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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유하는 여성만의 공간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3~4평의 스페이스

2017-03-20 13:20

글 : 고윤지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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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 동굴이 필요하듯 여성에게도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우울증, 화병, 소진증후군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을 약 없이 치유하는 법, 3~4평 작은 공간의 힘이다.

도움말 김동철(김동철 심리케어 클리닉)
여성에게 집은 일터다. 노동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평생 직장. 전업주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맞벌이를 하는 여성들은 직장에서 종일 일한 뒤 집 안에서 또다시 가사노동에 시달린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열심히 해도 티가 나지 않으며 보수는 없고 상시 대기해야 하는 업무의 연속이다. 이런 고충 때문인지 우리나라 여성 중에는 외국 여성들에 비해 우울증 및 화병, 소진증후근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혼란스럽고, 내 힘에 벅찰 정도로 많은 일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존재는 없는 듯한 정신적 패배감을 느끼는 등 극도의 우울감을 경험한다. 그래도 요즘에는 이전보다 환경이 나아져 남편들이 도와준다고들 하지만, 아직 한국 정서상 집안일은 여성들이 해야 하는 업무로 인식하는 탓에 완전한 개선이 어렵다. 그래도 여성은 엄마로 또 아내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벗어날 수 없는 직장에서 참고 또 견디지만 여성의 정신적 고통과 불행은 비단 그녀 자체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치 도미노가 무너지듯 가족 구성원에게, 또 나아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사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안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가사 분담시키기, 외출 및 운동 등 신체활동 늘리기, 친구들과 수다 떨기, 여행 가기, 새로운 관심거리 찾기 등 여성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의 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다. 하지만 모두 일시적 대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경건축학, 공간심리학 등의 학문에서 여성들의 정신질환 해결을 위해 여성이 머무는 공간, 집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성에게 집은 일터이자 종일 머무는 공간이기 때문에 집을 바꾸는 것은 여성의 삶 그 전반적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뇌공학자이자 심리정신분석학자인 김동철 박사는 공간이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 우리의 뇌를 자극하는 가장 큰 감각, 시각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감각기관 중 눈, 즉 시각은 우리의 감성을 형성하는 가장 큰 감각기관이에요. 눈으로 들어오는 자극, 즉 자신을 둘러싼 공간, 환경이 바뀌면 사람은 성향뿐 아니라 성격까지 바뀌게 되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신경건축학자들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는 공간의 비밀을 우리 망막 속 빨강, 파랑, 녹색 파장을 감지하는 추상체에서 찾았다. 우리가 자연에 있을 때 가장 큰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눈이 볼 수 있는 색 중 가장 많은 수가 녹색 파장의 범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힐링이 되는 듯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빛이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등 빛의 파장이 달라지면 우리 행동과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아파트라는 좁고 정형화된 주거공간에 거주하며 흰 벽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로서는 빛이 잘 드는 통창이 있는 주택을 건축하는 일도, 자연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한정된 공간, 제한된 재화 안에서 우리가 공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동철 박사는 공간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여성에게 집은 일터이자 끊임없는 업무 스트레스에 노출된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남성에게 집은 휴식의 공간이에요. 아내에게 집은 일터입니다. 휴식공간이 없죠. 침실이나 거실 등과 같이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여성이 있으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집안일을 하게 되곤 합니다. 여성이 집에서 정신적으로 치유되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려면 두 가지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첫째 오롯이 혼자 있는 공간입니다. 남성에게만 동굴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인간에게 휴식이란 개인의 안정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받아줄 필요도, 배려할 필요도 없이 혼자에게만 집중할 때 편안한 안정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발전공간이 필요합니다. 스스로가 주부, 아내로만 소모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넓거나 크지 않아도 좋습니다.”
 
김동철 박사는 집 안에 되도록 많은 혼자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주방은 여성들의 주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므로, 편안하게 기대 쉴 수 있는 의자나 작은 티 테이블, 방석, 쿠션 등을 놓아 휴식과 가사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욕실 또한 휴식공간으로서의 활용도가 높다. 여성에게 욕실은 은밀한 공간이자 자신의 아름다움을 재생산하는 치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반 조명보다 간접조명을 설치하고, 향초와 디퓨저 등을 욕조 곁에 둔 다음 좋아하는 목욕용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기분이 나아짐을 느낄 수 있다.
 
자신만의 발전공간을 만드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는 것이 먼저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자신만의 작은 서재를, 식물을 가꾸는 게 즐겁다면 베란다에 정원을, 하늘이나 별 보는 게 행복하다면 베란다에 천체망원경을 사서 두어보자.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성이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과 우울증은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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