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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림의 앤티크 스타일 18]현대적 미학의 시작, 아르데코

2018-04-21 14:15

글 : 백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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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핑크와 그린의 조화가 아름다운 와인잔(아르누보)
2) 골드오버레이 디너접시(아르데코),크리스탈 샐러드 접시와 스프볼이 레이어드 되어있다(아르누보)
3) 진달래가 아름다운 스털링 오버레이 화병(아르누보)
언제부턴가 심플, 블랙, 모던은 마치 세트처럼 함께 다니며 우리의 집과 레스토랑, 카페 인테리어를 도맡아 담당하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로 된 건물과 아파트 모델하우스 실내 또한 미니멀리즘과 단색조의 인테리어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영화관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대형 프랜차이즈 극장의 인테리어가 모두 기하하적인 패턴의 장식과 회백색 벽 그리고 철제 프레임으로 꾸며진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주변 상업공간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차가운 직선의 매끄러움이 특징인 인테리어 경향은 모두 아르데코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아르데코는 언제부터 심플과 블랙, 강한 색상의 대비를 나타내며 모던함을 대변하게 되었을까.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인테리어와 식탁 세팅은 아르데코 예술의 전형을 나타낸다. 영화 배경은 1920년대 후반으로, 이 시기는 인류가 오랜 신분제도에서 벗어나 경제가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며 중산층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던 시점이다. 전통과 역사 속에 살던 귀족층에서 신흥 상공인으로 문화 주체가 자리를 바꿈에 따라 인류의 소비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18세기부터 유럽에 불어닥친 중국풍과 일본 열풍은 유럽을 꽃과 식물, 물고기 등 자연을 모티프로 하는 아르누보 시대로 이끌었다. 아르누보는 연속적인 곡선을 강조하며 귀족풍의 화려한 형태가 특징이었다. 수공예를 숭상하며 장식적이던 이 예술사조는 산업화로 인한 대량생산과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 복잡함으로 인해 쇠퇴한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기계 생산과 어울리며 직선적인 형태와 반복되는 패턴으로 표현되는 아르데코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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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랙과 오렌지 금도금과 스털링 라인을 기하학적 무늬로 표현한 쎈터피스접시(아르데코)
2) 신고전주의 양식의 무늬를 스털링 오버레이로 새겨넣은 크리스탈져그(아르데코)
3) 한정판으로 2000년대에 판매된 아르데코풍의 크리스탈 와인잔
4) 오닉스에  기학학적 스털링 라인을 새겨넣은 센터피스 접시(아르데코)
5) 스털링과 흑단의 조화가 아름다운 촛대(아르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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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털링 티캐디 스픈(아르데코)
2) 가장자리에 스털링이 두껍게 오버레이된 기하학적 무늬의 디너접시와 그위에 레이어드 된 오닉스 샐러드 접시(아르데코)

20세기 초에 처음 겪었던 세계대전은 사람들의 생각에 많은 변화를 주었고, 자동차로 시작된 교통혁명은 1900년대 초 비행기의 등장으로 대륙간 이동이 수월해졌다. 자유로운 여행과 풍요로운 삶에 대한 장밋빛 희망으로 사람들은 한껏 들떴고 더 풍요로운 소비를 위해 수공예보다는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선호되었다. 아르데코 양식의 밝은 표면과 기하학적인 무늬는 반복 가능한 기계 생산을 가능케 했고, 이는 모든 분야에서 역동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던 미국의 사회현실과 잘 맞아떨어졌다. 세계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뉴욕에서 아르데코는 더욱 급속히 퍼져 나갔는데 여기에는 1920년대 등장한 텔레비전과 영화의 보급이 큰 역할을 하였다. TV와 영화에 등장하는 아르데코 실내장식과 테이블웨어는 모든 사람이 추종하는 디자인이 되었고, 곧 심플함이 현대적 아름다움으로 인식되었다.

