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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 한달살기]삼시세끼 영월 향토 음식 기행

속 풀이 다슬기해장국부터 건강한 곤드레밥까지

2019-06-15 07:44

글 : 전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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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죠. 영월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음식을 맛봐야할까요? 여기 영월만의 특색이 담뿍 담긴 향토 음식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군침 도는 ‘영월의 맛’에 흠뻑 빠져보세요. 오늘은 그간 소식을 전해온 이경석 기자를 대신해 식도락을 인생의 낙으로 삼고 있는 전범준 기자가 전합니다.

영월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주변에 얘기했을 때,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영월에선 뭘 먹고 살아?” 강원도에 가면 딱히 먹을 만한 음식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막상 관심 갖고 찾아보면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다채로운 별미의 향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영월군이 그렇습니다. 오늘은 영월군에서 향토 음식으로 소문난 맛집 세 곳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해 볼까 합니다.
 
부대끼는 속 풀어주는 아침_ 다슬기향촌 성호식당의 다슬기해장국
 
이경석 기자가 사무실 겸 숙소로 사용 중인 펜션은 술꾼들에겐 조금 위험(?)한 곳입니다. 영월의 젓줄이라 할 수 있는 동강 변에 자리해 경치가 그만입니다. 특히 펜션 2층 테라스에서는 동강과 함께 봉래산을 마주하고 술잔을 기울일 수 있지요. 별 총총 뜬 밤하늘 아래 펼쳐진 봉래산의 웅장한 자태와 강바람 소리가 자꾸 빈 잔에 술을 따르라고 재촉합니다. 어쩔 수 있나요. 거나하게 취할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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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숙취와 함께 아침을 맞게 된 저는 쓰린 속을 달래줄 한 끼 메뉴를 찾아 나섭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이끈 곳은 바로 다슬기해장국을 파는 ‘다슬기향촌 성호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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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향촌 성호식당은 영월역 바로 앞에 있어 영월을 찾은 관광객의 첫 식사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영월역 앞에는 이 식당을 포함해 서너 곳의 다슬기해장국 집이 모여 있어 ‘다슬기 요리 거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간 기능 강화에 도움 주는 다슬기는 맑은 물에서만 산다고 합니다. 물 맑기로 유명한 동강과 서강이 흐르는 영월군에서는 당연히 다슬기가 많이 나 여러 식당에서 다슬기 요리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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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향촌 성호식당에서는 다슬기해장국(8000원), 다슬기순두부(8000원), 다슬기비빔밥(1만원)을 식사 메뉴로 만날 수 있습니다. 맑고 시원한 국물을 원하면 다슬기해장국을,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다면 다슬기순두부를 시키면 됩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메뉴판에서 다슬기무침(2만5000원)과 다슬기전(1만5000원)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다슬기전과 옥수수동동주(5000원)를 시켜볼까 ‘아주 잠깐’ 고민하다 이내 포기해버립니다. 숙취는 여전하고, 해장술은 절대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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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슬기해장국을 골라봅니다.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 다슬기해장국과 어리굴젓, 더덕무침, 깍두기 등의 반찬으로 상이 차려집니다. 함께 나오는 다진 청양고추를 해장국에 넣고 후후 불어 한 수저 떠 먹어봅니다.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해 해장국의 교과서라 평할 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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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게 넣은 부추 사이에서 주인공인 ‘다슬기’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몰캉하면서 쫀득하게 씹혀 식감이 재미있습니다. 오물오물 씹고 있으면 감칠맛이 입 안에 감돕니다. 다슬기 향이 감도는 시원한 국물과 매콤 짭잘한 반찬들로 허겁지겁 밥공기를 비워버립니다. 어느새 배가 두둑하고 숙취도 물러간 것 같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오후 4시입니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주재료인 다슬기가 빨리 동나 영업을 일찍 마친다니 참고하세요. 주소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2101. 문의 (033)374-3215
 
장릉 관광 후 만나는 점심_ 장릉보리밥집의 보리밥 정식
 
정오를 넘기니 해장국으로 두둑했던 배가 또 홀쭉합니다. 다슬기해장국이 소화가 잘 되는 걸까요? 든든하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생각하다 찾아간 곳은 ‘장릉보리밥집’이라는 식당입니다. 이름 그대로 단종의 안식처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릉(어제 소개드렸지요.) 옆에 자리한 보리밥집이죠. 장릉을 둘러본 뒤 들르면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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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보면 장릉보리밥집이 보통의 시골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곳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너른 마당 안쪽으로 부엌이 자리하고 좌우로 방들이 있는 구조. 좌우의 방들을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손님이 많은데, 다행히 제가 찾아간 때는 점심시간이 좀 지나 자리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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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서기 전 말린 나물과 곡물, 간식거리 등을 파는 가판대가 보입니다. 돼지저금통과 머리핀 등 잡다한 물건도 있어 볼거리가 다양합니다. 시골 장터에 온 느낌! 이곳에서 사는 상품은 꼭 현금으로 결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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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8000원), 묵채(8000원), 도토리묵(6000원), 감자·메밀부침(5000원), 두부(4000원), 두부구이(6000원), 더덕구이(1만5000원) 등의 음식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동동주(소 3000원, 대 6000원)도 메뉴판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애써 외면하고 보리밥과 감자·메밀부침을 시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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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메밀부침이 먼저 나왔네요. 감자와 메밀을 섞어 기름에 부쳐 식감이 묘합니다. 감자전의 쫄깃함과 메밀부침 특유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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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종업원이 한상 가득 반찬과 보리밥을 차립니다. 반찬과 보리밥 등 모든 메뉴를 사진 한 컷에 담기 힘들 정도로 푸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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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특이한 점은 보리밥에 감자가 들어 있다는 것. 영월에서는 찰기를 더하기 위해 감자를 넣어 보리밥을 짓는 집이 많다고 합니다. 밥을 먹기 전 갖가지 나물을 맛봤는데 간을 적게 했는지 대부분 싱겁네요. 보통의 식당에서 만나는 반찬과는 사뭇 다릅니다. 비빔밥 맛은 어떨까 조금 걱정했는데, 막상 보리밥에 다양한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비볐더니 놀라운 화학작용을 일으킵니다. 고소한 맛, 쌉쌀한 맛과 아삭함, 부드러움 등 각각의 나물이 갖고 있는 고유한 맛, 식감이 보리밥과 어우러져 입에 착착 감깁니다.
 
