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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美답 17]나만의 ‘자존감 지지대’를 만들자

2017-12-02 12:10

글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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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자들이 창업을 가장 많이 하는 나이가 40대다. 20대는 환상이 있다. 남편이 내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주지 않을까. 30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남편이 뭔가 해낼 것 같은 기대가 남아 있다. 그러다 40대가 되면 비로소 현실을 깨닫는다. 우리 집에서 내가 제일 쓸모 있구나. 내가 직접 벌어야겠다.

사실 여자 나이 40대는 창업하기 좋은 나이다. 한 인간으로서 무르익어 똑똑하고, 저력도 있고, 기운도 넘친다. 내 주변에도 40대에 창업한 여성 CEO가 참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공통점은 30대부터 나를 키우는 연습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30대에 나를 성장시키는 데 생소하면 40대에는 더 생소해진다. 어차피 나이 들수록 아이들은 떠나고 내 시간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다. 그럴 때 나를 어떻게 데리고 살지 모르면 자연히 외롭고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스스로 크는 연습을 해보자. 대단한 것을 하라는 게 아니다. 당장 나가서 돈을 벌라는 얘기도 아니다. 말 그대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취미면 된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던 재능도 발견하고, 어떻게 하면 잘되겠다는 방법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취미라고 절대 얕볼 게 아니다.

살다보면 수없이 흔들리고 내가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건 전업주부든 워킹맘이든 똑같다. 일하는 여자도 생계를 위해 죽도록 뛰긴 하는데 가끔 돌아보면 쓸쓸하고 뭐하고 살았나 싶다. 전업주부도 때때로 내가 쓸모없게 느껴지고 아무도 대접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때마다 나를 붙잡아주는 힘이 필요하다. 그건 옆집 여자가 확인해주는 것으로는 안 된다. 자존감은 옆집에 있지 않다. 자존감이라는 건 남의 몸에서 꺼내 쓰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꺼내 써야 한다. 그러려면 스스로를 보면서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낄 수 있는 거울 같은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걸 하는 동안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몰입할 수 있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나만의 ‘자존감 과목’이 적어도 두 개는 필요하다.

하나만 하다보면 금방 싫증 날 수 있다. 하다보면 내 재능과 너무 멀어서 하면 할수록 오히려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럴 때 갈아타야 되니까 이왕이면 두 개 정도는 있는 게 좋다. 공부든, 운동이든, 취미든 무엇이라도 좋다. 나만의 자존감 과목을 계속 키워가다보면 나중엔 그것이 내 든든한 ‘자존감 지지대’가 된다.

내게는 그것이 패션과 영어다. 3년 전, 아이 숙제를 도와주기 위해 산 재봉틀이 지금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이 됐다. 처음에 에코백부터 만들던 재봉틀로 지금은 코트, 원피스 등 내가 입는 모든 옷을 다 만든다. 지난해에는 미혼 엄마들을 도와주는 비영리 패션 브랜드 ‘리리킴’도 만들었고 스스로 수석디자이너 명함도 만들었다. 살면서 피곤하고 지칠 때 나는 어김없이 나만의 작업실로 가서 옷을 만든다. 그러다보면 피로가 싹 풀리고, ‘나 정말 괜찮은 여자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하나는 영어다. 영어야말로 모든 사람의 평생 숙제이지만 나에게는 해외에서 강의하고 싶다는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재료다. 매일 30분, 1시간이라도 영어를 스케줄에 꼭 넣고 다니다보니 이제는 안 들리던 말도 들리고, 안 해보던 얘기가 저절로 나올 때도 있다. 그렇게 내가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영어가 있어서 일상이 조금은 풍요로워진 느낌이다.

삶이 힘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양손에 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지대. 이게 있으면 삶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애들이 속 썩여도, 남편과 싸워도, 나이가 들어도 쓰러지지 않고 중심을 잡아준다. 오히려 나이 들수록 나에게 맞는 아우라와 품격을 만들어준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존감 지지대를 양손에 잡고 매일 일어서자. 그 힘으로 꼿꼿하게 나를 일으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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