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COLUMN
  1. HOME
  2. COLUMN

[아내바보 이정수의 행복다짐 02]남자도 출가외인이다

결혼하셨나요? 그렇다면 둘 다죠!

2017-02-04 14:18

글 : 이정수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조선시대 사극을 보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에게 격노하며 소리칩니다.

본문이미지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넌 출가외인이다!

출가외인.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이젠 쓰면 안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남녀차별을 근간으로 둔 표현이거든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요즘에 딱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거의 다 핵가족이잖아요. 핵가족이란 한 쌍의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가족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그 자녀가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면 어떻게 될까요? 핵분열이죠. 기존의 핵가족에서 분리돼서, 또 다른 핵가족을 이루게 된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嫁(시집갈 가) 자를 하나 바꾸어 ‘出家外人’으로 쓰면 요즘 우리 사회에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본문이미지

아… 되게 똑똑해 보이네. ㅋㅋㅋㅋ

조부모님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가족을 이뤘다면 새 가족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새 가족이 생각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말이죠. 사실 아내들은 이미 사회적 풍토 덕에 이런 생각들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만 가지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딸이 태어나기 전의 일입니다. 우리 어머니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대왕 ‘센’ 시어머니입니다. 본인의 자식인 우리 형제의 이름도 아버지와 상관없이 우리 어머니가 지어 오셨죠. 게다가 삼촌 자녀들의 이름도 어머니가 지어 오시는 바람에 족보(우리 집에서 본 적도 없음)와도 상관없이 이름에 다 ‘정’ 자가 들어갑니다(이유는 모름). 이정현, 이정수, 박정혁, 박정훈, 박정환, 박정열. 거기다 우리 형의 아들들, 즉 손자들의 이름도 우리 어머니가 지어 오셨습니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저와 우리 아내는 우리 딸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미 여러 가지의 이름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태였죠.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분명히 우리 딸의 이름을 본인이 지으려고 하실 거란 말이죠. 그래서 그러지 못하게 미리 손을 써야 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와 단둘이 차를 타고 가게 됐습니다. 얘기를 꺼내기 좋은 기회였죠.

“엄마… 우리 아기 이름….”

“어! 그래!! 엄마가 잘 아는 작명소가 있어! 걱정 마!!”

우리 어머니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작명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 놀라진 않았습니다. 예상했으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고… 엄마! 우리 딸 이름은 우리가 지을게.”

“그게 무슨 말이니?! 내 새끼 이름은 내가 짓는다!!”

“엄마 ㅋㅋㅋㅋ 내 새끼야. 엄마 새끼는 나지. 나도 내 새끼 이름 좀 지어보자.”

어머니는 피식 웃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자도 출가외인이란 걸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던 어머니에게 작명권을 받아 올 수 있었죠. 이처럼 남자도 출가외인이라는 것을 남편뿐만 아니라 부모님께도 인지시켜드리는 과정이 아직은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러니 다툼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법으로 의식의 선을 잘 그어두는 것이 우리 가족의 행복에 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내 가족이 온전히 행복해야 다른 가족도 챙길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결혼하셨나요? 그렇다면 둘 다 출가외인입니다.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