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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만 들락날락? 가계를 쥐락펴락!

다시 일하는 주부

2018-05-08 18:57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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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일하고 싶다. 통계가 뒷받침한다. ‘전업주부’ 수가 4년 연속 줄고 있다.
2014년 741만3000명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더니 2017년에는 694만5000명까지 줄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했다. 지금이 ‘다시’ 일할 때다. 어떻게? 방법은 많다.
재취업부터 창업, 시간제, 재택형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가계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재취업형 박희경 씨
두 아이 육아 후 다시 대기업으로!

좋은 엄마이자 자랑스러운 엄마이고 싶었다.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이유다. 지난 2010년, 첫아이를 낳고 출산휴가 3개월 만에 복직했다. 모든 게 그대로였다. 고비는 둘째 때 닥쳤다. 첫아이를 낳고 2년 후 둘째를 임신하고 만삭이 될 무렵 회사를 떠났다. 떠나야 했다. 1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삶. 좋게는 쉼표였고, 나쁘게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박희경 씨(39)는 대학 졸업 후 한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다. 첫 보직은 영업본부였다. 특유의 친화력이 무기가 됐다. 지점 판매왕, 지역본부 판매왕을 휩쓸었고, 지점 관리를 하는 운영팀장까지 맡았다. 이후 커스터머케어(CS)팀에 배치되면서 여성 영업담당으로는 최초로 본사에 입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회사 차량에 결함이 있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되는 위기가 있었지만, 박 씨에겐 외려 디딤돌이 됐다. 위기관리 TF팀을 결성해 대중의 이미지를 쇄신시켰고, 그가 속한 TF팀은 CE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홍보팀으로 스카우트됐고, 본격적인 ‘홍보우먼’이 됐다. 그 무렵 위기가 찾아왔다.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불황으로 회사에서 희망퇴직자를 받기에 이른 것. 둘째 임신 9개월 무렵이었다. 박 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육아에 전념했고, 그렇게 해가 두 번 바뀌었다. 자칭타칭 ‘긍정의 아이콘’인 그였지만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했지만 저는 끊임없이 바깥 세상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경제지, 일간지를 조간·석간 종류별로 구독했고, 일부러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과 전화 통화도 자주 했어요.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죠.”
 
1년이 지나자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퇴사하고 1년쯤 지나자 더 이상 저를 찾는 전화가 오지 않더라고요. 워낙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을 했던지라 쉬는 동안에도 전화기는 계속 울렸거든요. 아! 이러다가 퇴보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길로 집을 나섰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 박람회를 찾아갔어요. 기다린 끝에 상담을 받았는데 다들 시급제였어요. 간단한 워드 정도만 할 줄 알아도 되는 직무밖에 없었고요.” 그는 “그래도 10여 년 이력이 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했다.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열쇠는 내가 갖고 있었다. 그간 쌓아온 이력을 찬찬히 되짚어봤다. 그 자체가 경쟁력이었다. 다시 이력서를 쓰기로 했다.
 
“이쯤에서 원서를 100개 썼다, 1000개 썼다는 얘기가 나와야 극적이겠죠?(웃음) 그런데 20개도 채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직무에 선택과 집중을 한 거죠. 모든 기업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소비자를 알 수 있는 모든 부서를 거쳤더라고요. 이게 경쟁력이다 싶어 그걸 스토리라인으로 삼았습니다.”
 
박 씨의 두 번째 직장은 한 대기업 유통 계열. 홍보팀 과장으로 입사해 재취업 3년 만에 ‘부장’ 타이틀을 달았다. 2년의 공백이 무색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눈높이를 낮추라고들 하는데, 낮추지 말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요. 뻔하게 들리겠지만 ‘될 거다’라는 생각을 해야 해요. 두드려야 열리는 법이거든요. ‘과연 될까? 아니, 안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시도조차 안 하면 기회도 없어요. 두드려야 길이 보입니다. ‘2년이나 쉬었는데 누가 나를 뽑아주겠어’라는 생각으로 있으면 누가 나를 뽑겠어요. ‘내가 비록 2년을 쉬었지만 이런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지’라는 생각으로 본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해요.”
 
