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COLUMN
  1. HOME
  2. COLUMN

[차 한잔하시죠 18]결국은 손주육아?

2018-07-28 14:12

글 : 이창희 편집장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저는 동갑내기인 아내와 27살에 결혼했습니다. 결혼 전 직장을 다니던 아내는 저와 뜻을 같이하여 전업주부를 선언하고 가정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결혼 이듬해 딸을, 15개월 후 쌍둥이 아들을 얻었습니다. 말이 15개월이지 영유아 시절엔 세 쌍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제가 가끔 도와주기는 했어도 젊은 시절 직장에 목을 매고 살아야 했기에 세 아이 육아는 전적으로 아내 몫이었습니다. 당시 아내가 젊긴 했어도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또래 세 아이를 키운다는 건 요즘 영유아 엄마들에겐 상상하기도 힘들 겁니다.

아내는 간혹 저 도움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갈 때 가장 힘들어했습니다. 아이들을 마땅히 맡길 곳을 찾지 못한 아내는 쌍둥이를 앞뒤로 안고 업고, 한 손은 딸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은 기저귀 가방을 들고 병원을 다니곤 했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이런 아내에게 ‘슈퍼우먼’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습니다. 평소 엄마 손을 잡고 잘 걷던 딸이 느닷없이 안아달라고 떼쓰는 날엔 옆구리에 딸을 안고 울면서 병원을 찾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성장하자 저와 아내는 손주 키우는 일로 노년을 보내지 말 것을 다짐하곤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손주 육아를 우리에게 맡기지 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습니다.

이제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마음만 먹으면 손주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데 손주 육아를 맡지 않겠다는 제 의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마 아내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짐작됩니다. 잠잠해질 만하면 운다고, 밥 안 먹는다고, 잠 안 잔다고, 말 안 듣는다고 학대당하다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어린이집 영유아 사망 사건이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으론 아이들에게 ‘손주를 봐주지 않으면 낳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 할 판입니다.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