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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기자의 여성, 스타일, 그리고… 07]이효리처럼

2017-08-27 10:02

글 : 전영미  |  사진(제공) : 이효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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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 그놈이죠. 이걸 모르고 배우자에게 새로운 걸 기대하면 문제가 생겨요.” 대부분의 부부 관계가 상대에게 뭘 기대하거나 변화시키려다 틀어진다는 걸, 심지어 절대 바꿀 수도 없다는 진리를 결혼 4년 차 주부가 벌써 안다.
이효리는 철학자다. 철학이 뭐 별건가. 인생의 진리를 추구하고 깨닫고 영혼을 잘 가꾸면 그게 철학이지. 6년 만에 돌아온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섹시 디바가 아닌, 아름답고 지혜롭게 나이 들어가는 인간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차근차근 내려가는 내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 슈퍼스타는 모든 상황들을 쿨하게 인정하고 선택한다. 섹시한 퍼포먼스 대신 자신의 삶을 닮은 음악을,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 대신 로브(무릎 아래까지 오는 길이의 느슨한 가운)와 민낯을. 그런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근사하고 감동적이다. 부부 관계도 그렇다.

“그놈이 그놈이죠. 이걸 모르고 배우자에게 새로운 걸 기대하면 문제가 생겨요.”

대부분의 부부 관계가 상대에게 뭘 기대하거나 변화시키려다 틀어진다는 걸, 심지어 절대 바꿀 수도 없다는 진리를 결혼 4년 차 주부가 벌써 안다. 안타깝게도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평균적으로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만 열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 시기가 지나면 사랑호르몬들이 사라지면서 눈에서 콩깍지가 벗겨진다.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된다. 내재돼 있던 불만들이 쏟아진다. 뭐든지 상대 탓이다. 싸우다 싸우다 심드렁해진다. 게다가 부부생활은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나 시댁의 팔촌 조카 결혼식 등 집안의 대소사로 가득한 ‘생활’ 그 자체다. 낭만적일 리가 없다. 그래서 열정이 끝난 부부 사이에는 ‘노오력’이 필요하다.

이 ‘노오력’을 위해서는 먼저 남녀의 에로스적인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부는 사랑으로만 사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세상에 둘도 없는 인간관계다. 그런 관계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니 관계부터 리셋하자. 남편을 나의 보호자나 잔소리의 대상이 아닌 ‘남자사람친구’로 생각하는 거다. ‘남자친구’가 아니라 ‘남사친’이다. 남자친구에겐 날 좀 더 사랑해달라고, 명품 가방 사달라고 해도 된다. 아직도 나만 보면 설레고, 어떻게든 좀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애달아하는 그니까. 그러나 남사친에겐 그러면 안 된다. 친구니까. 함께 맛집을 다니고 시간이 맞으면 기꺼이 여행도 함께 간다. 아프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위로해주고 좋은 일이 있을 땐 누구보다 먼저 기뻐해준다. 또 할 말이 있을 땐 친구가 기분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하고 고민이 있을 땐 진지하게 자문을 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와는 별개로 나만의 시간을 자주 갖는다. 결국 인생은 자아를 찾아 홀로 떠나는 여행이니까.

최근 출간된 <어쩌자고 결혼했을까>의 저자이자 일본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권위자인 오카다 다카시 원장은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 이론을 흥미롭게 해석했다.

“부부생활이 생식과 육아라는 의미를 갖는 시기는 8단계 중 ‘장년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생식이라는 역할을 끝내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바로 자아 완성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는 시기로, 에릭슨은 이를 ‘노년기’라 불렀다. 오늘날에는 이 기간이 매우 길어졌다. 특히 여성은 이 시기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식력이 없어지고 난 후에도 절반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40대 후반인 필자의 경우 자녀 양육이라는 인생의 큰 숙제를 반쯤 이상 풀었다. 그러니 얼마 후면 30년 이상의 자유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그때의 시간과 공허감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다시 이효리로 돌아가 보자. 이효리는 앨범 발표 후 부담을 느끼는 후배 아이유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일 멋있을 때 떠나면 오히려 내 마음이 더 편할 텐데. 조금씩 나이 든 모습이 나가고 후배들한테 밀리는 모습, 그걸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거든. 지금도 완전히 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근데 사람이 흔들릴 때 뭔가 의지할 게 있잖아. 나는 그게 요가랑 차야. 그리고 상순 오빠.”

우리에겐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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