박 씨는 재취업 이전,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킹맘에게는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고비, 고비가 있습니다. 우선 출산 때가 그렇고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또 그렇죠. 그때 기업에서 자녀돌봄휴가, 근무유연제 등의 복지를 내놓는다면 경력단절이 훨씬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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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재취업 원한다면?
 
● 자신감부터 챙겨라
기업 리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몇 해 전 재취업에 성공한 주부 김희정 씨(38)는 재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피력했다. 김 씨는 “육아를 하는 동안 우울증까지 겪고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서서히 바깥 활동을 하며 생기를 찾았더니 슬슬 일하고 싶은 생각이 생기더라”고 했다.
 
● 주변 도움을 십분 활용
아이는 예쁘지만 재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육아다. 육아의 짐을 더는 것도 중요하다. 재취업에 성공한 대부분의 주부들이 친정엄마, 시어머니, 남편 등에게 공을 돌리는 이유다.
 
●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라
경력단절 기간이 10년 전후로 장기화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여성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사회 변화에 따라 직업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요즘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직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재취업 정보는 어디서?
 
우선은 여성능력개발센터(02-318-5880)다. 커리어와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맞춤형 상담을 받은 뒤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한다. 지속적인 경력 관리로 재취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취업을 알선하기도 한다.
 
● 여성새로일하기센터(1544-1199)도 있다. 올해부터는 일자리 전문가·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새일센터혁신컨설팅단’을 구성해 센터가 지역수요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연계를 강화했다. 센터는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saeil.mogef.go.kr)’ 운영을 본격화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활용하고, 직업교육훈련과 새일여성인턴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02-460-2300)에서는 교육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취업 특강과 취업 지도 세미나, 취업 희망 집단 상담 프로그램,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발견 및 직업 흥미도 검사, 개별 지원 서류 맞춤 클리닉, 모의 면접 등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체험해보고 취업 경쟁력을 높인다.
 
● 여성가족부와 경기도가 만든 ‘꿈날개(www.dream.go.kr)’에서도 개인별 맞춤 상담, 직업 정보, 이력서 클리닉 그리고 모의 면접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뿐만 아니라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창업형 이지선 씨
‘삼둥이 맘’에서 대박집 사장으로

취재 박지현 기자 사진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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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년 전만 해도 평범한 ‘다둥이맘’이었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집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종종 시장에 가서 반찬을 사봤지만 입맛에 안 맞았다. 시금치를 먹어도, 콩나물을 먹어도 맛이 똑같았다. 조미료 맛. 집에서 먹는 반찬처럼 만드는 곳은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마침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는 반찬가게가 없었다. 이거다 싶었다.
 
“집 밥처럼 안 질리는 반찬가게, 내가 하면 되지 싶었죠. 집 앞에서 하면 한창 크는 아이들이 엄마의 부재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요.”
 
이지선 씨(38)는 목동 주부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인사다. ‘채움반찬’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나아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대박집이 됐다. 3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일이었다.
 
“창업을 결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사항을 얘기했어요. 폐장 시간이 8시인데, 6시에 문 닫고 ‘품절’ 팻말을 걸어놓고 싶다고요. 다들 코웃음을 치더라고요.(웃음)”
 
경기도 안 좋은데 가게를 한다고 하니까 “안 망하면 다행”이라고 했다. 주변의 시큰둥한 반응 속에서도 이 씨는 꿋꿋이 간판을 걸었다.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10㎡(3평)가 채 안 되는 자그마한 점포에. 몇 달이 흘렀을까. 예상밖의 일이 벌어졌다. 반찬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것. 없어서 못 파는 일까지 생겼다.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고, 각종 매스컴에서 앞다퉈 찾아왔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묻는단다. 이 정도면 빌딩 한 채 살 수 있지 않느냐고.
 
정작 그는 큰 욕심 없이 시작한 일이었다. 그저 아이들이 여차하면 뛰어올 수 있는 거리에서 반찬가게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는 “워킹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게 욕심이었다면 욕심”이라고 했다.
 
