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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의 피아노 비밀노트 06]연습량과 레슨 양이 피아노 테크닉을 좌우할까?

2017-02-04 14:24

글 : 이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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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닉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몸이 경직되고 긴장됩니다. 좋은 테크닉을 터득하려면 몸의 힘을 빼고 피아노 앞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수많은 소리를 오직 열 개의 손가락만을 통해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하는 피아니스트에게 테크닉이란 그만큼 부담스러운 존재입니다.
때로 어떤 연주를 할 때 “나처럼 쳐봐”라든지, 연주한 곡을 들으며 “더 자연스럽게 더 아름답게!”라고 막연하게 가르치는 방식의 레슨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저는 속으로 ‘도대체 어떻게 노래하라는 거야? 어떻게 해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칠 수 있는 거지?’라고 느끼며 난감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불만을 직접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이건 나에게 맞는 해결법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레슨은 음악 공부에 필요한 비료나 비타민과 같습니다. 누구 문하에 들어갔기 때문에, 혹은 단순히 ‘레슨을 많이 받아서 피아노 실력이 늘었다’는 말이 모든 경우에 다 맞는 말이 될 수는 없습니다.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은 “내게 음악적으로 감동을 준 선생님은 누구보다 뜨겁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수없이 많은 레슨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기술적인 수준에서 피아노 레슨을 받는 것보다 피아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조언자’를 더 찾게 되었습니다.
이제 50년간 터득한 ‘피아노 테크닉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고자 합니다. 음악가에게는 하늘에서 물려받게 되는 ‘큰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재능’입니다. 이 재능을 바탕으로 좋은 테크닉을 훈련하면 행복한 결실을 맺을 수 있지만, 잘못된 습관이나 반복된 학습으로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거나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무리한 연습으로 근육과 신경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지요. 연주가의 소중한 손은 망치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피아니스트의 손은 피아노 앞에서 무조건 자유로워야 합니다.
또한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귀가 있어야 합니다. 풍부한 소리를 따라가며 뇌신경은 바빠질 테고요. 그런데 빨리 쳐야 한다는 압박에 사로잡히면 감정 없는 소리로 ‘딱따구리’ 같은 음만 반복하게 됩니다. 베토벤은 그런 이들에게 충고합니다.
“저렇게 무조건 빨리 치니 그들의 지성과 감수성이 도망가는 거야!”
완벽한 테크닉을 갖추는 것은 모든 피아니스트의 희망사항이지만, 단순히 자신만의 기교가 아니라 음악의 한 부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테크닉이 중요합니다. 테크닉 안에는 속도, 음의 무게 그리고 에너지가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움’이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천재적으로 완벽한 테크닉의 소유자인 리스트는 손목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2시간씩 스케일을 연습하라고 그의 제자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저명한 의사 슈타인하우젠(Steinhausen) 박사의 생각은 반대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그런 연습은 “리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려 있는 것과 정해진 시간의 연습량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었으니까요. 손동작이 많을수록 나쁜 습관도 많이 발견되곤 합니다. 그래서 연주가는 항상 자신의 손가락 움직임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있을 때 옆에서 바로잡아주는 선생님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음악가에게 테크닉은 결국 본인이 상상하는 음악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육체적 수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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