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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공동체부터 1인·2인 가구까지… 진화하는 가족

2019-06-05 04:48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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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아이. 가족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4인 가족의 행복한 웃음이 담긴 사진을 떠올리는 게 과연 정말 자연스러운 일일까. 결혼으로 맺어진 4인 가족에 대한 모델이 많이 노출된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사는 가족의 형태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대 4%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5년 27.2%로 주된 가구가 됐고, 2017년엔 28.6%까지 늘었다. 2인 가구 역시 꾸준히 증가해 2017년 전체 가구의 26.7%로 1인 가구에 이어 전체 가구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인·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55.3%로 절반이 훌쩍 넘는다. 시대가 흐르면 가족의 방식과 의미도 달라지는 법. 결혼과 비혼, 독거가 아닌 제3의 형태로 달라지고 진화하는 새로운 가족 모델을 취재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를 짚어보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진화하고 있는 관련 법안도 알아봤다.
interview 01 탤런트 김애경·이찬호 부부
결혼식, 혼인신고 없이 따로 또 같이

“부부가 그게 뭐예요? 같이 살아야지?”

탤런트 김애경 부부가 자주 듣는 말이다. 남편 이찬호는 강화도에, 김애경은 파주에 각각 따로 산다. 두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데이트하듯 만난다. 늦은 나이에 만난 두 사람은 각자의 독립적인 삶과 공간을 인정하면서 부부라는 이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10여 년 전 화이트데이에 만난 두 사람은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같이 살지도 않는 이상한 부부’로 보이지만, 정작 두 사람은 불편한 게 전혀 없다. 각자의 삶과 공간을 존중하면서 따로 또 같이 채워가는 인생이 충만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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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만큼 신중하고 싶었던 결혼
결혼식, 혼인신고 안 하기로

두 사람은 늦은 나이에 만났다. 소위 결혼 적령기를 논하기도 민망한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였다. 김애경은 늦게 만난 만큼 행복하게 살고 싶었고, 결혼을 앞두고 신중한 마음이 들었다.

“제가 드라마 <서울 뚝배기>에서 맹한 여자로 나왔지만, 제 인생길에 대해서는 쫀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결혼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했어요. 실수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처음부터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이 사람과 평생 함께할 수 있을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알고 있던 친한 방송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아침방송을 진행하던 작가는 둘이 같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해왔다.

“솔깃하더라고요. 여행에 마음이 동해서 오케이를 했어요. 결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여행지에서 남편의 몰랐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열렸어요.”

결혼식을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딩숍을 찾아 가격도 알아보고, 신혼여행지도 찾아보니 ‘결혼식은 왜 하는 거지?’라는 물음이 남았다. 부부가 됐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결혼식인데, 그건 방송을 통해서 이미 한 다음이었다.

“그때 시청률도 높았기 때문에 하객들이 1000만명 가까이 오신 걸로 생각해요.(웃음) 이후에 2탄을 만들어서 프러포즈도 하고, 웨딩 화보도 찍었어요. 그걸로 우리끼리 결혼식이 된 거죠.”

결혼식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지니 혼인신고에 대한 생각도 회의적이었다. 그냥 지금까지 해왔듯 믿음으로 살고 싶었다.

“주변에서 조언을 그렇게 많이 해요.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도 하고 살아야 한다고요. 혼자 살 때는 관심도 없으시던 분들이 남자 만나서 사니까 왜 혼인신고 안 하냐고 해요. 우스갯소리로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인간들아’ 하고 말아요. 지금 우리는 너무 완벽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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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방송을 계기로 웨딩 화보를 찍으며 두 사람 만의 결혼식을 치렀다.

# 주말부부처럼
항상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

강화도와 파주에 각각 떨어져 살지만 두 사람의 삶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단단히 묶여 있다.