“저도 워킹맘을 해봐서 잘 알아요. 엄마들이 퇴근하면 오후 7~8시. 그때 장보고 재료 다듬고 들어가서 언제 요리해서 먹어요. 그렇게 열심히 만들어놓아도 가족 수가 적다 보니까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일이 생기죠. 특히 정월대보름, 동짓날과 같은 날 절기 음식 먹자고 일일이 장봐서 만들어 먹기가 힘들잖아요. 엄마들은 절기 음식을 꼭 먹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거 한번 해 먹자고 나물을 종류별로 사놓고 무치기가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그런데 반찬가게에 가면 4가지 반찬을 1만원 정도에 살 수 있으니까 효율적이죠.”
 
이 씨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산업체에서 단체급식 영양사로 근무했었다. 이러한 이력이 대박에 한몫했다.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면서도 맛을 내는 비법을 잘 알기 때문.
 
물론 아이 셋을 키우면서 창업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몰라서 용감했다”고 했다.
 
“만만하게 봤죠.(웃음)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화장실 갈 시간이 없었던 적도 있어요. 가족들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그는 “정작 반찬가게 주인이 반찬 집어먹을 시간이 없어서 밥을 못 먹을 만큼 바빴다”고 했다. 창업 초기 1년, 주변에서 “나도 반찬가게 한번 해볼까” 하고 물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정말 힘들었어요.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부러울 정도로요. 아! 나도 여기 와서 반찬 사먹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죠.”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어느 정도 적응기간을 거치고 난 지금은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할 정도라고.
 
“가까운 지인이 제 조언을 받고 최근에 반찬가게를 창업했어요. 아직까지 틈새시장이라고 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초기에 힘들 각오는 하셔야 하지만요.”
 
우선 소자본이라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이 씨는 초기비용으로 4000만~5000만원을 투자했단다. 임대료 및 장비설치 비용이다. 크게 경기를 타지 않는 것도 이점이다.
 
“식당은 워낙 경기를 많이 타잖아요. 그런데 2년 영업해보니까 아주 추울 때와 더울 때 잠깐 주춤하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5월 즈음에 잠깐 주춤하고 반찬가게는 크게 기복이 없더라고요. 대신 명절 때나 동짓날, 보름 이럴 때 수요는 어마어마하고요.”
 
이 씨는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앞으로 반찬가게의 수요는 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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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반찬가게 창업해볼까?
 
● 상권은 어디로?
반찬가게의 핵심 고객층은 맞벌이나 1인 가구. 이들 동선과 겹치는 곳으로 위치를 잡는 게 좋다. 특히 장을 보러 가거나 쇼핑하러 가는 동선에 입점하는 게 좋다. 반찬가게 자리로 가장 좋은 자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있는 상가다. 하지만 평수가 넓은 단지는 40대 후반 이후 전업주부들이 주로 살림을 하기 때문에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편.
 
● 매장은 23~50㎡(7~15평) 정도로 작게
반찬가게는 매장이 넓지 않아도 된다. 반찬 진열대와 간단한 주방시설, 냉장고만 갖추면 된다. 이때 반찬을 만드는 공간은 전체에서 반 이상을 차지해야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다.
 
● 벤치마킹은 필수!
잘되는 반찬가게를 찾아다니며 메뉴와 맛을 체크해본다. 적어도 10군데 정도는 돌아다녀보는 것이 좋다. 잘 안 되는 반찬가게도 같은 횟수만큼 다녀본다.
 
● 3개월간 운영자금을 남겨둔다
자금이 1000만원 있다면 가게를 얻고 인테리어를 하고 주방설비를 하고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700만~800만원 이내로 써야 한다. 그래야 가게가 자리 잡을 때까지 최소 3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
 

주부 창업 정보, 어디서?
 
여성창업자를 위한 지원책도 있다. 전국 15개 광역시도에 운영 중인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에서는 창업 2년 이내 여성창업자 또는 예비창업자에 한해 전용 면적 33㎡(10평) 규모의 보육공간을 겸한 사업장을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시 여성창업플라자(02-576-3883)는 공예, 디자인 업종의 여성 창업자에게 체계적으로 창업을 지원한다.
 
경기벤처창업지원센터(031-830-8611)에서는 연평균 2%씩 증가하는 도내 여성 기업인에게 비즈니스 발굴, 코칭, 사업화 등 체계적 지원을 한다.
 
획기적인 신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여성이라면 ‘신사업창업사관학교(newbiz.sbiz.or.kr)’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아이템을 중심으로 예비창업자를 선발하는 사업으로, 선발된 예비창업자는 이론 교육과 점포 경험 체험, 멘토링, 창업자금 등을 패키지로 지원받는다.
 
