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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할 수 있다! 2018년, 2개월 프로젝트

2018-09-30 09:57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박정민, 김정헌, 채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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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수확의 계절. 비단 농작물만이 아니다. 한 해 성과도 가시화된다. 연초를 돌이켜본다. 비장하게 시작한 것 같은데, 이뤄논 게 하나도 없다. 그동안 대체 뭘 했나. 낙담하다 새 희망으로 바뀌기도 한다. 내년에 더 잘하면 되지. 하지만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 달력은 두 장이나 더 남았다. 여기, 2개월여 시간 동안 무언가를 손에 쥔 여성들이 있다. 이들 얘기에 귀 기울여보자. 2019년 떠오르는 해를 ‘빈손’으로 맞이하지 않기 위해.
2개월. 뭘 할지 정하기 전에 ‘60일’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알아보자. 어느 날 ‘기상 후 물 두 잔 마시기’가 몸에 좋다는 뉴스를 봤다고 치자. 혹은 ‘저녁식사 후 1시간 동안 걷거나 달리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치자. 오늘 당장 실천한다고 했을 때 2개월 후면 이 행동들은 ‘습관’이 된다. 연구 결과도 있다. 2014년 영국 런던대학교 심리학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66일이다.

그래, 여기까지 좋다. 물리적으로 2개월이 남은 건 사실이지만, 너무 바빠 시간이 없다? 그건 변명이다. 시간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무언가 하고자 한다면 여유는 어떡해서든 생긴다.

누군가 “한 시간 독서에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치자. 아무리 바빠도 짬을 내지 않을까? 시간이 없다는 말은 그 시간에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자 이제 ‘그 일’을 만들어보자.
 

Part 1 2개월 만에 곰손이 금손으로!
# 박정민 씨
“취미로 시작, 가게 열라는 소리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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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우연이었다.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게 됐는데, 뭐든 해주고 싶더란다. 겨울에 입힐 옷을 직접 만들어볼까 싶어 무작정 실을 사러 갔다. 코바느질은 해본 적도 없다. 그저 고등학교 가사 시간에 배운 뜨개질을 복기할 생각이었다.

“시장에서 실을 고르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그러시는 거예요. 실을 사면 코바늘로 비니 뜨는 법을 가르쳐준다고요. 한 시간 배웠나? 뚝딱 만들어지더라고요.”

몇 해 전, 코바늘의 매력에 푹 빠진 계기다. 이후 시장에서 열리는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다녔고, 관련 서적을 보면서 혼자 연습했다.

“기법을 익히고 도안을 볼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2개월이면 충분한 시간이죠. 물론 도안을 직접 제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려요. 도안이 있는 작품을 시도하는 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해요.”

그는 “요즘은 유튜브에도 좋은 강의가 굉장히 많다”면서 “굳이 오프라인 강좌에 가지 않더라도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 씨는 방문교사로 일한다. 업무시간이 유동적이라 작업에 몰두할 시간도 많다.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집중력도 높아졌어요. 무엇보다 머릿속에서만 구상하던 작품이 실물로 구현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웃음)”

그렇게 매진하다 보니 한 달에 많게는 10작품 이상 만들어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판매 문의까지 받는다.

“몇몇 작품을 소셜미디어(#nitting buddy)에 올렸더니 제작해달라는 쪽지가 오더라고요. 일일이 수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판매할 생각은 못 해요. 본업도 아니고요.”

10월에는 집 앞에서 작은 플리마켓을 열 생각이다. 그는 “지금은 소소하게 소꿉장난하듯 하지만 앞으로 취미 공방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민 씨는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있었다.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카드를 만들어 보내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수작업한 작품을 선물하기도 했었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뭔가 하는 일을 좋아했어요. 그렇다고 코바늘이 꼭 소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죠. 실수해도 풀었다가 다시 뜰 수 있으니까, 일단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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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예

목재로 공예를 한다고 하면 웅장해 보이지만 작은 것도 많다. 나무젓가락, 나무 반지 정도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수업 과정은 운영 기관에 따라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과정이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주어진 시간에 작품 하나를 완성한다. 나무반지 같은 경우 2~3시간 걸린다. 정규 과정은 원하는 제품을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처음 입문하면 작은 탁자 하나 만드는 데 6주 정도 소요된다.
 

