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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 한달살기]신선을 부르는 돌개구멍… 영월 10경 ‘요선암’

숙종 詩 봉안한 정자, 바위 불상도 함께 구경하세요

2019-06-28 08:24

글 :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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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겁(永劫)이란 말이 있습니다. 불교에서 ‘겁’은 무한히 긴 세월을 뜻하죠. 둘레 사십 리(약 16㎞) 크기의 바위에 잠자리 날개보다 더 얇은 깃털이 3년에 한 번씩 스쳐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기간을 ‘1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영겁은 헤아릴 수 없이 아주 길고 긴 시간이겠지요. 
 
그저 비유라고 생각했지만 자연은 종종 이 영겁의 세월을 견뎌 빚어낸 신비를 보여주곤 합니다.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그랗고 반질반질한 자갈만 봐도 그렇습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 갈리고 물에 씻겨 그런 모양이 됐을까요.
 
오늘 소개드릴 영월의 명소 또한 그렇습니다. 직접 봐도 믿기지 않는,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절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영월 10경 중 하나인 ‘요선암(邀仙岩)’입니다. 근처에 1915년에 세워진 정자인 요선정(邀仙亭)과 무릉리 마애여래좌상(摩崖如來座像)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요선암이 있는 곳은 영월군 무릉도원면 도원운학로 13-39, 영월군의 북서쪽 상단 즈음입니다. 영월읍 중심가와는 거리가 꽤 됩니다. 영월역이나 영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면 자동차로 40~50분 거리입니다. 영월읍내에서 요선암을 보러 가신다면 가는 길에 있는 주천면 ‘젊은달Y파크’와 또 다른 영월 10경 중 하나인 무릉도원면 ‘법흥사’를 포함해 관람 코스를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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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안내 표지판 근처에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543호인 요선암과 강원도 문화재자료 41호인 요선정, 강원도 유형문화재 74호인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곳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차량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요. 하지만 주차장에서 요선암까지는 멀지 않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치를 감상하며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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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를 잘 세워뒀습니다. 찾아가기 아주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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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여 만에 주천강 상류 물줄기를 만납니다. 멀찍이서 봐도 바위 모양이 범상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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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요? 바위 위에 움푹 파인 부분 보이시죠? 바로 이 패인 자국이 요선암을 특별하게 만든 요소입니다. ‘돌개구멍(pothole)’이라고 하는데요, 바위의 갈라진 틈이나 오목한 곳에 들어간 모래와 자갈이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휩쓸려 회전하면서 바위를 깎아내 생긴 구멍입니다. 단단한 화강암에 저런 구멍이 생기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까요? 영월 요선암, 사진으로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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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개구멍이 폭넓게 발달해있는 요선암은 보기에도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하천의 침식 작용을 밝히는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고 합니다. 요선암은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란 뜻인데요, 조선 시대의 문장가인 양사언(楊士彦, 1517~1584)이 평창 군수 시절 이곳의 풍광에 반해 바위 위에 요선암이란 세 글자를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또한 요선암의 절경을 마주한 숙종, 영조, 정조 세 임금이 시를 남겼을 만큼 오래전부터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접 보니 정말 신선이 와서 노닐었을 것 같은 오묘한 경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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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요선암을 구경한 다음엔 요선정을 보러 가야죠. 가는 길에 ‘미륵암’이란 작은 암자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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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5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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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소나무가 만들어낸 솔 지붕도 구경하시고요. 조금만 오르면 나무 데크가 잘 깔려있어 어렵지 않게 요선정까지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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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정입니다. 1915년, 당시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조선의 19대 왕 숙종이 하사한 어제시(御製詩, 임금이 지은 시)를 봉안(奉安, 받들어 모심)하기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합니다. 어제시 현판이 정자 안에 걸려있습니다. 숙종의 어제시 현판은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한때 일본인 주천면 경찰지소장의 손에 들어갔는데 마을 주민들이 많은 돈을 주고 사들여 요선정을 짓고 여기에 봉안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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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정 바로 옆에 있는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입니다. 3.5m 높이 커다란 바위에 돋을새김 된 불상이 독특합니다. 고려 시대 지방 장인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강원도에는 이렇게 바위를 깎아 만든 불상이 드물어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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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가 아니더라도 가치 있는 종교적 상징 앞에선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잠시나마 두 손을 모으고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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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정과 무릉리 마애여래좌상 전경입니다. 한편에 작은 석탑도 보입니다. 석탑과 불상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래전엔 이곳에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영월에 놀러 오시면 요선암에 들러 기기묘묘한 풍광, 직접 눈에 담으시길 바랍니다. 내일은 영월 한 달 살기의 마지막 소식을 전하는 날입니다. 그간 기사에는 담지 못한, 한 달 살기를 마무리하며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할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 끝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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