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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바보 이정수의 행복다짐 01]아내바보 이정수의 신년다짐

“상대가 기권하면 더 이상 때리면 안 됩니다”

2016-12-31 14:53

글 :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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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다 보면 싸움을 종종 하게 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부란 싸우면서 친해지는 것이라고 얘기들을 합니다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부부는 최대한 안 싸울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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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안 싸워요. ㅎㅎㅎ"

싸움이라는 것은 해소의 기능도 담고 있긴 하지만, 반드시 상처가 남게 되어 있습니다. 그 상처는 흉터가 되고 그 흉터는 이전과는 다른 행동의 변화를 만들어내죠. 부부싸움 후에 서로 미안하다고 화해를 해도, 싸우기 전의 기분으로는 돌아가지 않음을 느껴보셨을 겁니다. 약간의 냉랭함이 남아 있죠. 저는 이 냉랭함이 싫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싸움을 안 하거나 최대한 짧게 싸움을 끝내는 법에 대해서 늘 생각합니다.
49_좋아좋아 사본.jpg
"사생활 보호로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일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손녀를 돌봐주시기 위해 집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때마침 아주 친한 이웃의 아기까지 2시간 정도 돌봐주실 기회가 생겼었죠. 친한 이웃 A씨는
우리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저녁을 대접하게 되었죠. 놀 때는 화끈하게 노는 우리 집 성향상 1차, 2차에 이어 노래방 3차까지 마치고 우리 집으로 모두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이미 밤 12시가 넘어갔죠. A씨의 아기가 잠이 들어서 우리 안방에서 자라고 자리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것이 탐탁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갑자기 그 밤중에 버럭 하시더니,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이건 경우가 아니지?!” 하고 소리치셨죠. 저와 우리 아내는 너무 놀라서 어머니를 말리고 사태를 수습했습니다. 그리고 밤이 지났죠. 아침에 이웃 A씨는 집에 갔고, 제가 어머니에게 어젯밤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엄마! 어제 너무했던 것 같아.”
“뭐가 너무해! 그건 경우가 아니지! 아무리 친해도 안방에 들어가서 자면 되니?!”
“우리도 그 집에 가면 안방에서 잘 때 있어!”
“그러면 안 되지!”
“엄마! 그 집 주인이 허락하면 되는 거지!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집 주인이 자기 뜻대로 그런 걸 결정할 수 있는 거 아냐?!”
“…….”
“그리고 우리 집도 우리가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거잖아.”
“…….”
그렇게 어머니는 잠시 말문이 막혀 침묵하셨고, 그래도 그런 게 아니라며 말끝이 흐리셨습니다. 그 말에 다시 말을 이으려던 저는, 여기서 말을 멈춰야 한다는 강한 촉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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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으면 촉이 좋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저도 다른 얘기로 쓱 넘어갔습니다.
이렇게 말다툼이 있을 때, 순간 말문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거죠.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지기 싫습니다. 어쩌면 말문이 막힌 순간은 무언의 백기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무언의 백기를 봤는데도 계속 공격을 퍼부으면, 상대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서 더 강하게 전쟁을 이끌어갈 겁니다. 그러면 진짜 길고 강한 싸움을 해야 하죠. 심지어 양쪽 다 패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백기를 봤는데도 굳이 입으로 “미안해”, “잘못했어”라는 말을 들으려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종격투기도 상대가 그라운드에 수건을 던지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더 때리지 않는다고요. 그게 싸움의 룰이니까요.
상대가 백기를 들었다면, 더 이상 공격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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