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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 한달살기]인터뷰_ 귀농인 이인섭씨 “4년차에 매출 2억 농장 꾸렸죠”

토마토‧오이 경매시장서 항상 1등... 아내가 반대하는 귀농은 절대 금물

2019-06-21 08:37

글 :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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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드릴 귀농‧귀촌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귀농 4년차,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인섭씨입니다. 삭막한 도시 생활을 벗어나 수려한 자연 속 농부의 삶을 꿈꾸는 분이라면 귀기울여주세요.
영월군 북면 연덕리에서 ‘프리팜 농원’을 운영하는 이인섭(53)씨는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에 살다 지난 2015년 겨울 아내와 함께 영원군으로 삶터를 옮겼다. 현대건설에서 26년간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도시 생활을 해온 그가 돌연 ‘농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일까. 오이 수확이 한창인 그를 만나 귀농을 선택한 이유와 그간의 정착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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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귀농해 토마토와 오이,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인섭씨.

귀농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퇴직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노후를 준비해야했는데 다양한 길 중에서도 ‘농업은 정년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을 그만두기 3년 전부터 마음먹고 시골에 가서 살아보자는 희망을 품었다.”
 
왜 영월을 선택했나.
“사실 영월로 오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도시에서 살 때 주말마다 영월을 비롯해 원주, 태백 등등 동해안을 따라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동강에서 낚시도 했다. 연고가 있는 지역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만난 옛 직장 동료가 영월에 급매물로 나온 땅을 소개해줬다. 땅주인이 돈이 급해 시세보다 싸게 내놔 좋은 가격에 매입했다.”
 
귀농 전 농사 경험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부모님이 시골서 농사 조금 짓는 게 농사 경험의 전부다. 2015년에 땅을 미리 사놓고 직장에 다니면서 3개월간 매주 수요일마다 인천에서 영월군 농업기술센터까지 와서 귀농‧귀촌 교육을 받았다. 교육 수료 후 2015년 12월 20일에 퇴직해 5일 만인 12월 25일에 영월로 이사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내가 농사를 짓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고추, 멜론, 토마토, 오이 등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실질적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귀농 첫 해에는 선도 농가의 멘토도 붙여줘 큰 도움이 됐다.”    
 
어떤 작물을 어느 정도 규모로 재배하나.
“전체 1만248㎡(3100평) 규모 땅에 비닐하우스 10동이 있다. 비닐하우스만 6611㎡(2000평) 규모다. 주로 재배하는 건 토마토와 오이, 멜론 3가지다. 가장 규모가 큰 건 토마토다. 올해는 멜론은 안 하고 1주일 뒤 오이를 다 따고나면 그 자리에 토마토 모종을 옮겨 심는다. 비닐하우스 전체에서 토마토만 재배하게 되는 거다. 토마토의 경우 올해만 95톤 정도 수확했다. 7월 10일까지 수확하고 토마토를 다시 심는다. 비닐하우스에 보일러 시설이 돼있어 12월 20일경까지 수확할 수 있다. 통상 토마토는 일 년에 한 번 따는데 나는 한 번 더 수확한다. 마을에서 우리 집을 포함해 2가구가 시범 재배로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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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섭씨의 토마토 농장. 오이를 수확한 자리까지 토마토를 심으면 재배 면적만 2000평 규모다.

수익은 어떤가.
“작년에 토마토 값이 좋았다. 5㎏ 한 상자가 2만원대였고 제일 비쌀 땐 3만8000원까지 갔다. 작년 연매출은 1억5800만원을 올렸다.”
 
처음부터 큰 수익이 나진 않았을 텐데.
“물론이다. 귀농 첫해는 경험도 없고, 그저 멘토가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쉽지 않았다. 이 넓은 땅에서 1년 동안 매출이 5000만원도 안 나왔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니 자꾸 실패하더라.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일손도 빨라지고 품질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2년차에는 연매출 8000만원이 됐다. 3년차가 되니까 제법 능숙해졌다. 일을 2번씩 안 하게 되는 거다. 부부 둘이서 2000평 농장을 꾸려가는 게 할만해졌다. 이후론 일을 밀려본 적이 없다. 올해는 1억8000만원 매출이 목표다.”
 