“주말부부처럼 살아요. 3일 떨어져 있다가 4일 만날 때도 있고, 지인 결혼식이 있으면 거기서 만났다가 급한 일 있으면 각자 집으로 갈 때도 있고요. ‘놀러 갈까?’ 하고 마음이 맞으면 또 같이 여행을 다녀오기도 해요. 아기자기하게 데이트를 잘해요.”

남이 아닌 부부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항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한집에 살면서 말 한마디 나누지 않는 부부보다는 수시로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나누는 본인들의 삶이 훨씬 풍요롭다고 믿는다.

“각자 집에서 TV를 보다가 재미있는 것이 있으면 얼른 채널을 돌려보라고 연락해요. “여보, 우리 갔던 산토리니 나온다. 얼른 봐~” 하면 “그래그래” 하면서 같이 봐요. 옆에 있는 것 같아요.”

몸이 멀어져도 애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간지럽도록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사람들은 낯간지러운 것 속에 사랑이 숨어 있다는 걸 몰라요. 서로 느낌이 왔다 갔다 해야 존재감을 느껴요. 마음을 ‘애꼈다가’ 어디 쓰겠어요. 남편이 많이 변했어요. 문자 하면 하트도 보내고, 귀여운 이모티콘도 쓰고요. 그렇게 지내다 보면 옆에 있는 것 같아요.”

이찬호 씨는 이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자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를 보면, 여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서다.

“저희가 사는 모습을 보면 남자들은 왜 그러고 사냐고 모두 반대해요. 왜냐면 할 게 많거든요. 음식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빨래나 청소도 잘해야 해요. 떨어져 살면서도 여자에게 살림을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각자 노력을 해야 해요.”
 

# 부부는 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
남성 위주의 사회가 만든 고정관념

남들처럼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고 틀에 박힌 생활을 하지 않지만 두 사람은 가족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다. 김애경은 “인간이 태어나서 사는 희망이나 목적은 행복하고 즐겁게, 자기 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에요. 삶의 의미의 원천이 되는 게 부부 그리고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안심이 되는 동지예요”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남편 이찬호 씨는 “사회가 망한다고 가족이 망하진 않지만 가족이 망하면 사회가 망한다”면서 가족의 소중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결혼제도는 남성 위주의 사회가 만든 의식인 것 같아요. 부부는 싸워도 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전 그런 소리가 어디 있냐고 해요. 아무 생각 없이 예전부터 내려오던 것을 그냥 하고 살아요.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식을 올리면 행복하고 안 올리면 불행한가? 스스로 결론을 내린 게, 형식에 치우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김애경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같이 여행을 하면 삼시 세끼 밖에서 먹고, 내내 붙어 다녀요. 꼭 붙어 다니면서 교감하고 스킨십도 나눠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혼자 있고 싶어요. 사랑이 식었다, 아니다의 마음이 아니고 그저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에요.”
 
 

interview 02 ‘공덕동하우스’
관계 맺기에 대한 질문이 만든 비혼 지향 공동체

결혼을 하지 않으면 가족이 될 수 없는 걸까? 일명 ‘공덕동하우스’에는 결혼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의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산다. 결혼해도, 안 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입증하고 싶고, 또 그렇게 우리 사회의 인식도 바꾸고 싶어서 만든 비혼 공동체다.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어서 ‘공덕동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구성원은 모두 9명. 이중 4명은 이곳에서 거주하고, 나머지 인원은 왔다 갔다 한다. 인터뷰를 위해 모인 사람은 토요일 오전 일정이 없는 4명으로 정했다. 이곳의 주인장이자 리더 격인 홍혜은은 기획자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홍주은은 20대 직장인, 이영석은 30대 학생이고, 홍선종은 재수생이다. 홍혜은과 홍주은, 홍선종은 남매간이고, 이영석은 이곳에 거주하지 않는 친구 사이다. 20대부터 30대까지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이곳에서 호칭은 형, 누나가 아닌 별명으로 불린다. 나이에 따라 서열이 형성되는 기존 가족제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곳만의 작은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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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오프라인 모임

결혼이 아닌 이름으로 관계를 맺을 순 없을까?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셰어하우스와는 개념이 달라요. 우리는 삶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공동체예요. 평등하게 노력하고, 대화를 통해 언제든지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해요. 물론 그 안에는 정치적인 결속도 있어요. 시위, 간담회, 강연 등 뜻이 맞는 행동을 해요.”

