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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림의 앤티크 스타일 20]차문화와 함께 피어난 로코코 예술

2018-06-16 13:42

글 : 백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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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핸드 페인팅이 아름다운 세브르 디너접시(로코코)
2) 스털링 오버레이 화병(아르누보)
3) 티잔과 티폿세트(19세기 초)
4) 스털링 이단 트레이(빅토리안)
 
매화를 시작으로 꽃들의 릴레이가 시작되더니 어느새 아름다운 신록이 잔치를 열었다. 신록의 잔치에 흠뻑 취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읊조리는 와중에 신록은 벌써 초록으로 변해 여름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한 해의 절반이 되는 6월은 마치 다가오는 고속열차를 보다가 휙 지나가버린 뒷모양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오월 눈에 담아둔 신록의 섬세한 색조와 아름다움은 여전히 우리 머릿속에 남아 그림이나 물건의 색채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름다움을 즐기고 추구하는 것이 사람들 일상이기에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이나 물건도 실용적인 가치가 우선이겠지만, 미학에 호소하는 창의적 예술성을 가미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대하는 모든 물건에는 실상 ‘미학’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다. 요즘처럼 화사한 계절에 결혼식장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데 뒤처질 수 없는 공간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결혼식이 들어갈 것이고, 그래서 그 공간인 결혼식장은 가장 멋진 시설과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결혼식장 시설을 한번 살펴보자. 천장에 번쩍이는 샹들리에, 파스텔 톤 판을 댄 형식의 벽 모양, S자 형태의 번쩍이는 금 장식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연회장이나 결혼식장처럼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공간에서 보이는 이러한 미술 양식은 언제 시작되어 우리 곁에 밀접하게 다가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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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어로 된 초콜릿 잔(로코코)
2) 안이 금도금 된 스털링. 밀크져그(빅토리안)
3) 세브르 디너접시(로코코)
4) 스털링 캔디디쉬(빅토리안)
5) 세브르 캔디쟈(로코코)

바로 빛의 세기라 불리는 18세기부터다. 흔히 로코코나 시누아즈리 시대로 일컬어지는 18세기는 예술이 인류의 소소한 행복을 위해 기여한 최초의 시대다. 바로크 예술사조를 이끌며 무려 72년간 절대왕정을 이끈 루이 14세가 죽자, 장중하고 커다란 무게감에 짓눌려 살아오던 왕족과 귀족은 작고 여리고 은밀한 것에 집중했다. 이 시기는 대항로 발견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이국적인 문화가 귀족들의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와 많은 변화와 즐거움을 주던 시기였다.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친화적인 동양의 문양은 도자기와 비단에 새겨져 유럽인의 미감을 자극했다.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로 왕의 통치력을 과시하려던 바로크적인 예술과 달리 로코코는 섬세한 실내장식과 친밀한 분위기 창출에 주안점을 두었다. 돌로 된 거친 벽 위에 나무판자를 덧대고 멋진 비단 벽지로 마감해 장식했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바로크 시대까지 이어진 거울에 대한 사랑은 촛대와 샹들리에를 폭넓게 사용함으로써 화려함을 더했다. 조개 장식을 뜻하는 프랑스어 ‘로카이유’에서 기원했다고 전해지는 로코코는 경쾌하고 우아한 형태와 무늬를 도자기와 가구에 사용하며 생활의 아름다움에 기여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에 가장 친화적인 방법으로 다가와 18세기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오늘날까지 로코코의 여성스럽고 섬세한 장식은 가장 화려하게 꾸며져야 할 장소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로코코 예술은 인간 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예술의 가장 고결한 임무를 역사상 가장 완벽하게 수행한 사조로 여겨진다.
 