토마토를 선택한 이유는.
“땅을 소개해준 분이 이미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어 큰 고민 없이 토마토를 선택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토마토는 출하 시기도 어느 정도 여유 있고 수입도 나쁘지 않다. 고추나 감자처럼 가격 등락폭이 크지 않다.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7~8월엔 토마토 가격이 조금 떨어지는데 찬바람 불기 시작하고 추석이 다가오면 다시 오른다. 그 시기만 잘 맞추면 수익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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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섭씨의 집. 귀농과 함께 전원주택을 새로 지었다.

판로는 어떻게 개척 했나.
“영월 농협 공동선별장에서 다 팔아준다. 품질만 제대로 갖춰 생산한다면 초보자라도 판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인들을 통해 개별 택배 판매도 하고 있다. 지난해 택배로만 3000만원가량 팔았다. 귀농 후 인간관계도 중요하지만 귀농 전에도 관계를 잘 해놔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주문이 많으냐는 아들에게 현직에 있을 때 남에게 베풀며 살라는 얘기를 해줬다. 그게 다 되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영월군에선 어떤 도움을 받았나.
“비닐하우스를 지을 때 비용의 50%를 지원받았다. 영농 교육을 받은 영월군 농업기술센터 직원들도 찾아와 필요한 이론을 알려주는 등 도움을 많이 줬다. 영월군 시설채소연합회에 가입한 것도 정착을 빨리하게 된 요인 중 하나다. 지금도 회원들과 매일 통화하며 어떤 시기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도움을 받고 있다. 귀농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다.”
 
재배 규모를 확대할 생각은.
“없다. 규모가 더 커지면 힘에 부치기도 하고 품질에도 문제가 생긴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게 품질이다. 토마토에 조금만 흠집이 있어도 상품에서 제외한다. 내 이름이 곧 브랜드고 품질이 곧 브랜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했더니 일찌감치 품질은 인정을 받았다. 부산 지역 오이, 토마토 경매시장에서 항상 1등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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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섭씨를 찾아간 날은 오이 수확이 한창이었다. 이씨가 길러낸 오이는 시장에서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농장을 운영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인력이다. 나와 아내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오후 8시 30분까지 일한다. 저녁 먹고 나면 피곤해서 그냥 쓰러져 자는 거다. 그게 매일 반복된다. 외국인 노동자를 써보기도 했는데 어디 내 일처럼 잘해주겠나. 시골에 노동력은 없고, 일손은 부족한데 사람 쓰기가 쉽지 않으니 그게 가장 골칫거리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보람을 느끼나.
“기존 농가는 오랜 시간 쌓인 노하우가 있지만 이제 귀농 4년차인 나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남들보다 더 뛰어야 수익도 낸다. 그런 생각으로 노력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올해는 식품회사와 계약 재배도 성사돼 소득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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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하게 여물어가는 토마토를 보여주고 있는 이인섭씨.

영월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품질 좋은 농산물을 길러내도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브랜드화하고 성장시키기 어렵다. 사실 영월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문난 농산물 브랜드가 없지 않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을 통해 영월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를 육성해야한다. 영월군이 선정한 7대 농산물(한우, 사과, 포도, 잡곡, 배추, 고추, 곤드레)이 있는데, 거기서 토마토가 빠진 것도 아쉽다. 맛 좋고 품질 좋은 영월 토마토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귀농‧귀촌,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선배 귀농인 이인섭씨의 귀농‧귀촌 성공 3계명
 
1 아내가 반대하는 귀농은 절대 금물!
종종 가족과 떨어져 남자 혼자 귀농하는 경우를 보는데 혼자 와서는 절대 성공 못한다. 작물을 가꿔보니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부분이 꽤 많다. 함께 농사짓고 집안일도 나눠하면서 부부가 의지해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 
 
2 도시의 재산은 말끔히 처분하라! 
도시에 마련해놓은 아파트라든지 부동산이 있다면 전부 처분하고 귀농하는 게 좋다.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다는, 그런 믿는 구석이 있으면 적응을 못한다. ‘농사짓다 망하면 올라가버리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이 깔려 있는데 성공할 리가 없지 않나. 귀농 성공은 결국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지역 주민에게 먼저 다가가라!
텃세 걱정들 많이 하는데 텃세는 사실 내가 만드는 거다. 지역 주민이 먼저 접근하게 하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토마토 심는 날이면 가서 다른 농가 토마토를 심어준다. 그렇게 했더니 그 분도 우리 집에 와서 도와주더라. 먼저 인사하고 베풀고 배려하다 보면 어느새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된 스스로를 볼 수 있을 거다. 내가 하는 만큼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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