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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美답 12]넌 네가 착하다고 생각하니?

김미경의 인생미답 열두 번 째.

2017-06-03 10:42

글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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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기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얼마 전에 우리 회사 직원한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넌 네가 착하다고 생각하니?”

“굳이 따지자면 그렇죠. 남한테 피해는 안 주잖아요.”

“넌 네가 혹시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니?”

“에이, 그건 아니죠. 나쁜 짓 한 게 없는데요.”

“그럼 나쁜 짓 안 해서 나쁜 사람 아니면 마찬가지로 착한 일을 해야 착한 사람 되는 거 아냐? 나쁜 짓 안 하면 착한 사람 되는 게 아니라.”

“음음… 듣고 보니 그러네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착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이유가 ‘특별히 남한테 나쁜 짓 안 해서’라는 거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얘기지 착한 사람이라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착한 일을 해야 비로소 진짜 착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런데 내가 착하다는 걸 증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돈과 시간, 내 몸이 움직여야 되니까요. TV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 보면 후원 ARS 누르려다가 맨날 놓치잖아요. 막상 누르려니 귀찮고, 다른 사람이 누르겠지 그러다가 모금액 숫자를 보면서 ‘생각보다 많이 모였네, 이래서 세상은 살 만해’ 하면서 지나가죠. 그런데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직접 한 건 과연 뭘까요. 살 만하지 않으면 욕하고, 살 만한 얘기들 나오면 잘했네, 이렇게 지나간다고 해서 살 만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오랫동안 제가 착한 줄 알고 살았어요. 다른 사람한테 특별히 피해 준 적 없고 내 애들 키우고 가족들 먹이려고 최선을 다해 살았으니까요. 그런데 그건 그냥 열심히 산 거, 무난하게 산 거지 착하게 사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오랜 준비 끝에 미혼 엄마들을 돕는 사단법인 그루맘(Growmom)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4월에 발대식을 했는데 고맙게도 300명 가까운 분들이 참석해주셨어요. 그리고 그분들과 함께 미혼 엄마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착한 마음도 자꾸 연습해야 큰다는 거예요. 착한 마음도 실천하지 않으면 애기 같은 마음, ‘남한테 피해 안 주면 되지’에서 멈춘 채 크질 못해요. 그런데 자꾸 연습하다 보면 착한 마음도 나이에 맞게 성장합니다.

그러면 또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죠. 착한 마음이 크면 도대체 뭐가 좋은데요? 제일 좋은 점은 착한 마음이 성장하면 그동안 나한테 부족하던 것이 채워진다는 거예요. 살다 보면 다 잘하고 살 수가 없죠. 남한테 실수하고 나도 모르게 못된 일 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다 있잖아요. 그렇게 놓친 내 마음의 어떤 부분은 그냥 놔두면 평생 메워지지가 않아요. 착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그 부족함을 메우고,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과 나이에 맞는 품격을 갖게 되죠. 자기만 도와서는 죽을 때까지 정말 괜찮게 사는 방법을 알 수가 없어요.

결국 그루맘을 이끌어나가는 일은 겉으론 미혼 엄마들을 돕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제 인생을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착한 마음을 키우고 있나, 착한 마음이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고 있나, 아니면 구경하고 있나. 우리는 구경꾼처럼 공감 버튼 누르는 데만 익숙해져 있어요. 그러나 그렇게 앉아서 공감만 해서는 나도, 세상도 바뀌지 않습니다. 혹시 아무것도 안 함으로써 나도 모르게 나쁜 사람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과연 착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키우고 있는가. 한번 찬찬히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착한 마음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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