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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기자의 여성, 스타일 그리고… 09]여자의 적은 여자?

2017-10-29 10:39

글 : 전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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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못생겼는데 남편 사랑 듬뿍 받는 이웃집 여자도 부럽고, 우리 애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를 둔 아랫집 여자도 부럽다. 그런데 가만 보면 여자들만 그런다.
tvN 수목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세 명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재벌 2세 딸이라 돈은 차고 넘치지만 그것 말고는 가진 게 없는 이요원(김정혜 역). 대학교수 아내라 명예는 있지만 자존감이 없는 명세빈(이미숙 역). 재래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면서 훈훈한 가족애는 있지만 돈이 없는 라미란(홍도희 역).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첫 회 2.9%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2회는 그 두 배가량인 4.6%를 찍었다. 케이블 채널 시청률이 이 정도면 대박 조짐 드라마다. 그런데 이 세 명의 아줌마가 모여서 도대체 뭘 하는 걸까? ‘가성비 좋은 복수극’을 꾸민단다. 살인이나 폭력은 위법이니 해서는 안 될 일이고, 뭔가 상대를 골탕 먹이는 귀여운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품앗이로. 이 얼마나 기발하고 경쾌한 발상인가. 사실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보는 상상 아닌가.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서는 눈치도 없이 큰소리로 코를 골며 자는 그 인간의 코에 솜을 구겨 넣고 싶었던 일, 실컷 부부 싸움을 한 다음 어이없게도 밥을 달라니, 그 인간이 먹을 찌개에 상한 두부를 넣고 싶었던 일 등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상상으로나 그리던 일을 그녀들이 해보이겠다는 것이다.

복수가 뭔가? 해(害)를 받은 본인이나 그의 친족 또는 친구 등이 가해자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해를 돌려주는 행위다. 물론 현대 법률에서는 일체의 사적인 복수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범죄 수준이 아니라면 뭐 큰 문제일 게 있겠나. 억울하고 약한 사람끼리 도와서 약 좀 올리겠다는데. 헌데 드라마의 매력은 이뿐 아니다. 이 드라마에는 이른바 ‘워맨스(womance)’가 있다. 워맨스는 워먼(woman)과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다. 주로 창작물에서 여자들 사이 진한 우정과 유대를 일컫는 표현이다. 생각해보면 남자 간 진한 우정과 유대를 다룬 일명 ‘브로맨스’ 작품은 많지만 워맨스를 다룬 작품은 많지 않다. 이는 여자들 간 감정은 우정보다 질투라는 측면이 더 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루이 14세는 “여자 둘을 화합시키느니 전 유럽을 화합시키겠다”고 했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한 여자의 결점을 찾으려면 그녀의 친구들 앞에서 그녀를 칭찬해보라”고 했다. 유럽까지 갈 것도 없다. 조선시대, 왕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왕실 여인들 간 시기와 음모가 극에 달했던 내명부나 오늘날 고부갈등을 생각하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어떤 학자는 좀 더 우월한 남성 유전자를 받기 위해 자신보다 나은 여성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어떤 학자는 여자 역시 남자들과 똑같은 욕망과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만 남자만큼 신체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간접적인 폭력을 통해 공격성을 표출하도록 진화해왔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어떤 학설이 사실이든 간에 결론적으로 여자들은 자기들끼리 감정적으로 싸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보다 못생겼는데 남편 사랑 듬뿍 받는 이웃집 여자도 부럽고, 우리 애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를 둔 아랫집 여자도 부럽다. 그런데 가만 보면 여자들만 그런다. 남자들은 그런 게 없다. 그 놈은 배경이 좋잖아, 그 놈은 마누라 잘 만났잖아 하며 쿨하게 인정한다. 그뿐이랴. 강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기 이를 데 없다. 약육강식의 법칙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관대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가 남자들이다.

이제 여성호르몬 분비도 전 같지 않은 나이에 접어든 우리에게 질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재미있게만 살아도 짧은 게 인생이라는데 남의 편인 남편 대신, 저 혼자 큰 줄 알고 조만간 품을 훌쩍 떠날 자식 대신 내 마음에 좋은 벗을 들이자. 무릇 좋은 벗이란 서로 믿음이 있고 사랑하며 공경하는 사이다. 지적 호기심과 자극도 함께 주는 사이다. 그리하여 인생의 진리를 함께 찾아가는 관계다. 만나고 돌아서면 뭔가 불쾌하고 좋지 않은 에너지를 주는 관계는 과감히 정리하자. 공통분모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이요원이, 라미란이, 명세빈이 서로에게 기꺼이 좋은 벗이 돼주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 좋은 벗들을 만들어보자. 그 벗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 삶은 행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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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edora  ( 2017-11-01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여자들만 다른 여자들을 부러워하고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쿨하게 인정한다라는 건 대체 무슨 말인가요? 내명부 등에서 왕실 여인들이 암투를 벌였다면 남자들은 당파를 이루어 싸웠습니다. 고부갈등도 부계사회가 아니라 모계사회라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들이 특별히 남자보다 동성을 질투한다기보다는 오랜 시간 남자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되었던 문화적 배경에 의해 자신의 생존을 위한 거라 생각합니다. 이 칼럼을 쓰신 분도 여성인 것 같은데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기사 좀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