설탕 공예

다른 말로 슈거크래프트. 설탕에 달걀, 젤라틴 등을 섞어 꽃이나 일정 레시피로 만든 반죽으로 각종 장식물을 만드는 공예를 말한다. 설탕 반죽에 색을 넣고 모양을 만들어 각종 기념일 케이크 또는 생활 소품 등을 만든다. 지금 시작하면 올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내가 직접 장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수업 과정은 보통 원데이 클래스, 기본반, 고급반, 심화반 등이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과정당 1개월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 주 1회, 8회 차로 진행하는 과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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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크래프트

양초공예다. 겉보기엔 장인이 만든 것 같지만, 재료의 성질과 레시피만 숙지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양초 공예로 공방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오프라인 수업은 크게 취미반, 자격증반, 기업출강반으로 나뉜다. 5주 정도면 자격증까지 이수가 가능하다.
 
 

Part 2 ‘2개월 완성’ 자격증을 따자!
# 김정헌 씨
“다이버 자격증? 이틀이면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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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바지런하고 도전의식도 많다.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면서 독서 스터디를 하는가 하면, 부동산을 분양 받은 후 건축법을 독파하기도 했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2개나 딴 정헌 씨는 앞으로 스카이다이빙 자격증도 딸 생각이다.

“수학교육을 전공해서 한때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었어요. 2010년이었죠. 교외 활동으로 한강에서 스킨스쿠버를 한 적이 있어요. 그대 아이들과 함께 오픈워터를 땄어요.”

다이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오픈워터는 1단계 자격증이다. 그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실내 교육은 인당 50만원 정도였는데, 이틀이면 딸 수 있었다. 이후 일과 학업을 이어가다 5년 후 세부에서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1박2일 패키지로 오픈워터를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400달러 정도면 가능해요. 그다음은 어드밴스, 테크니컬 등 단계가 있는데, 다이빙을 즐기는 ‘펀다이빙’을 하는 데는 오픈워터면 가능해요.”

지난 2016년에는 어드밴스까지 땄다. 스쿠버다이빙은 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지만, 1일 체험은 자격증 없이도 가능하다. 정헌 씨는 “국내에 활성화되기 전에는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문에 따르면 해녀와 같은 여성 다이버들은 골다공증 염려가 적다”면서 “실제로 관절에 문제가 있는 중년 여성들이 치료 목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바다 온도는 한 계절이 늦게 와요. 가을에 비로소 여름 온도를 느낄 수 있죠. 10월도 다이빙을 하기에 괜찮아요. 가까운 잠실이나 동해 그리고 제주도 문섬 같은 데서 올가을 도전해보세요.”
 

아동요리지도사

한·중·일식 요리 자격증은 이미 포화상태다. 요리와 교육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격증이다. 요리를 통해 아이들 창의력, 집중력, 사회성까지 키워줄 수 있다. 시험은 1, 2, 3급으로 나뉜다. 3급의 경우 20세 이상이고 아카데미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교육은 30시간이고, 과제물 제출, 필기시험(60점 이상)을 치르면 된다. 온라인 강좌도 있는데, 빠른 경우 1급을 2주 만에도 취득할 수 있다. 취득 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방과후 교실 등 교육기관이나 문화센터 강사로도 활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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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마사지 전문가

추성훈이 딸 사랑이를 위해 땄다고 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격증이다. 신생아가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은 촉각이다. 아이와 스킨십은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IQ, EQ도 높인다. 1급 취득 후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협회의 연수까지 마치면 전문 강사로도 활동이 가능하다. 1급을 취득하려면 우선 2급을 따야 한다. 2급은 4주 과정으로 간단한 필기시험을 치르면 된다. 교육 내용은 베이비마사지 테크닉, 베이비요가의 이해, 베이비요가 테크닉 등이다.
 

하브루타 부모교육사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유대인 자녀 교육 방식인 하브루타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전수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창업이나 강사가 되기 위해서보다 자녀 양육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평생교육원, 사회교육원, 전문 교육센터 등에서 관련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발급 받으면 된다. 교육과정은 1급의 경우 이론과 실무 포함 48시간 수업을 이수하면 된다.
 
