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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기자의 여성, 스타일 그리고… 12]진짜 ‘어른’ 되기

2018-01-28 11:40

글 : 전영미 기자  |  사진(제공) :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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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쓸데없이 후배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시즌 1에 출연했던 83세 아르바이트생 신구도 그랬다. 그들은 손자뻘인 어린 배우들에게 자신의 과거나 이력을 들먹이기보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14.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 <윤식당 2>. 이 프로그램이 인기인 것은 기획 의도대로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꿈꾸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착한’ 예능이기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해외여행을 하듯 아름답고 이국적인 식당을 배경으로 요리를 만들고 서빙을 한다.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의 반응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민하고 시크한 이서진, 예의 바르고 사랑스러운 정유미, 성실하고 싹싹한 박서진까지 젊은 출연진이 엮어내는 이른바 ‘케미’는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을 보게 하는 몰입의 중심에는 윤식당의 사장님, 윤여정이 있다.

그의 표현대로 봉두난발을 하고는 좁은 주방에서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손님들의 반응이 궁금해 때로는 직접 테이블을 찾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야미(yummy)!’를 외치는 72세의 여배우. 대체 불가의 이 여배우는 성실하고 부지런한데다 쿨하고 세련된 매력을 지녔다. 그 나이대 어른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꼰대’가 아닌 진짜 ‘어른’이다.

누구나 어른이 된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과거, 어른이라는 존재는 배움이나 존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의 시대, 어른들의 가르침이나 지식은 필요 없는 세상이 돼버렸다. 키워드만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가 흘러넘치니 아랫사람에게 훈계조로 말하는 어른의 불편한 도움 따위는 필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과거를 들먹이며 잘난 척하는 어른을 보는 것만큼 꼴 보기 싫은 것도 없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로 아랫사람들에게 어른 대접받으려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사실 우리 시대 어른들은 급속한 산업화 속에서 개인의 행복보다는 집단주의나 서열주의를 우선시해왔다. 그것이 그 시대 목표를 위한 가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개인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시대다. 스스로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과거의 것을 고집하다 보면 점점 도태될 뿐이다.

우선 관대해져야 한다. 나이만 많은 게 아니라 실제로도 가진 게 많다. 연륜과 지혜, 여유까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시간의 겹이 많이도 쌓이지 않았는가. 나를 위하기보다는 우리를 위하고, 내가 잘났다고 말하기보다 아랫사람이나 주변 사람의 덕이라고 공을 돌려야 한다. 유쾌한 기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늘 화를 내고 짜증 내는 사람 옆에 누가 있고 싶겠는가. 그런 사람은 대개 자신이 존경받지 못한다는 열등감이나 아랫사람에게 처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늘 기분 좋은 컨디션으로 아이나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여정은 쓸데없이 후배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시즌 1에 출연했던 83세 아르바이트생 신구도 그랬다. 그들은 손자뻘인 어린 배우들에게 자신의 과거나 이력을 들먹이기보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일도 열심이다. 후배들을 부리기보다 뭐든 스스로 알아서 한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것을 안다. 또 연륜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위트가 있다.

오늘 아침, 방학 내내 곰처럼 빈둥빈둥하는 예비 중3 아들에게 엄마라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이유로 한껏 유세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커서 뭐 될래? 나는 니 나이 때 인문학 책 100권 읽었다. 그 성적으로 ‘인서울’은 하겠니?” 아들이 대답한다. “저는 50세까지 열심히 일하고 그 후에는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요. 이번 방학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고요, 공부는 잘하겠다는 약속은 못 하겠지만 열심히는 해볼게요.”

나도 꼰대가 되기 전에 ‘어른’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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