그 밖에 여성 창업 정보와 지원사업은 여성기업종합정보포털(WBiz)을 이용하면 확인할 수 있다.
 
 
 
시간 선택제형 박선화 씨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4시간 일하기 딱 좋아요”

취재 박미정 사진 스타벅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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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만 10년을 살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육아는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었다. 출장이 잦은 남편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이 돌 사진도, 예방접종도 혼자 감당했다. 출산 후 2년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다가도 아이가 울면 침을 빼고 달려갔다. 그렇게 독박육아로 꼬박 10년을 보냈다.
 
박선화 씨(40)는 원래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전주에서 유치원 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과 동시에 서울로 올라왔다. 아무 연고도 없어 남편이 퇴근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생활이 반복됐다. 외롭고 우울했다. 어느 날 남편이 스타벅스 광화문점에서 바리스타를 뽑는다며 일을 해볼 것을 제안했다. 스타벅스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4년 6월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길지 않았다. 2007년 임신하면서 일을 그만두어야 했기 때문.
 
“서여의도점에서 부점장을 맡을 당시 첫아이를 임신했는데 몸이 좋지 않았어요. 병원에선 누워 있어야 한다고 했거든요. 휴직하기에도 애매해 고민 끝에 퇴직했어요.”
 
그만두고 10년 세월이 흘렀다. 초반엔 힘들었지만 아이를 생각해 마음을 다잡았다. 베테랑 엄마로서 경력을 쌓던 시기,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리턴맘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스타벅스는 여성가족부와 2013년 9월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출산 육아 문제로 퇴사한 스타벅스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선화 씨도 리턴맘 프로그램의 수혜자다. “전에 같이 일하던 점장님이 리턴맘으로 복귀했는데 제게도 추천해주셨어요. 하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았어요. 아무리 4시간 근무라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돌발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거든요.”
 
실제 선화 씨는 출근 이튿날 첫아이가 뇌진탕으로 다치는 바람에 곤혹을 치렀다. 우려하던 일이 초반에 터지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이후에는 스케줄을 조정해 한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2017년 6월 리턴맘으로 재입사한 선화 씨는 현재 스타벅스 일산 탄현점 부점장으로 있다. 일하는 시간은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3시(휴게시간 30분 포함). 하루 총 4시간이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고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한 달이 마치 60초 광고처럼 지나가요. 그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죠. 젊은 친구들은 새로 나온 음료 레시피도 금방 숙지하는데 저는 나이 탓인지 두 번 세 번 봐야 하더라고요. 처음엔 실수도 많아서 퇴근하고 애들 재우고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기도 하고요. 이것밖에 안 되나 자책도 많이 했죠.”
 
하지만 주변 동료들의 도움과 배려로 차근차근 적응해나갈 수 있었다. 선화 씨는 무엇보다 아침에 느긋하게 아이를 등교시킬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둘째가 일곱 살인데 밥 먹이고 유치원까지 배웅할 수 있어서 좋아요. 큰애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 학교 끝나고 학원 하나 마치고 오면 저랑 딱 시간이 맞고요. 주말 스케줄도 비워놓기 때문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죠. 주변에서 제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고들 하세요.”
 
지금은 4시간 시간 선택제로 일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좀 더 크고 여유가 있으면 8시간 전일제로 전환해 일하고 싶은 꿈도 있다. 일과 육아 모두를 포기하고 싶지 않고 잘해내고 싶어서다. 선화 씨는 앞으로 자신이 개발한 음료를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날이 오길 꿈꾼다.
 
“아직은 부족함이 없게끔 아이를 돌보고 싶어요. 시간 선택제로 4시간 일하는 게 좋죠. 이런 기회가 생겨 감사할 따름이에요. 엄마 역할도 일 못지않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남는 시간을 이용해 일하고 싶다면 주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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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선택제, 이런 곳도 있어요
 
● 유통 : 맥도날드 코리아
한국 맥도날드는 매년 ‘주부 채용의 날’ 행사를 개최, 경력단절 주부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간대별 근무가 가능해 비교적 한가한 오전 시간에만 일하고 오후에는 퇴근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실제 아르바이트로 채용된 주부가 점장까지 승진한 경우도 있다.
 
