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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림의 앤티크 스타일 26]따뜻한 홈 문화가 있는 크리스마스

2018-12-25 05:58

글 : 백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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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데코 루비레드 디너접시와 와인잔과 레이어드한 크리스털 샐러드 접시의 조화가 아름답다. 테이블을 장식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는 모두 이고갤러리의 핸드메이드 수공예 작품이다.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은 것을 보니 새삼 연말과 새해가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청명한 하늘과 코끝을 스치는 쌀쌀함이 좋았던 11월도 가고, 무심하게 지나가는 세월의 아쉬움을 분주한 송년행사로 달래게 되는 12월이다. 지나간 시간 중에 아프지 않은 것이 없다지만 바쁘게 살아온 2018년을 떠올리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평안함에 고마움도 느낄 것이다. 그 감사함에 의식이라도 치르듯 성탄절과 함께 온 세상을 예쁘게 장식하느라 백화점에서부터 거리 여기저기도 분주해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도 연말이 다가오면 집안 식구들이 성탄절 준비로 바빴던 기억이 난다. 색종이를 오려 고리를 길게 이어 창가에도 걸고 거실 한가운데에 멋지게 서 있는 트리에도 드리웠다. 형제자매가 넷인 우리 집은 트리를 장식할 때에도 분업이 잘되어서 눈을 나타내는 솜을 뜯는 것은 어린 내가 했고, 그것을 받아 조화롭게 트리를 꾸미는 건 언니가 했다. 그렇게 색종이 고리와 솜눈으로 트리를 장식하고 나면 이번에는 알록달록한 종과 산타할아버지, 선물상자 그리고 지팡이 등이 트리를 환하게 장식했다. 마지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전구줄을 점등함으로써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시즌은 시작되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서양 것이면 무엇이든 선망의 대상이던 시기였다.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산타할아버지 그리고 캐럴은 모두 서양 것으로 그 시대에는 가보기 힘들던 선진문물의 서양은 이상향처럼 여겨졌고, 그래서 성탄절 행사는 더욱 행복하고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이렇듯 설레는 크리스마스를 세상 사람들은 언제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즐기게 되었을까? 빅토리안 시대 중간쯤에 해당하는 1850년대에 행복한 크리스마스 명절의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 사람들은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능력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1850년대에는 중산층에 속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배고픔에서 해방되어 차와 커피, 초콜릿을 즐기기 시작하던 시기다. 산업혁명의 혜택으로 ‘빵에 크림이 떨어지는 시기’라 일컫는 풍요로운 시절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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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앤티크 책장 위에 놓인 김덕기 화가의 크리스마스 풍경 작품과 아르데코 루비레드 와인잔 그리고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가 연말 분위기를 아름답게 연출한다.

귀족만 누리던 여행의 기회가 보통 사람에게도 주어져 패키지 여행상품과 여행자 수표가 등장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따뜻한 가정을 가장 중요시했다. 이때 영국을 다스리던 빅토리아 여왕도 부군인 앨버트공과 4남 5녀를 두며 단란한 가정의 표본이 되었다. 대량생산과 교통의 발달로 풍요로움을 누렸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로 치열한 경쟁 세계가 만들어졌다. 가정은 일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을 위로해줄 따뜻한 안식처로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음습하고 추운 겨울이면 사람들을 위한 즐거운 이벤트가 필요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캐럴, 빈부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명절은 이렇게 탄생했다.

무엇보다 요즘 크리스마스와 같은 분위기를 북돋운 것은 때마침 생겨난 백화점의 영향이 컸다. 1852년 세계 최초 백화점으로 탄생한 파리의 봉 마르셰 백화점은 종교적 의미의 성탄절을 모두가 즐거운 소비 행사로 바꾸었다. 성탄절이면 조용히 성당에 예배 보러 가는 것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이 전부던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에는 집집마다 트리 장식을 하고 아이들에게는 산타할아버지가 되어 선물을 줘야 한다는 걸 가르쳤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기 위해 백화점 바깥에 커다란 트리를 세우고 연일 캐럴을 크게 틀며 진열장을 아이들 장난감으로 가득 채웠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크리스마스 명절은 이미 19세기 중반에 그렇게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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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앤티크 서안 위에 놓인 아르데코 스털링 포트 그리고 이고갤러리의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의 조화가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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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갤러리의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빨간 옷에 흰 수염을 한 산타클로스일 것이다. 여기에 아이들에게 더욱 동화적 로망을 주기 위해 썰매를 탄 산타클로스가 성탄절 이브에 하늘을 날며 굴뚝을 통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미지가 추가된다. 누구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동화적 이미지의 산타클로스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어른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3세기경 살았던 실존 인물인 성 니콜라스 대주교는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성자’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이러한 실존 인물에 1931년 선드블룸이라는 화가가 코카콜라로부터 상업광고 의뢰를 받고 동화적으로 각색한 것이 바로 썰매와 빨간 옷의 흰 수염을 한 산타클로스였다. 19세기 중반 가정의 행복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백화점의 기발한 마케팅 전략 그리고 20세기 초 한 음료회사의 상업적 의도가 만들어낸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는 시작이 무엇이었든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가득한 연말에 우리에게 따뜻한 설렘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11월 중순이 지나면서 거리에는 벌써부터 반짝반짝 연말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올해 여러분 연말 계획은 어떠신지…. 부모님을 위해 콘서트를 예약하고, 근사하다고 평판이 자자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시간을 비워두고, 미뤄둔 공연 관람도 하나쯤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말 이벤트가 모두 집 밖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어찌 보면 우리는 가장 편하고 가장 익숙하고 가장 따뜻한 집을 제외하고 집 밖에서 종종거리며 남이 만들어놓은 재밋거리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이제 바깥이 아닌 안으로 시선을 돌려 한 해를 바쁘게 보낸 나 자신과 나를 가장 아끼고 보듬어준 가족과 가정에 주목하자. 올 연말 준비는 바쁘다는 핑계로 어수선하게 내버려둔 집 안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것이다. 그런 후에 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는 장식품을 한두 개 구입해서 집 안을 꾸며보자. 근사한 은촛대는 없더라도 와인 한잔 기울이기에 어색하지 않은 양초도 한두 개 식탁에 세팅하고,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모셔두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구입한 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버려둔 예쁜 와인잔과 그릇도 모처럼 꺼내보자. 올해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는, 행복 가득한 여러분의 식탁에서 메리크리스마스를 누려보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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