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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美답 07]당신이 새해 결심을 못 지키는 이유

모두의 출발선은 다르다

2017-01-04 10:42

글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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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새해에 어떤 결심을 하셨어요? 1월 1일이 되면 뭔가 새롭게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죠. 그동안 미뤄왔던 것도 제대로 좀 해보고요. 제 주변 친구들도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겠다, 학원에 등록해서 영어를 배우겠다, 재봉틀을 사서 옷을 만들어보겠다, 저마다 야심찬 계획을 세우더라고요. 그때마다 제가 옆에서 뭐라고 한 줄 아세요?
“응 좋은 생각이네, 그런데 아마 결심대로 안 될 거야.”
정초부터 악담을 하는 게 아니고요. 날짜가 틀렸기 때문이에요. 그 결심을 시작할 날이 1월 1일이 아니라고요. 살다 보면 어느 날 담배를 꼭 끊어야겠다는 마음이 든 날이 있죠? 계단을 올라가며 헉헉대는 나를 발견한 2월 5일, 회사에서 영어 때문에 자존심 상해서 꼭 학원을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3월 27일, 누군가가 만든 옷을 보고 재봉을 배우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이 든 10월 12일. 내 결심이 가장 센 날, 충격 받은 날, 하고 싶은 그날 해야 된다는 거죠. 그날을 1월 1일로 선언하면 돼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안 합니다. 오늘이 12월 21일이야? 그럼 10일만 있으면 1월 1일이니까 그때 하자. 그런데 12월 31일에 송년회 한다고 술 진탕 먹고 1월 1일부터 못 지키는 사람들 꼭 있죠? 그럼 구정이나 지나고 봄 되면 하지, 그래요. 그런데 금방 여름 돼요. 여름 되면 더운데 하긴 뭘 해, 여름휴가나 지나고 하지 그러고요. 여름 지나면 추석 지나고 하지 그래요. 그러다 보면 또 헛헛한 연말이 되는 거죠. 그걸 우리가 50년 내내 반복하는 거예요. 내 결심보다 규칙으로 굳어진 몸의 습관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이죠.
사람은 어제 살았던 오늘을 살고 오늘 산 대로 내일을 똑같이 반복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1월 1일이 됐다고 그걸 한꺼번에 바꿀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미뤄온 결심을 한날한시에 한 번에 몰아서 하려고 하니까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제 주변에 친한 스님 한 분이 공부를 하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시골에서 사람들 상담해주느라 오랫동안 하고 싶은 걸 못 했어요. 대학이나 대학원 갈 시간이 안 됐던 거죠. 그러다가 큰마음 먹고 지난가을에 드디어 방통대에 등록을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스님께 그랬습니다.
“스님에게는 오늘이 1월 1일이군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하다가 실행한 그날이 바로 그분의 새해 첫날이라는 거죠. 분명한 건요, 누군가의 1월 1일은 반드시 12월 31일을 맞이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 스님처럼 하루하루 속에 공부를 조금씩 넣다 보면 365일 후에 성장의 생일을 맞게 되겠죠. 그렇게 한 살 두 살 먹을 때마다 공부도 커나가게 될 거고요.
저도 1년 중에 제 성장의 생일을 몇 번씩 맞이합니다. 재봉은 두 번째 생일을 맞이했고 동양고전 공부도 벌써 다섯 살쯤 됐네요. 작년에 새로 시작한 것도 많아요. 1월 1일이 달력 곳곳에 흩어져 있는 거죠. 어떤 것은 조금 성장하고 어떤 것은 많이 성장한 차이는 있지만, 그걸 1월 1일로 다 미뤘다면 아마 12월 31일은 없었을 겁니다. 1년 365일 동안 중간중간 성장해야지 그렇게 몰아서 한꺼번에 클 수는 없어요. 게다가 그렇게 하루에 몰아버리면 그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가 자투리처럼 여겨지기 쉬워요. 그러나 세상에 자투리 생명이란 없듯이 세상에 자투리 시간이라는 것도 없어요. 버려도 되고 쓸모없는 날은 없습니다. 1년 중 어느 날이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오늘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바느질을 함으로써, 아르바이트를 나감으로써 새로운 1월 1일을 만들 수 있어요. 사람이 각자 태어난 생일이 다르듯 각자의 1월 1일도 서로 다른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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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광량이39  ( 2017-01-23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서른 마지막 나이, 19살보다 29살보다 왜 더 떨리고! 설레고! 긴장될까요? ^^
출발선이 다르다는 말씀에 큰 공감이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강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