로코코 시대 장식성의 키워드는 S자나 C자로 대변되는 곡선과 파스텔 톤 색감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노니는 연인들의 모습으로 말할 수 있다. 극동에서 들여온 차를 값비싼 도자기에 따라 마시며 아름다운 정원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은 흔한 로코코 시대 풍경화의 한 모습이다. 여기에 덧붙여 남미 식민지로부터 들여온 엄청난 양의 은이 유럽에 풀렸으니 상업과 무역은 융성하고 그것을 통해 부를 축적한 중상공인들은 과학과 문화 그리고 정치를 후원하기에 이른다. 17세기 갈릴레오에 이어 18세기 뉴턴의 등장은 고전역학을 완성하고,  18세기는 빛의 세기라 불릴 만큼 인류가 몰랐던 많은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시민들은 과학 발전과 더불어 자신의 능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존감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권리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자유 평등 박애에 대한 생각을 키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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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튼사의 티 트레이(로코코)
2) 세브르 핀디쉬(로코코)
 
18세기에는 왕족과 귀족을 넘어 중상공인들이 여러 가지 과학문명과 함께 동양의 새로운 문물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17세기에 이어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동양의 자기였다. 진흙에서 투명하게 빛나는 백색 자기로 변신하는 놀라운 과정은 그들에게 신비롭기도 했지만 너무나 강력한 문화충격이었다. 고급 문명의 산물인 자기와 함께 유럽인을 매혹시킨 것은 세 가지 이국적인 음료였다. 바로 차, 커피 그리고 초콜릿이다. 영국의 음습한 기후는 값비싼 도자기에 찻잎을 따뜻하게 우려먹는 관습을 왕족과 귀족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게 했다. 다른 어떤 음료보다 차가 유행한 영국과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커피와 초콜릿이 유행했다. 커피에 설탕을 듬뿍 넣고 우유를 탄 카페오레는 18세기를 상징하는 발명품 중 하나였다. 18세기 파리 거리에는 요즘 우리가 흔히 보는 풍경이 그렇듯 거리마다 카페가 즐비했다. 공원 주변에는 밖에 의자를 내놓고 커피를 파는 노천카페가 즐비했고, 사람들은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커피는 18세기 사람들에게 만병통치약이었다. 잠 못 들거나 소화가 안 될 때, 피로감이 몰려올 때에도 커피는 보약처럼 즐기던 든든한 음료였다. 커피 이외의 음료로 초콜릿에도 열광했는데 당시 초콜릿은 요즘처럼 딱딱한 형태로 먹었던 것이 아니라 음료처럼 걸쭉한 상태로 마셨다. 카카오 가루에 설탕을 듬뿍 넣고 우유나 물에 타 마시던 초콜릿 음료는 커피보다 고급이어서 성공한 부르주아와 귀족이 애용했다. 고급 음료들은 따뜻한 상태로 서빙되었기에 쉽게 식지 않는 스털링 주전자가 부자들의 티파티에서 빠지지 않는 물건으로 등장했다. 당시 중산층 이상 파리 부르주아들은 아침마다 카페에서 초콜릿을 배달시켜 마셨다. ‘레모네이드 소년’이라 불리던 소년이 음료를 담은 주전자를 들고 와서 직접 서빙하기까지 했으니 18세기나 현대에나 음료에 대한 열망과 사랑은 여전한 듯 여겨진다.
 
현대를 사는 우리 역시 하루를 지내며 많은 음료를 마신다. 출근길에 일회용 커피잔을 들고 바쁘게 일과를 시작하고, 근무 중이거나 식사 후에도 간단한 마실거리로 커피나 차를 편리하게 이용한다. 이 음료들이 옛사람들이 아름다운 도자기 잔에 담아 만병통치약 대우를 하며 아껴 마시던 차와 커피임을 알고 있는지. 바쁜 일상이지만 어느 날 하루쯤은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찻잔에 모닝커피를 담아 하루를 계획하는 여유를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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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고전주의 양식 패턴의 초콜릿 잔(로코코)
2) 핸드 페인팅이 아름다운 초콜릿 잔(로코코)
3) 핸드 페인팅이 아름다운 초콜릿 잔(로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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