맥도날드는 스케줄 관리 담당 매니저를 따로 두고 크루의 근무 시간을 관리 조율한다. 일정 조율을 통해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날은 1~2시간 근무도 가능하다.

● 금융 ㈜신한은행
1일 4시간(주 20시간) 낮 12시 이후 근무 형태로 운영한다. 채용된 근로자들에게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근무 시간과 비례한 임금 체계, 전일제 근로자와 동등한 복리후생, 동일한 정년보장과 직급 체계를 보장하고 있다.
 
신규 채용형 시간 선택제 운영 근로시간 12:00~16:30(근무시간 4시간, 휴게시간 30분, 주 5일 근무)
근무지 전국 영업점(희망 지역 및 거주지 반영)

● 서비스업 ㈜유베이스
컨택센터 서비스(콜센터)와 텔레마케팅을 주업무로 하는 ㈜유베이스는 오전 10시~오후 2시 콜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시간 선택제 근로자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간 선택제 정보는 어디서?
 
대표적으로 여성새로일하기센터(1544-1199)가 있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취업을 상담하고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및 취업 후 사후 관리처럼 종합적인 취업서비스를 지원한다. 그 밖에 대체인력뱅크(1577-0221), (사)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02-318-5880), 잡코리아(1588-9350, www.jobkorea.co.kr), 사람 중심 취업 사이트 사람인(02-2025-4733, www.saramin.co.kr)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재택 근무형 최지은 씨
“가정집 공부방에서 다시 제 꿈을 키웠죠”

취재 이윤경 사진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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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워야 하니 직장에 나갈 엄두는 못 내지만 커리어를 놓는 것은 죽어도 싫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숱한 자아 찾기와 시행착오 끝에 ‘독서지도사’라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아파트 공부방. 오후 3시가 되자 초등학생 4명이 몰려왔다. 최지은 씨는 아이들과 책상을 앞에 두고 빙 둘러앉아 스마트폰에 중독된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읽는다.
 
“중독이 뭘까?” “그럼 너희도 중독된 거 있어?” “음~ 저는 계란반찬에 중독됐어요. 히히.” 아이들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나왔다. 50여 분 공부를 마친 아이들은 “선생님이랑 책 읽을 때가 제일 재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씨는 3년 차 독서지도사다. 가정집에 공부방을 만들고 6살부터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와 논술을 가르친다. 2년 전, 7살이던 아들과 아들 친구들로 팀을 꾸려 시작한 게 지금 8개 팀으로 늘었다. 한 팀에 2~3명에서 5~6명까지 수강생이 있으니 학생 수만 60명이 넘는다. 달력에는 한 달 수업 스케줄이 빽빽하고, 공부방 한쪽 벽에는 제자들이 받아온 글짓기 상장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비교적 빨리 자리를 잡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최 씨는 대기업 홍보팀에서 6년간 근무했다. 일 욕심 많고 도전정신으로 무장했던 그는 결혼 후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창업도 해보고, 학원 강사도 해봤다.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했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둘째를 가졌을 때는 법무사 시험을 준비했다. 워킹맘에게 늘 조마조마한 직장이 아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위기가 찾아왔다. 친정어머니가 “더 이상은 힘들다”며 아이들을 못 봐주겠다고 백기 투항한 것. 가정에 몸이 묶였지만 가슴속 열망까지 묶어둘 수는 없었다. ‘언젠간 도움이 되겠지’ 하고 따놓았던 한우리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눈에 들어왔다.
 
“책도 좋아하고 글 쓰는 업무를 계속 해왔기에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학원 강사로 일한 적이 있는데 주입식 교육은 저와 맞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사고력을 길러주자는 교육 방침을 철저하게 세우고 시작했지요.”
 
실제로 그의 수업은 책 한 권을 읽어도 꼭꼭 씹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통 엄마들이 “우리 아이는 전집 수십 권을 읽었다”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를 만나보면 단순히 ‘활자’만을 읽은 경우가 많단다.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글을 썼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모르면 안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최 씨의 설명. 처음엔 그의 수업에 적응을 못하던 아이들도 점점 마음을 열고 재미를 느낀다.
 