 

Part 3 2개월 투자로 예뻐졌다!
# 채유리 씨
하루 30㎞ 걷기로 2개월 15㎏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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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일하는 유리 씨는 걷기가 취미다. 160㎝가 채 안 되는 아담한 키인데, 몸무게가 한때 72㎏을 찍었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밤낮이 바뀐 적이 있어요. 매일 새벽 4시쯤 잠들었는데, 잠들 때까지 무언가를 먹었어요. 한자리에서 과자 8봉지를 비운 적도 있었죠.”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던 시절, 그땐 체중을 재도 별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하려고 바지를 입는데 안 들어가더란다.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배에 가려 발등이 안 보였다. 비로소 충격. 그는 “그날 당장 뭐라도 해야겠는데, 요가학원이나 헬스를 알아보면 또 차일피일 미루게 될 것 같아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첫날 10㎞로 시작해 차츰 늘려갔다. 30㎞에서 많게는 70㎞를 걸은 날도 있지만, 하루 평균 30㎞ 수준이다.

“걷기 앱을 내려받아서 재면서 걷고 있어요. 10㎞에 1만 보 정도 되는데, 저는 매일 3만 보 걷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식단조절과 함께 2개월을 걸었더니 15㎏이 줄더란다. 식이요법이라고 해서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니다. 우선 폭식을 참았고, ‘16시간 공복’을 지켰다.

“우리 몸은 공복 상태로 16시간이 지나면 지방을 소모한다고 하죠. 하루에 음식 먹는 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저절로 조절되는 거예요. 다른 말로 ‘간헐적 단식’이라고도 하던데, 단식이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마지막 식사를 오후 7시에 하고, 이튿날 첫 식사를 오전 11시에 해도 16시간 공복을 지키는 거죠.”

2개월 매일 걷자, 이젠 습관이 돼 하루만 안 걸어도 몸이 찌뿌드드하단다. 걷기 후 달라진 건 몸무게뿐 아니다. 최근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떠오른 기립근도 생겼다. 그는 “원래 약간 구부정했었는데, 걷는 자세도 반듯해졌고 무엇보다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에 무리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어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지킬 수 있는 만큼 계획을 세워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 300㎉만 먹기’와 같이 무리하게 설정하면 그만큼 포기하기 쉬워요. 스스로 ‘이것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킨다’는 것 한 가지를 정해놓고 지켜보세요.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요. 저는 앞으로도 하루 3만 보 걷기와 16시간 공복은 꼭 지킬 거예요.”
 

내면의 아름다움, 명상

나이 들수록 내면의 미도 중요하다. 마음가짐이 곧 외연으로 묻어나기 때문이다. 명상은 속을 아름답게 하는 습관이다. 명상 2개월 차인 워킹맘 김효정(37) 씨는 “잠들기 전 매일 30분씩 명상을 시작했다. 내  안에 떠도는 잡음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나를 객관화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효정 씨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걷기 명상도 한다.

“그저 조용히 내 발걸음에 집중하며 걷는 거예요.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건강해져야 한다는 어떤 과제 없이 그저 묵묵히 걷는 거죠. 명상 초보인지라 그러다 보면 잡념이 떠오르게 돼 있어요. 그럴 땐 새소리, 물소리, 나뭇잎 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을 비워갑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명상을 통해 그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조금 알 것 같다고 했다.

“<호오포노포노>에 나오는 ‘정화’의 개념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생각 버리기. 사람의 생각은 다 과거 어떤 경험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그게 반복되면서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게 되죠. 이렇게 패턴화되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 화가 났을 때 다른 궤도로 가지 못하는 거더라고요. 명상을 하면 기존 생각에서 벗어나 나를, 내 화를 객관적으로 보게 돼요. 내면이 아름다워지는 첫걸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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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까지 섹시하게, 필사

이번에는 머릿속을 탄탄하게 하는 방법이다. 필사는 말 그대로 글을 따라 쓰는 거다. 9월 초 필사를 시작한 직장인 박수경 씨(29)는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한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그는 직장 내 ‘필사 동아리’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짧은 글로 시작하는 게 좋아요. 저는 평소 좋아하는 최승자 시인의 시로 시작했습니다. 눈으로만 보는 것과 손으로 꾹꾹 눌러 써보는 건 천지 차이예요. 글의 깊은 뜻을 곱씹을 수 있고, 머릿속에 깊이 박히더라고요.”

지금은 고전 <걸리버 여행기>를 필사 중이란다. 그저 동화책인 줄만 알았는데 이야기 속에 기가 막힌 사회 풍자가 들어있어 놀랐다고. 수경 씨는 “필사를 하다 보니 필사하지 않고 책을 읽을 때보다 의미가 더 잘 전달되고 기억력도 좋아진다”면서 “책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의 뜻을 알아가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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