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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 한달살기]맥주 마시며 소설 읽는 동네 책방?

영월 유일의 독립 서점 ‘인디문학1호점’

2019-06-22 08:34

글 :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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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서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인디 음악은 비교적 익숙하시죠? 인디는 독립적이란 의미인 ‘independent’의 줄임말로 인디 음악이란 음악 및 음반의 제작과 유통, 홍보 등을 기획사, 음반사 등 거대 자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 알려내는 뮤지션의 음악을 말합니다. 인디 서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만들고 구비해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대형 출판사나 전문 유통사에 의존하지 않는 서점이죠. 또 그런 방식으로 개인이 만드는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독립 서점’ ‘동네 책방’ 등 여러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규모는 작지만 각 서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독특한 콘셉트로 마니아층 사이에서 알음알음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영월에서 발견한 인디 서점, ‘인디문학1호점’입니다. 영월에 인디 서점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지난 4월 21일 오픈한,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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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쉽게 보이지 않는 인디 서점이 있는 곳은 영월군 영월읍 하송로 97, 영월군청사거리에서 세경대학교 방면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길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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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임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습니다.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책맥’이란 두 글자입니다. 책과 맥주, 이럴 줄 알았어요. 문학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니, 소설과 술을 사랑하는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쌍수 들어 환영입니다. 인디 서점엔 역시 특별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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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문학1호점 내부입니다. 계산대를 겸한 주방 공간이 보이고 깔끔한 서가와 널찍한 테이블이 인상적입니다. 아담한 내부가 아기자기 알차게 꾸며져 있어요. 앞서 얘기한대로 맥주는 물론이고 커피와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콜드브루 커피(3000원), 카모마일 차(3000원), 인도의 국민차라 불리는 짜이(5000원)도 맛볼 수 있습니다. 수입 맥주는 한 병에 6000원입니다. 책 한권을 구입하면 커피 한잔은 공짜입니다. 저는 방문한 김에 읽고 싶었던 최은영 작가의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을 구입하고 시원한 커피도 한잔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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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독립 출판물이 진열돼 있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 많네요. 책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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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물이 아닌, 기성 출판사의 책은 한국 문학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윤태원 사장님이 판매할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오로지 ‘본인의 취향’입니다. 그런데 그 취향, 저와 잘 맞는데요. 이승우, 김영하, 김연수, 천명관, 김애란, 정용준, 윤고은 등등 좋아하는 소설가의 작품이 가득합니다. 책은 전체 600권쯤 구비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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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사장님이 직적 써 붙여 둔 책 소개도 눈에 띕니다. 인상적인 구절을 적어두기도 했어요. 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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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김민정, 오은, 문태준, 박상수 시인의 시집과 인디문학1호점을 다녀간 이들이 남긴 사인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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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간이지만 중앙 테이블을 포함에 구석구석 앉을 곳을 마련해뒀습니다. 편안해 보이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시 한편 감상하며 맥주를 마신다면, 끝내주겠네요. 참, 구석에 있는 통기타 2대 보이세요? 사장님이 취미로 연주하시는데 손님 누구나 다룰 수 있게 비치해뒀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기타를 친 손님은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기타 연주 손님 1호가 될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 저는 종종 단골 카페나 기타가 구비된 술집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길 즐기는데요, 영월에도 그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밤마다 여기 가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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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맥주야. 너무 자주 보지만 그래도 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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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 이런 숨은 공간이 또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책들은 판매용이 아니라 인디문학1호점 사장님이 개인 소장하고 있는 책입니다. 역시나 편안해 보이는 소파에 앉아서 누구나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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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문학1호점의 윤태원(33) 사장님이십니다. 독립 출판을 통해 소설집과 잡문집, 여행기 등 5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영월서 나고 자란 토박이인 사장님은 서울의 IT회사에서 6~7년간 개발자로 일하다 고된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돌아와 서점을 차렸습니다. 국문학도인 사장님은 한 때 각 신문사의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신인상 공모에 당선돼 작가 자격을 얻는 소위 ‘등단’을 꿈꾸기도 했지만 독립 출판을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 작품을 출간하고 독립 출판 제작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합니다. ‘인디문학1호점’은 사장님이 출판사명으로 쓰던 이름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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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요? 사장님이 직접 쓴 단편소설입니다. 이렇게 인쇄해서 한 편당 3000원씩 판매합니다. 멋진 아이디어인데요. 미리 알았다면 제 단편소설도 한 편 끼워 넣고 올 걸 그랬습니다. 인디문학1호점에서는 그간 출간된 사장님의 저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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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도 정겹습니다. 인디문학1호점은 매일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엽니다. 지역 주민 분들은 아직 이곳이 뭘 하는 곳인지 좀 낯설어하는 분위기라고 해요. 편하게 들러 책 구경도 하시고 차도 한잔 드시고 가세요. 영월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여행에 책을 챙겨가는 대신 인디문학1호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권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디문학1호점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소설 읽기 모임 ‘소수점’이 진행됩니다. 소수점은 ‘설 읽는 요일 점 흥미롭게’란 의미를 품고 있어요. 4주 동안 선정된 소설집의 단편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인데요, 현재 정세랑 작가의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를 읽고 있습니다.
 
참가비는 4회 3만원, 책과 음료 한잔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해당 책을 갖고 있다면 참가비는 2만원입니다. 현재 지역 주민 3분이 참여하고 있다고 해요. 관심 있는 분이라면 매주 수요일 저녁, 문학의 바다에 첨벙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참가 신청 및 문의는 사장님 휴대전화(010-4578-5752) 또는 인스타그램(@1st.indimunhak) 다이렉트 메시지로 하면 됩니다. 문학 관련 소모임은 다양한 형태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고, 다만 이곳을 찾아와 문학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윤 사장님의 바람은 인디문학1호점을 통해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영월 주민 분들은 물론이고 영월에 놀러 오시면 인디문학1호점을 찾아 마음에 드는 책 한권 꼭 골라보시길 권합니다.(한국 문학 사랑해주세요!)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독자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저는 월요일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어떻게요? 슬기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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