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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지방생활 -영월편 한달살기]작지만 알찬 영월 유일 개봉관 ‘영월시네마’

영화엔 콜라 대신 노른자 동동 쌍화차?

2019-06-08 08:56

글 :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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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 내려와 생활한지도 벌써 일주일을 훌쩍 넘겨 9일째에 접어듭니다. 그간 전해드린 소식은 어떻게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영월에서 즐긴 문화생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영화 좋아하시죠?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긴 한데요, 그중에서도 SF나 슈퍼히어로물은 빼놓지 않고 챙겨볼 정도로 좋아합니다. 지난 5일,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개봉됐죠. 열 일 제치고 달려갑니다. 어디로? 오늘 소개드릴 영월 유일의 개봉관 ‘영월시네마’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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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시네마입니다. 외관부터 독특하죠? 영월읍 중심부에 자리 잡았습니다. 맞은편에는 영월군 여성회관이 있어요. 영월역에서 영월대교를 지나 충분히 걸어갈 만한 거리입니다. 주소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관풍헌길 66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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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외벽에 현재 상영작과 상영 예정작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핫한’ 개봉작들이 줄줄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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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 왼편으로 보이는 매점과 매표소입니다. 매점엔 있을 것 다 있습니다. ‘카라멜 팝콘’ 큰 컵 5500원, 작은 컵 4500원, ‘솔트 팝콘’은 큰 컵 5000원, 작은 컵 4000원입니다. 탄산음료 2500원, 버터구이 오징어 3000원 등등 주전부리가 다양합니다.
 
이곳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야 합니다. 저는 영월시네마 홈페이지(yw.scinema.org)에서 미리 예매를 했어요. 예매를 했더라도 이곳 매표소에서 확인 후 입장권을 받아야합니다. 예매 확인은 휴대전화번호로 간편하게 처리됩니다. ‘작은영화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검색하고 예매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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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을 받았습니다. 혹시 관람료 얼마인지 보이세요? 6000원입니다. 영월시네마의 매력은 바로 이 가격인 것 같습니다. 요즘 서울의 개봉관에서 영화 한 편 보려면 평일에도 1만원은 들죠. 주말이면 자리에 따라 1만2000원도 받습니다. 집에서 VOD로 개봉작을 보려고 해도 1만원이 넘습니다. 영월시네마는 주중, 주말에 상관없이 2D 영화는 6000원, 3D 영화는 8000원입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객도 많다고 해요.
 
홈페이지 예매는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회원 가입을 하면 이곳 영월시네마가 속해있는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 통합 회원이 됩니다.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 문화 향유 기본권을 확대하자는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영화관이 없는 중소 시, 군 지역에 작은영화관을 만들고 꾸려가는 게 주요 사업입니다.
 
