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COLUMN
  1. HOME
  2. COLUMN

[차 한잔하시죠 12]마초맨의 ‘대화가 필요해’ 도전기(1)

2018-01-27 10:48

글 : 이창희 편집장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KBS2 드마라 <아버지가 이상해>
여성지 편집장인 저는 아내로부터 “여성을 제대로 모르면서 어떻게 여성지 편집장을 하느냐”며 늘 핀잔을 듣는 전형적인 마초맨입니다. 여성지를 맡은 지 6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말을 듣는 게 (속으론 끓지만) 창피해 출판된 지 20년이 넘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으며 ‘아! 이런 거였구나’를 연발했을 정도니까요.

기필코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겠다며 지난 연말부터 포털사이트의 ‘여성이 더 많이 본’ 뉴스를 관심 있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여성의 가족애가 남자보다 얼마나 강한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멀쩡히 주민 살아있는데”… 37명 사망신고/ 신고만 제때 했어도… 잔혹한 ‘화장실 폭행’ 방치됐다/  “엄마에게 알리지 마”… 어린 딸 6년간 강제추행·성폭행/ 30대 여성 모텔 추락사… 같이 투숙한 남성 입건/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딸 보낸 母… 사진 공개 찬반논쟁/ 준희양, 여러 차례 압력에 의한 쇼크사 추정/ 제주 어린이집 68명 식중독 증세… 이틀간 휴원/ 엄동설한에 내쫓긴 여인… 비정한 병원/  ‘백화점 천국’ 일본의 백화점들이 문 닫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이 있던 1월 18일 ‘여성이 더 많이 본’ 뉴스 톱10 목록입니다. 남성이 치열하게 본 정치, 북핵, 가상화폐, MB 성명 등 관련 뉴스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성남’ ‘금성녀’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 등 거대 담론에 빠져 허우적대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우리 가족이 해를 입을 수도 있는 사건 사고, 날씨’ 등에 늘 관심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가족들에게 ‘가족애를 드높이는 해’로 만들 것을 카톡으로 선언한 저는 1월 7일(일요일) 그 역사적인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시간엄수, 휴대폰 지참금지, 1주일간 자신에게 벌어진 소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머릿속에 정리해 오기 등을 주말 가족식탁의 규칙으로 삼았습니다.

이런 식의 자리가 처음인 만큼 금세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데 가족들의 말문을 열겠다며 제가 가족식탁 대화를 이끌어간 게 문제였습니다. 제가 막내를 가리키며 “너부터 얘기해봐”로 시작된 식탁에서의 대화는 이내 지적과 훈계로 이어지면서 역대 최대 위기의 식탁으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1월 14일(일요일) 두 번째 가족식탁에서는 가족들의 표정이 여전히 어둡기는 했지만 진심으로 자기의 말을 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입니다. 한두 번 더하면 가족 모두 친구들에게 얘기하듯 표정과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마음에 담아둔 진한 가족애를 행동으로도 보여줄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두 번째 자리의 반전은 아내의 뼈 있는 조언 덕이었습니다. 첫 자리 직후 아내와 저는 이런 말을 나눴습니다.

“(가족) 대화를 (부서) 회의하듯 진행하면 안 된다는 거 알지?”

“응, 알았어.”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