알퐁스 무하의 포스터에서 보듯 아르누보 시대의 색조는 엷은 파스텔 톤이지만 아르데코 시대에는 검정, 회색, 녹색의 조합과 갈색, 크림색, 주황의 조합으로 강렬한 색조가 주류를 이루었다. 1925년 이집트의 투탕카멘 무덤 발굴과 아즈텍 문명의 재발굴은 아르데코에 이국적 취향을 가미하였다. 상아, 진주, 옻칠 등 이국적 재료를 많이 썼으며 흑단, 마호가니처럼 값비싼 목재를 사용했다. 기하학적인 형태와 반복되는 패턴은 이 시대 지어진 건축의 실내장식과 다양한 테이블웨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르데코 시대에 만들어진 티포트, 트레이, 커틀러리의 손잡이는 상아로 장식된 것을 종종 볼 수 있고, 디너접시 또한 은과 흑수정 등으로 장식되어 강렬한 색의 조화를 나타낸다. 보통 그릇의 가장자리에 짙은 색감의 라인을 둘렀고 기하학적 문양 혹은 추상적인 문양을 많이 표현했다. 은 세공 예술가 장 퓌포카과 함께 유리공예가 르네 랄리크, 가구 예술가 에밀자크 룰만, 스테인드글라스 스탠드로 유명한 찰스 루이스 티파니, 여성을 코르셋으로부터 해방시킨 코코 샤넬 등이 아르데코 시대를 빛낸 프랑스의 예술가들이다. 장 퓌포카는 매끄러운 표면과 기하학적인 문양에 기초를 두고 있고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여 단정하고 현대적인 형태를 추구했다. 상아와 오닉스 장미목 등 귀한 재료를 사용하였고 스털링이나 금을 도금하는 기법을 선호했다. 르네 랄리크는 귀족 여성만의 오랜 전유물이던 향수병 제조법에 획기적인 방법을 도입하여 많은 여성이 향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다양한 글라스 제품을 통해 표현된 그의 예술세계는 아르데코라는 심플한 라인을 통해 아름답게 피어났다. 상어가죽, 거북이 등껍질, 상아 등 아주 귀한 소재를 사용한 에밀자크 룰만의 가구는 거의 100년이 지난 현대에 와서도 심플함과 세련됨에 매혹된다. 이러한 아르데코 예술은 그 시기가 2차 세계대전 전에 끝난 것으로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남아있다. 우리가 쓰는 많은 일상용품이 심플한 직선의 아르데코 라인이고, 멋진 인테리어로 우리를 유혹하는 많은 레스토랑과 극장, 카페의 실내가 모두 블랙과 직선을 추구하는 아르데코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현대에 누리는 모든 조형의 아름다움은 진정 아르데코에 그 오리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직선의 단순미와 단색의 조화로 표현되는 아르데코의 미니멀리즘은 우리 고유의 가옥 형태인 한옥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옥은 흰색 한지를 바른 실내 배경 속에 짙은 밤색 계통의 목가구와 기둥이 소박하고 담백한 조화를 이루도록 꾸며졌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미니멀한 멋스러움은 현대적 아름다움으로 인식되는 심플함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는 것으로 늘 우리 곁에 있어온 정서다. 모든 생활이 편리함을 위주로 맞춰지고 그러한 여건을 배경으로 아르데코의 기조는 우리와 만족스러운 동행을 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소비사회를 맞이한 현대사회의 문화적인 주류를 만들던 아르데코는 1980년대, 90년대 대중문화에서 모던을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다시 등장하여 오늘날까지 우리 주변 공간을 세련되게 꾸미고 있다. 현대의 바쁜 생활과 잘 부합하는 심플함과 미니멀리즘을 마다할 것은 아니지만 그 한 모퉁이 어딘가에 고졸한 우리의 전통가구 하나로 시간의 멋을 내어보는 것도 행복한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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