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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美답 11]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당신에게

엄마가 된다는 건 진정한 내인생의 시작

2017-05-07 09:54

글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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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자들이 꿈에 대해 언제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할까요? 결혼 전, 자유로운 싱글녀일 때 열심히 꿈꿀 것 같지만 현실은 안 그래요. 결혼 후 아이 낳고 고민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오히려 싱글일 때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고 뭘 하고 싶은지 잘 생각하지 않아요. 역설적이지만 사람은 ‘뭔가를 할 수 없는 환경’에 있어봐야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 때문이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때는 오히려 구속되고 싶어 합니다. 결혼 전,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예요? 결혼. 결혼 후 아이 낳기 전, 제일 하고 싶은 게 아이 낳는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아이라는 생명을 기르게 되면 처음으로 나라는 생명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 에너지와 시간을 새 생명에게 다 주고 있으면 스스로에게 묻게 돼요. ‘내 꿈은 뭐지? 난 이렇게 계속 살아야 되나? 난 어떻게 살아야 되지? 그럼… 나는?’ 그 질문이 겉으로 나타나는 게 바로 ‘산후 우울증’이에요.
 
많은 엄마들이 산후 우울증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안 좋게만 봅니다. 그런데 산후 우울증의 기본은 나라는 생명을 돌아보라는 거예요. 우울증으로 왔지만 나한테 온 너무나 중요한 질문이죠. 이런 질문이 나오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겁니다. 어렸을 때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산후 우울증을 겪는 것도 당연한 코스라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20대에 큰애를 덜컥 낳으니까 어느 날 가슴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그럼 나는?’이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물어봤을 때 그걸 우울이나 분노가 아니라 질문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거예요. 많은 엄마들이 ‘우울’이라는 감정에 집중하지 내가 왜 우울한지, 내 마음에서 어떤 질문이 들리는지 고민하지 않아요. 젖 먹이기도 싫고 남편 보기도 짜증 나고 애는 왜 낳았나 싶은 내 감정에만 신경 쓰는 거예요.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감정에 집중하지 말고 답에 집중해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엄마들이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무서워한다는 거예요. 왜냐면 그 질문 자체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거나 모성이 부족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 질문에 답을 구하려고 애쓴다는 것 자체가 엄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나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질문, 인생에 꼭 필요한 질문이에요. 때문에 산후 우울증이 왔을 때 무턱대고 죄책감을 느끼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그럼 나는?’에 답을 해보겠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저는 엄마로 30년 가까이 살아보니까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엄마가 된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서 절호의 찬스이고 소중한 기회였다는 것을. 왜냐면 결혼 후에 아이를 낳으면서 책임감이 뭔지,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뭔지 알았거든요. 결혼 전에는 최선을 다할 이유가 별로 없죠. 저도 그랬어요. 돈 벌면 신발 사 신고, 친구들하고 노는 데 다 썼어요. 내가 직접 나서서 내 삶을 변화시킬 이유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는 막연히 ‘좋은 남자 만나면 변하겠지,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좋은 엄마가 되겠지’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결혼해도 변하는 게 없고 아이 낳는다고 저절로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저지르기만 했지 수습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아이 낳고 몇 년 지나서야 알았어요. 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밀린 숙제가 돼서 나중에 엄청 힘들겠다는 걸 깨달으면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들을 시작했지요.
 
그래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마라는 건 힘든 일이긴 하지만, 아무 생각도 없던 25살 나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명령한 하나의 역할이자 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도 세상에서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역할, 나를 성장시켜주는 최고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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