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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기자의 여성, 스타일 그리고… 11]나도 그렇게 이별할 수 있을까?

2017-12-31 11:05

글 : 전영미 기자  |  사진(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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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남편의 품에서 잠들 듯 죽음을 맞는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남편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반평생을 함께해온 두 사람은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여보! 나 예쁘면 뽀뽀나 한 번 해주라.”

죽음을 앞둔 아내가 말한다. 남편은 아내와 입을 맞춘 후 대답한다.

“고마웠다, 인희야.”

다음 날 아내는 남편의 품에서 잠들 듯 죽음을 맞는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남편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반평생을 함께해온 두 사람은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지난해 겨울, 21년 만에 리메이크되어 세상에 다시 찾아온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여전히 아름답고,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시대가 변해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임에도 가족을 통해 인생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세속적이지만 여전히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월의 흐름만큼 드라마의 많은 요소들은 달라져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미, 나문희와 주현에서 원미경과 유동근으로 바뀐 주연 배우들 그리고 무엇보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나의 관점이었다. 21년 전에는 딸(최지우 분) 입장에서 드라마를 시청했다. ‘엄마는 왜 그렇게 살까? 왜 그렇게 희생만 하고 살까? 억울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젠 내가 바로 그 엄마(원미경 분) 입장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가족이 소중해서였다. 엄마의 헌신은 그래서였다는 걸 이젠 어렴풋이 알겠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동반자인 남편, 이기적이지만 세상에 또 다른 나인 딸, 철없지만 내 뱃속에서 나온 아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다. 무엇보다 부부의 잔잔하면서도 충만한 사랑은 오래도록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이별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마음은 무뎌지고 미움은 쌓여간다. 세월의 깊이만큼 회복도 쉽지 않다. 마음은 아닌데 나가는 말이 곱지 않다. 결과도 없는 다툼을 반복한다. 관계는 점점 병이 든다. 병이 든 관계는 서로를 계속 아프게 한다.

행복한 부부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그들은 서로를 ‘인정’한다. 상대를 그 자체로 인정한다. 성격을 바꾸라고, 습관을 바꾸라고 종용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데 더 집중한다. 또 그들은 서로를 ‘존중’한다. 그들 역시 싸우고 화내고 어려운 순간들을 맞지만 쉽게 회복된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독립’적이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부부가 되었지만 서로 각자가 하나의 인격체임을 잘 알고 있다. 상대에게 의지하고 의존하기보다 자아에 충실하다. 그런 관계는 동등하면서도 만족감이 높다.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만히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내 안에 상처받은 아이가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불신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은지, 무엇을 해도 시큰둥한 무기력 상태는 아닌지…. 그렇게 나를 유심히 살펴보고 좋은 것은 발전시키고 나쁜 것은 바로잡으면 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면 누구와의 사랑도 기껍고 행복할 것이다.

아마 인희(원미경 분)도 자신을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남편에게, 가족에게 사랑과 헌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녀 인생에서 가족의 행복은 그녀 스스로의 선택이자 기쁨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생이 끝나는 순간, 남편의 ‘고맙다’는 말로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그녀는 진정 행복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이별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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