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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하시죠 14]누구와 살고 계십니까?

2018-03-25 13:14

글 : 이창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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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봄입니다.

휴일에 거리를 걷다 눈에 들어온 한 쌍의 중년남녀를 보고 웃음을 피식 흘렸습니다. 남자의 두어 발짝 뒤에서 여자가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는 모습을 보니 ‘틀림없는 부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외출 시 손잡고 다니는 중장년 부부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한 쌍을 금슬 좋은 부부가 아닌 ‘불륜’으로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으로 18년째 투병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가 부부들을 상대로 재미난 실험을 해봤답니다. 결혼한 지 2주 된 부부와 2년 된 부부를 대상으로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알아봤다는 겁니다. 그랬더니 (필자도 예상한 대로) 2주 된 부부가 서로를 가장 많이 알더라는 겁니다. ‘오늘은 뭘 하고 있을까.’ ‘밥은 먹었을까.’ ‘오늘은 왜 얼굴 표정이 어두울까.’ 처음에는 이렇게들 관심을 가지다가, 결혼 2년 차쯤 되면 ‘또 인상 쓰고 들어오네, 자기만 힘들었나’ 하면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이는 상대방이 자기를 엄마처럼 잘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즉, 상대에게 뭔가를 절실히 원하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으니 상처를 입고 서로 문을 닫으며 그렇게 점점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관심이 멀어지면 상대와의 거리도 멀어지는 법입니다. 김 전문의가 올해 출간한 <당신과 나 사이>에서 상호 거리에 따른 사람들 간의 관계를 소개했습니다. 누구든 어느 한 사람이라도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0~46㎝)에 있는 이들은 ‘가족’ 또는 ‘연인’이고, 양쪽 두 사람이 팔을 내밀어야 닿을 수 있는 거리(46㎝~1.2m)에 있으면 ‘친구’, 접촉할 필요 없이 서로 동태만 파악할 수 있는 거리(1.2~3.6m)에 있으면 ‘회사(조직)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2주 된 부부의 거리는 거의 제로(0)에 가깝습니다. 집이든 밖이든 항상 붙어 다닐 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알아주기는커녕 상처만 입히면서 거리가 벌어집니다. 친구 정도의 거리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 이상의 거리에서 남남처럼 살고 있다면 끔찍한 일이겠죠.

여러분은 누구와 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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