시작은 페이스북 커뮤니티였다. 홍혜은이 ‘만족하는 사람 유니온’이라는 페미니즘 토론방을 만들었다. 2017년 4월 커뮤니티를 폐쇄할 때까지 이곳에서 함께 활동하던 사람 중 남은 사람이 9명이었다. 공덕동에 공간이 생기자마자 관계를 맺기 위한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법의 기준으로 보면 공덕동하우스는 가족이 아니다. 결혼, 혈연으로 맺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언어로 표현하자면 ‘관계 맺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들’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은 ‘결혼, 우정, 사랑, 가족’ 등 이름에 따라 관계가 일괄적으로 정해지는 데 한계를 느꼈다. 이름이 아닌 다른 더 많은 것에 주목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 풍성해질 것 같았다.

“결혼이라는 관계는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데, 꼭 결혼을 해야만 할까?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 더 잘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결혼을 해도 행복하고 안 해도 행복한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 그러다가 비혼이라는 화두를 꺼냈어요.”

홍혜은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에서 가족을 만들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결혼이기 때문에 결혼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라는 생각에 ‘비혼 지향 공동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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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은·홍선종

# 남녀 역할 분담 없는 공간
돈 버는 사람이 많이 내는 것이 평등

공동체 생활을 한 기간이 가장 짧은 홍선종은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연령에 따라 권력이 형성되지 않는다. 기존 가족제도에서 보여준 화목함이나 평화로운 모습에서 염증을 느꼈던 이영석은 공동체 구성원과 지내면서 기존 가족제도의 한계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모든 것이 평등한 이곳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 분담도 없다.

“집안일이 여성노동이라고 여겨지는데, 이곳에서는 시간을 쓸 수 있는 누군가가 돼요. 장부가 하나 있는데요. 할 일을 발견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적어요. 발견한 날짜도 적어요. 장부를 확인한 사람은 처리 여부에 동그라미를 쳐요. 이렇게 운영을 하다 보면, 결국 누가 얼마나 일을 했는지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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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도 공평하게 낸다. 인원수대로 나눠서 내는 게 아니라 돈을 버는 사람은 많이, 못 버는 사람은 적게 낸다. 이것이 이들이 생각하는 평등의 개념이란다.

‘공덕동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기금도 마련하고 있다. 역시 돈을 버는 사람이 많이 낸다. 기금은 비상 상황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서 만들었다. 이 돈은 구성원이 맹장수술을 하는 데 쓰이기도, 함께 쓰는 가구를 사는 데 쓰이기도 했다. 뭔가를 배우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 배우는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

“서로의 미래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선택을 해줄 수 있는지를 보려고 해요. 우리는 지금 이 상황에서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서로 공유하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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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홍주은

# 가족은 서로 돌보고 함께 미래를 꿈꾸는 것
가족을 보는 사회적인 시선이 확대되길

일각에서는 “동거 가족은 결혼에 따른 책임은 피하고 권리만 누리겠다는 모순”이라는 비난도 있다. 홍혜은은 그 말 자체가 이미 결혼의 불합리에 수긍을 한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힘든 선택이고, 책임이 많고, 국가에서 해야 할 정책을 가족에게 떠넘겼어요. 가령 원가족의 자원을 통해서만 육아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부담을 국가가 나누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결혼이 힘들고 끔찍한 것이 아닐 수 있도록 다양한 관계들에 제도적인 안정을 주자고요.”

공덕동하우스는 여러모로 새로운 형태의 관계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구석이 많다. 이들은 공덕동하우스가 새롭게 보이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비혼 정책이 자리를 잡지 않아서라고 해석했다.

