로 다가간 것은 지금으로부터 170년 전 19세기 중엽의 일이다. 그 시절에는 가정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바깥세상에서 돌아와 따뜻한 차 한 잔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언제나 집이었다. 이때 파리에 막심 레스토랑과 물랭루주가 생겨나 사람들에게 식사와 여흥을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가정은 따뜻함이 있는 최후의 안식처였다. 사람들은 열심히 번 돈으로 집을 치장했고 멋지게 꾸민 집을 과시하고자 손님 초대에 열을 올렸다.

150년 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문명의 이기가 등장했다. 수세식 화장실, 전화, 자동차, 비행기, 백화점, 근대적 도시가 이 시기에 태어났다. 파리를 시작으로 해서 가로등과 가로수, 분수와 광장, 벤치, 식당과 카페 그리고 백화점이 도시를 만드는 구성 요소로 등장했다. 그 시대 시작된 편의시설은 더 진화해 오늘날 우리 삶을 편하게 만들었지만, 아쉽게도 그 중심에 있는 홈문화는 오히려 중요성이 희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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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벼루를 넣어두던 조선의 대연상 위의 수베개와 수베개 액자가 아름답다. 그 옆에 조선 여인들의 애환이 서린 빗접과 산당화의 아름다운 라인이 돋보인다.
2) 화려한 시누아즈리풍 벽지와 고졸한 조선의 책장, 품격이 돋보이는 향로상, 그리고 그 위 아르누보의 에칭 위스키잔이 나전 목판 액자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 간 소통의 일부분으로 자리했다. 어린 시절, 아침밥과 저녁밥을 식탁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때 나눈 부모님과의 대화는 삶의 지혜와 기준이 되는 인생의 거름이 됐다.

밥상머리 교육은 서양 귀족에게도 중요한 과정이었다. 2층에 침실이 있고 아래층에 식당이 있는 그들에게 아침에 옷을 갖춰 입고 하인의 서빙을 받으며 식사하는 것은 어쩌면 건너뛰고 싶은 번거로운 일과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 전 딸과 아들은 예외 없이 집안 어른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도록 정한 것을 보면 그들도 밥상머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홈문화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필요한 가구와 옷 그리고 편의시설이 있는 공간을 꼽을 수 있다. 가족이 머무는 환경인 집 안 인테리어는 소홀할 수 없다. 요즘은 휴가를 멀리 가지 않고 일명 ‘호캉스’라고 해서 호텔에서 보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집보다 좁은 공간인 호텔이 더 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있어야 할 것과 필요한 것만 제자리에 잘 정돈해서 실내에 배치해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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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 화백의 단색화 그리고 사랑방의 애장품 단문갑, 조선의 초항아리와 아르데코 시대 스털링 홀더 칵테일잔이 서로를 다독이듯 각각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홈문화를 가꾸는 데 정리와 정돈은 매우 중요하다. 집 안 인테리어의 시작은 먼저 필요하지 않은 물건과 잘 쓰지 않는 물건을 수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정리 정돈하는 것에서 집 안 인테리어가 끝난다면 집은 모델하우스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잘 정돈된 집에 우리 집 문화를 곁들일 때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차와 찻잔을 좋아하는 안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차분한 그릇장,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작지만 품격 있는 서재, 자잘한 것을 모으기 좋아하는 딸을 위한 수납장 등은 심플함을 최고로 여기는 트렌드 속에서도 우리 집만의 품격을 보여준다.

가족의 취향을 반영한 인테리어에 세월의 멋을 간직한 앤티크 한 점 덧붙이기를 제안해본다. 우리나라 전통 반닫이나 함을 놓고 소박한 민화 한 점을 벽에 건다면 또 다른 동서양 문화가 조화를 이룬 멋진 공간이 탄생한다.

홈문화를 이루는 다른 요소로 따뜻한 집밥과 함께하는 가족 간의 소통이다. 식구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홈문화와 집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조합이다. 요즘은 바쁘다는 이유로 집이라는 우리만의 공간에서조차 각자 다른 시간에 식탁에 앉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하고 간단한 몇 마디 짧은 대화만 나누다 보니 어쩌다 다 함께 식탁에 앉아도 어색하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경우도 많다. 조금만 서로 일정을 조율해서 함께 식탁에 앉는다면 일상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서로 공감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집밥과 밥상머리 교육, 사랑의 표현과 다독거림은 한 세트일 수 있다. 가족이 매일 함께하기 힘들다면 일주일에 적당한 횟수를 정해 가족 식사시간을 정해보자. 정겨운 식사를 함께 나누다 보면 횟수가 거듭될수록 자연스럽게 대화 양이 많아지고 소통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오늘도 함께 잠들고 함께 깨어나 밝은 햇살을 맞이하는 소중한 가족이 있어 삶은 아름답게 빛난다. 품격 있고 따뜻한 홈문화를 가꾸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 보람 있고 즐거운 여정이다. 그 아름다운 여정을 향해 미소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행복한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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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데코 시대 티파니 런천 접시와 크리스털 커피잔
2) 금박이 아름다운  빅토리안 시대의 신고전주의 양식의 티잔
3) 터콰이즈 블루 색감이 아름다운 센터피스와 티잔(빅토리안)
4) 그리과 금박을 상감기법으로 핸드 페인팅한 디너 접시(아르데코)
5) 실버 톤의 아르데코 시대 디너 접시 위에 레이어드한 빅토리안 시대 개인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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