영월군은 산이 많은 지역 특성상 ‘산채 재배 산업’이 발달해 눈개승마, 산마늘 등 다양한 나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장릉보리밥집의 보리밥에도 곤드레나물, 참나물, 취나물 등 10여 종의 나물이 함께 나와 풍성한 나물 밥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상 위에 오른 각종 채소는 이곳 주인이 산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재배한 것이라고 합니다. 비빔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상추 등 쌈 채소에 싸먹으면 더 좋습니다. 직접 담근 재래식 된장을 넣어 끓인 된장찌개가 맛의 화룡정점을 찍습니다.
 
장릉보리밥집은 오전 11시 30분~오후 6시 영업합니다. 매달 첫째, 셋째 월요일은 쉽니다.  주소 영월군 영월읍 단종로 178-10. 문의 (033)374-3986
 
온몸이 건강해지는 저녁_ 박가네의 곤드레밥 정식
 
하루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위해 찾아간 곳은 영월의 맛집으로 소문난 ‘박가네’입니다. 이곳에서는 능이버섯, 옻 등을 넣은 토종닭 백숙과 오리 백숙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인기있는 메뉴가 ‘곤드레밥 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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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네는 영월역에서 가깝고 영월군 덕포보건지소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도 쉽습니다. 식당 간판에서 만나는 ‘영월 할머니 손맛집’이라는 문구가 이 집의 오랜 관록을 짐작케 하네요. 건물 2층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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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서면 먼저 만나는 곳이 계산대 바로 옆에 있는 영월 특산품 코너입니다. 메밀부침가루, 말린 곤드레 나물, 벌꿀고추장 등 영월 특산품이 다양합니다.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손님이 많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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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에는 참 다채로운 음식이 보입니다. 계절 메뉴인 웰빙 곤드레 만둣국(7000원)과 웰빙 곤드레 냉콩물국수(7000원)도 눈길을 끕니다. 다른 메뉴는 다음을 기약하고 곤드레밥 정식을 주문합니다.
 
곤드레밥 정식은 곤드레밥과 10여 종의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데 주 요리에 따라 각각 다른 3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 요리로 소불고기가 나오는 곤드레밥 정식 1(1인 2만원), 더덕구이가 포함된 곤드레밥 정식 2(1인 1만5000원), 제육볶음이 포함된 곤드레밥 정식 3(1인 1만원) 중에서 저는 정식 2를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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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후 조금 있으면 주 요리에 해당하는 더덕구이가 나옵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양념된 생 더덕, 양파, 다진 고추, 팽이버섯 등이 푸짐하게 나와 바로 볶아 먹을 수 있습니다. 양이 꽤 넉넉해 이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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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구이를 조리하며 기다리는 동안 어느덧 푸짐하게 한상 차려졌습니다. 사진에 보듯이 2인분입니다. 곤드레밥 정식은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합니다. 영월서 한 달간 생활하는 이경석 기자와 취재 지원 차 방문한 제가 함께했습니다.
 
주 요리인 더덕구이와 된장찌개를 제외하고 총 12가지 반찬이 나오네요. 비름나물과 고들빼기무침도 별미지만 달콤 짭조름한 곤드레 장아찌에도 자꾸만 손이 갑니다. 흔치 않은 녹색 곤드레 전도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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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곤드레밥입니다. 건조한 것이 아닌 생 곤드레를 넣어 밥을 지어서인지 짙은 녹색을 띠고 곤드레의 아삭한 식감이 좋습니다. 종업원이 먼저 양념장 한 숟가락을 넣어 비벼 맛을 본 후 기호에 따라 양념장을 더 넣어 먹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오래 씹을수록 곤드레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입안에 더 깊게 감돌았습니다. 절반가량 먹은 후 종업원의 추천으로 곤드레 밥 위에 더덕구이를 얹어 비볐더니 ‘곤드레 더덕구이 밥’이란 새로운 메뉴가 탄생했습니다. 시래기를 듬뿍 넣은 된장찌개도 별미입니다. 무청을 말리지 않고 그대로 쪄서 냉동시킨 후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쓴다고 합니다. 건조 시래기에서 맛볼 수 없는 식감이 느껴집니다.
 
이렇듯 몸에 좋은 나물과 다양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한결 건강해진 느낌입니다. 이곳 곤드레밥은 주문받은 후 바로 짓기 때문에 약 2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식당에 가기 전 전화로 예약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 하세요.
 
박가네는 오전 9시~오후 9시 영업합니다. 주소 영월군 영월읍 중앙로 149. 문의 (033)375-6900
 
오늘은 영월에서 만날 수 있는 맛깔스런 향토 음식 세 가지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영월에 놀러 오셔서 근사한 자연 풍광도 즐기시고 특색있는 지역 먹을거리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은 월요일에 또 이어집니다. 어떻게요? 슬기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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