이를 통해 강원도에만 영월을 비롯해 양양, 양구, 화천, 철원, 정선, 삼척, 평창, 홍천 지역에 작은영화관이 설립돼 운영 중입니다. 전국적으로는 33곳이 운영 중이네요. 이 사업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영월시네마는 지난 2015년 8월 문을 열었습니다. 얼마 전 소개해드린 영월라디오스타박물관과 함께 개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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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벽면에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영화 흥행작 포스터를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1990년대 코너에선 영화 ‘라디오 스타’의 콤비가 또 등장하네요. ‘투캅스’ ‘쉬리’ ‘접속’ ‘장군의 아들’ 등 옛 추억을 되짚게 하는 영화들이 눈에 띕니다. 1970년대에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에너지 선생’ ‘고교 얄개’ ‘겨울 여자’ ‘바보들의 행진’ 등의 영화가 인기를 끌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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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 4D 체험 시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다양한 테마가 있습니다. 전용 안경을 쓰고 움직이는 좌석에 앉아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즐기는 시설입니다. 자녀와 함께 영화를 기다리면서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1회 체험료는 2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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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가능한 시간이 되면 매표소에서 직원 분이 알려주십니다. 영화관은 2층에 있습니다. 이제 영화를 감상하러 올라갑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면에도 한국 영화 대표작과 간략한 영화사를 소개하는 패널이 있습니다. 2010년대에 대한 설명으로 ‘천만 관객의 위상이 빛을 발하는 시기. 무려 5편의 한국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김한민 감독의 명량은 누적 관객 1천7백만을 넘어선 희대의 역작으로 남았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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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오르자마자 왼쪽으로 보이는 곳이 1관입니다. 저 앞으로 2관 입구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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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갑니다.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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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시네마 1관 전경입니다. 정말 아담하죠? ‘작은영화관’이란 이름에 걸맞게 1관은 48석, 2관은 101석입니다. 스크린은 작아도 관람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좌석도 꽤 편안했어요.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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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시네마에서 나와 왼쪽으로 걷다보면 기와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관풍헌(觀風軒)’입니다. 1392년(태조 1년) 건립된 곳으로 지방 수령이 공무를 처리하던 관아 건물이죠. 청령포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단종이 홍수를 피해 관풍헌으로 거처를 옮겼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영화 한편 보고 관풍헌도 둘러봤으면 더 근사한 문화생활이 됐을 텐데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아쉽게도 현재 관풍헌은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라 관람할 수가 없어요. 더욱이 땅 속에서 계속 유적이 발굴되고 있어 언제 공사가 마무리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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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풍헌 정문 건너편에서 찍어봤습니다. 오른쪽으로 보수 공사가 한창인 지붕이 보이네요. 그래도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쉽죠. 영월시네마에서 나와 왼편으로 쭉 걷다보면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또 한곳 영월의 명소가 보입니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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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영화 ‘라디오 스타’ 속 그곳, ‘청록다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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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빛나는 조연, 다방 종업원 김양(안미나)이 일하던 그 다방이 그 때 그대로 여전히 영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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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품으로 쓰인 홍보 전단이 그대로 출입문에 붙어있습니다. 88년도 가수왕 최곤(박중훈)이 DJ를 맡아 진행하는 ‘오후의 희망곡’을 홍보하는 전단이었죠. 최곤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와 동강 유일의 록밴드 이스트리버(노브레인)가 이걸 붙이고 다니며 소란을 피우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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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입니다. 시골 다방의 정겨움이 물씬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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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곳곳에 영화 ‘라디오 스타’와 관련된 소품들이 눈에 띕니다. 포스터는 물론이고 실제 사장님과 영화 출연진이 함께 찍은 사진도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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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곤과 박민수 피규어도 있네요. 여간해선 보기 힘든 아이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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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다방을 찾은 유명인의 사인과 사진도 벽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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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에 왔으니 차를 마셔야죠. 메뉴판에도 두 배우의 얼굴이 보입니다. 다양한 마실거리가 있지만 역시 청록다방의 시그니처 메뉴는 달걀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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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커피 가루와 프림, 설탕이 놓여있는 테이블도 옛 추억을 끄집어내게 만듭니다. 팔각 UN 성냥도 보입니다. 물론 실내는 금연입니다만, 추억의 소품으로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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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습니다. 그 유명한 청록다방의 쌍화차입니다. 티스푼으로 푸짐한 견과 건더기를 먼저 건져먹고 달걀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차와 함께 꿀꺽 삼키는 게 사장님이 알려 주신 먹는 방법입니다. 노른자가 터지면 자칫 비릴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쌍화차를 마신 손님에게는 원두커피 한 잔을 공짜로 내줍니다. 잊지 말고 커피도 맛보세요.
 
모처럼의 문화생활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짧은 여행 기간에 영화를 보긴 어렵겠지만 혹시나 여유 있는 일정으로 영월을 즐기신다면 영월시네마에서 영화 한 편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청록다방은 필수죠. 독자 여러분,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저는 월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슬기롭게!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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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는 영화 ‘라디오 스타’와 관련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일부러 영화 속 장면을 기억해내고 찾아다니지 않아도 그냥 눈에 보여요. 누구라도 영월에 오면 라디오 스타를 떠올리게 됩니다. 사진 속 두 배우의 얼굴이 그려진 건물은 서부시장 내 영월종합상가와 이어진 영월맨션입니다. 이밖에도 영화 속에 등장한 꽃집, 중국집, 철물점, 여관 등이 여전히 남아있어요. 제가 다 보여드리면 재미없죠. 영월에 놀러 가기 전, 영화 ‘라디오 스타’를 한 번 더 감상하고 영화 속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짜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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