재택근무라도 일하는 시간은 직장인 못지않다. 독서지도는 오후 1시에 시작해 오후 9시가 되어야 끝난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해서 수업이 있다.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떠나고 나면 쉴 법도 한데, 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한다. 그는 “교재 이외의 것을 제자들에게 먹여주기 위해 경제, 사회, 과학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신문 스크랩을 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문학작품의 깊이가 깊어져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가르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녁을 못 챙겨 먹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보람은 형언할 수 없이 큽니다. 자녀 둘을 돌보면서도 스스로 발전할 수 있고, 제자들과 교감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죠. 선생님이 되어보니 확고한 교육 철학이 생기더군요.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돼요.”(웃음)
 
재택 독서지도사의 소득은 얼마나 될까. 최 씨는 월평균 200만원에서 300만원대를 꾸준히 벌고 있다. 그가 소속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지도사들의 소득은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100만원에서 학생 수가 많을 경우 400만원 이상도 벌 수 있다고 한다. 필수 강의를 이수하고 강의 실습을 거쳐 독서지도사가 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 자격을 갖추는 데 든 비용은 약 50만원이다.
 
최 씨는 “결혼 이후 임신 출산을 거치면서도 끊임없이 자아를 탐구하며 ‘일’을 놓지 않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방황이라 여겼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저것 도전해본 것이 제 인생의 자양분이 되었거든요. 주변에 다시 일하고 싶지만 용기 내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무리한 투자는 않되, 자기 커리어나 전공, 취미를 살려 무엇이든 시도하고 저질러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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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하기 좋은 자격증
 
● 독서/논술 지도사
독서지도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발달 단계와 수준에 맞는 도서를 선정하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생각하기를 바탕으로 독서토론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집이나 외부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독서지도사를 양성하는 민간 기관 중에는 한우리가 가장 규모가 크다.
 
수업 : 온라인반- 매달 25일 개강, 오프라인반- 3, 6, 9, 12월 개강 / 수강료 : 온라인반- 42만원, 오프라인반- 54만원 자격증시험- 7만원 / 교육기간 : 온라인은 4개월 중 60시간으로 기간 내 자율적으로 수강 가능, 오프라인의 경우 60시간 출석 수업 / 방문교사 혹은 홈클럽(재택근무) 형태로 근무 가능 / 방문교사 혹은 홈클럽(재택근무) 형태로 근무 가능
 
그 외에 한국독서문화재단 글나라연구소(www.gulnara.or.kr), 한국심리교육협회(www.kpei.co.kr)에서도 독서 및 논술지도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 
 
● 통·번역가
법무부에서 공식 인정하는 ITT(Interpretation&Translation Test)는 통역과 번역 검증시험이다. ITT통·번역 자격증을 취득하면 협상, 마케팅, 제품 상담, 미팅 통역과 같이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통·번역 기술과 노하우를 인정받는다. 전문 번역사가 활동하는 분야 외에 각종 보고서, 이메일 번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다. 연내 6회 시험 일정이 있으며, 상세한 내용은 ITT시험위원회 홈페이지(www.itt.or.kr)에서 확인.
 
● 심리상담사
조울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상담을 진행한다. 심리상담전문가는 성격, 적성, 지능, 진로 및 신체적 증상 등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변화를 모색하는 개인에게 심리검사, 상담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이다.
 
아동심리상담, 분노조절상담사, 인성지도사, 명리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인지행동심리상담사 등 자격증 종류가 다양하며, 노인복지시설이나 보육시설에서 일할 수 있다. 집에서 공부방이나 상담소를 꾸릴 수도 있다.   
 
한국능률교육평가원(www.kpcp.co.kr), 한국심리교육협회(www.kpei.co.kr), 한국표현예술심리상담협회(www.keapa.or.kr) 등 기관에서 민간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 리본/비즈 공예
손재주가 좋으면 리본 작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거나 집에서 제작 과정을 지도하는 홈스쿨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액세서리로 자녀를 꾸리고 집 안 인테리어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대한공예협회(www.koreahand.or.kr)에서는 뜨개질, LED플라워, 가죽공예, 리본공예, 석고방향제 지도사 관련 과정이 있다. 1~2개월 투자하면 강의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한국방과후교사아카데미(www.eduschool.org), 풀잎문화센터(pulib.com)에서도 교육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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