“개념 자체가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문제라서 그런 것 같아요. 문제는 가족을 생각하는 관념이 너무 좁다는 게 아닐까요? 비혼을 이야기할 때도 싱글, 독거 가족만 거론이 되잖아요. 아이를 위한 정책도 사실혼, 동거 커플만 논의가 되고요. 가족을 보는 틀은 어떻고요. 건강 가족과 위기 가족밖에 없어요. 물론 행복하게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책이 그 틈을 들여다보고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개념은 뭘까.

“서로 돌보고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결혼이나 혈연으로 이어졌다고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들은 이런 본인들의 생각을 담아서 계간으로 <공덕동하우스>도 발행한다. 주거나 경제를 같이 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다. 주거나 경제를 같이 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다. 본인들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대중적으로 알리는 목표까지 갖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의 생각이 변했고, 시대적인 필요를 느낀다면 모두가 다 같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먼저 행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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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고 달라지는 가족 패러다임 결혼은 이젠 선택?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총 26만 건이다. 인구 1000명당 5건의 혼인율로 2011년 이래 7년 연속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혼인 주 연령대인 30대 초반 남성과 20대 후반 여성이 각각 5300건(-5.4%), 3300건(-3.5%)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48.1%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결혼이 점점 선택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가족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혈연 중심의 가족에서 1인 가구 혹은 동거 등 비혈연 또는 아이를 낳지 않는 2인 가구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대 4%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5년 27.2%로 주된 가구가 됐고, 2017년엔 28.6%까지 늘었다. 2인 가구 역시 꾸준히 증가해 2017년 전체 가구의 26.7%로 1인 가구에 이어 전체 가구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인·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55.3%로 절반이 훌쩍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35년쯤에는 1인·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의 가족정책은 혈연관계 중심에서 돌봄과 관계 중심으로 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부도 이런 흐름에 촉각을 세우고 관련 법안을 개정해나가는 중이다.

여성가족부 진선미 장관은 “결혼에 대해 누구든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비혼을 선택함에 따른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겪거나 현실적인 여건으로 선택을 주저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가족의 목소리를 수용하기 위한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포괄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부처와 협력해 가족 관련 차별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1인·2인 가구 꾸준히 증가 추세

우리나라는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가 가족이었다. 국가의 복지 지원이 미약한 상태에서 가족 안에서 출산과 양육, 부양을 해결해야 했다. 이제는 “가족이라는 제도를 떠나 관계를 중심으로 가족의 재구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갖추는 분위기다. 비혼 출산, 비혈연 가족 등 다양한 관계에 열린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혼인, 혈연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가족의 범주에서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제3차 건강가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제3차 건강가정 기본계획’은 소통하고 존중하는 가족, 일·생활이 조화로운 사회라는 목표하에 민주적 가족문화 조성, 함께 돌봄 체계 구축, 가족 형태별 맞춤형 지원, 가족의 일·쉼·삶의 균형, 가족정책 기반 조성 등 5대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가족 형태별 맞춤형 지원이 달라지는 가족 패러다임에 맞춰 나오게 된 정책이다. 여성가족부는 시민단체, 전문가, 이해 당사자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를 담을 수 있도록 공론화를 추진한다. 가족 형태에 따른 법·제도적 차별 사항도 발굴해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방통위와 여가부가 함께 가족 형태에 따른 편견을 조장하는 방송 프로그램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교육 및 홍보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 부모 가족 자녀양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소득 한 부모 가족의 아동양육비 지원금을 월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했다. 연령도 종전 만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올렸다.

더 나아가 양육비 지급을 고의적으로 회피하는 양육비 채무자에 대해서는 운전면허 제한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를 마련하고, 공공주택 신혼부부 지원 프로그램에 한 부모 가족을 포함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족정책의 기본법인 ‘건강가정기본법’ 전부 개정을 추진한다. 또 전국 시군구 단위에 설치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가족센터로 통합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가족 형태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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