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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는 디지털 단식

전자스크린증후군 갈수록 심각

2016-07-15 09:42

글 : 임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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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TV, 스마트폰, 태블릿, 비디오게임 등 전자스크린을 가진 제품들은 아이들에게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대상이다. 학습용으로 사용하면 최고의 도구이지만 오락용으로 사용하면 위험한 물건. 엄마들의 골칫거리인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뇌 발달을 위한 디지털 단식 방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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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것이 ‘디지털 에이지(Digital Age)’라고 불리는 전자스크린 증후군이다. 비디오게임이나 컴퓨터에 빠져서 다른 관심사는 일절 없고, 부모가 억지로 그만두게 하면 짜증을 내는 식.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 조울증, 자폐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학교생활이 심각하게 어려운 경우도 있다.
미국의 빅토리아 던클레이 박사가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4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디지털 단식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받는 전자스크린의 폐해를 없앨 수 있으니, 디지털기기 환경을 완벽하게 없애서 생체리듬을 새롭게 세팅하는 디지털 단식을 해보자는 것이다. 부모가 함께 노력을 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짠다면, 한 달의 시간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빅토리아 박사의 주장이다.

전자스크린 증후군이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2012년의 생활습관 조사에 따르면, TV 같은 수동적인 전자스크린은 두 시간을 이용한 경우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데 반해 컴퓨터나 비디오게임 같은 쌍방향 전자스크린은 30분만 이용해도 같은 결과를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지나친 컴퓨터 사용이 수면과 기억력 모두에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오는데, TV 시청의 경우 수면은 약간 영향을 받고 기억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2011년 대규모 조사에서는 10대 청소년과 20대가 잠자기 전 쌍방향 전자스크린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이로 인해 극심한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면장애 경험자 중 94%가 어느 한 분야에서 기능장애를 겪고 있었다. 이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85%가 감정조절장애를, 83%는 학교 숙제에서, 72%는 가정생활에서, 68%는 사회생활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경우에 따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비디오게임, 아이패드 등의 이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면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기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전자스크린 증후군에 빠지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전자스크린 증후군은 본질적으로 조절장애다. 쌍방향 전자스크린 기기는 워낙 자극적이어서 신경계를 투쟁 및 도피 상태에 빠트린다. 이는 다시 생물학적인 인체시스템에 대혼란과 함께 조절장애를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감정의 변화와 집중력 부족을 초래하고 그 외의 관심사는 제한하거나 자유선택 활동을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전자스크린 증후군을 마약 중독에 비교하기도 한다.
전자스크린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로 중 주요한 부분은 눈과 뇌, 그리고 몸이다. 전자스크린은 인공의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눈을 통해 현실세계의 것과 다른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시각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청신경의 일종인 전정신경기능의 발달은 물론 인지기능과 감정조절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비디오게임은 심리적 욕구를 활용해서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뇌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만든다.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지고 스트레스호르몬이 방출되면서 신체가 투쟁 및 도피를 할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아이들이 액션 위주의 비디오게임을 할 때 제어할 수 없는 흥분 상태를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 외에도 만성 스트레스와 각성과다, 수면장애, 인지기능장애, 시간개념의 상실, 사회적인 교류 저해, 감정조절장애 등 많은 부작용을 보인다.

디지털 단식이란?
지능연구가 제임스 플린은 1980년대에 지난 한 세기 동안 나타난 특이한 현상을 연구해 발표했다. 인류의 아이큐가 10년마다 3포인트씩 높아졌고, 이에 아이큐 곡선을 다시 그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른바 플린 효과다. 어린이의 영양이 좋아졌고 특수교육을 비롯해 교육의 질이 높아졌으며, 환경적인 자극이 향상된 결과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1980~90년대에 들어서자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수치가 올라가고 있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 상승속도가 낮아지다가 결국 정체되는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챘다. 2007년 런던 대학 킹스 칼리지의 마이클 세이어 교수와 두 명의 동료 교수는 아이큐 추세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1975년과 2000년 사이 수학과 과학 분야의 지능테스트를 보면 90년대 중반에 지수가 최고점을 찍은 뒤 하강곡선을 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학교 1학년의 경우 2000년과 2003년 사이에 지능지수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수학점수 차이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남자가 여자에 비해 성적이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떨어졌으며, 하락 추세가 고득점자와 저득점자 사이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것이다. 평균적으로 2003년 어린이들이 1970년대 어린이들에 비해 세 살 정도 지력이 늦은 것으로 분석했다.
누구도 이 현상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지만, 전문가들은 TV 시청이 이런 현상을 촉발했고 비디오게임과 컴퓨터 이용이 이를 고착화했다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활동량이 줄고 책을 읽지 않으며 상상력을 동원하는 놀이가 사라진 것이 그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직간접적으로 전자스크린의 이용과 이를 수반하는 여건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전자스크린으로부터 해방되고 휴식시간을 갖게 되면 뇌는 활기를 되찾아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전체 뇌 시스템이 보다 조직화되고 통합되어 잘 작동하게 된다. 전자스크린의 이용을 중단하는 디지털 단식을 시작하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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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단식 4주 프로그램 실천 가이드

디지털 단식은 준비에 1주, 실천에 3주가 소요돼 총 4주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기본이다. 계획기간은 부모의 동기나 상황에 따라 주말 이틀에도 가능하고, 길면 일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디지털 단식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얼마나 엄격하게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 대충 하면 효과를 얻기 어렵다.

사전 준비

01 문제를 확인하고 목표를 설정한다.
디지털 단식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목표 설정을 분명히 해야 건강한 기능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일단 아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목록을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가장 심각한 문제 세 가지를 선택해서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숙제 안 하기, 수면장애, 심신붕괴 등 세 가지가 문제라면 목표는 숙제 잘하기, 일찍 잠자기, 심신붕괴 빈도 줄이기가 된다.

02 부모의 의견이 같아야 한다
아이의 양육에 참여하고 있는 부모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가족 간에 분란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단식 프로그램을 제대로 실행하기 어렵다. 가족 모두가 전자스크린 이용의 영향과 디지털 단식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03 날짜를 정하고 일정을 짠다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가족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연휴나 방학, 시험기간 등 적절한 시기로 날짜를 정한다.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여행이나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면 이런 기간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월요일에 시작하는 것이 쉽다는 의견이 많다. 주말에 계획을 완벽하게 준비한 뒤 5일간 독소를 제거하는 식이다. 아이에게 무조건 디지털을 금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이고 다양한 활동 플랜을 짜면 도움이 된다.

04 전자기기를 청소한다
디지털 단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집 안에 있는 모든 전자스크린 기기를 없애는 전자기기 청소를 한다. 어디 숨겨두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는 것이 좋다. 부모가 못 쓰게 만들어놓은 컴퓨터에 게임을 연결하거나 비밀번호로 잠가둔 인터넷을 풀었다는 사례는 종종 있다. 아이의 방에서 게임기, 컴퓨터, 휴대폰, 전자책, 랩톱, 태블릿 피시, 디지털 카메라 등 모든 전자기기를 없앤다. 어정쩡하게 스마트폰 사용을 허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일이다.


3주 단계별 실행

준비를 마쳤으면 디지털 단식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킬 때다. 첫째 과제는 아이에게 언제 말하느냐는 것이다. 단식을 월요일에 시작한다면 이틀 전인 토요일에 통보를 하고 전날 일요일에 전자기기 청소를 해야 한다. 디지털 단식을 통보하자마자 모든 전자기기를 즉각 치우면 갑자기 일을 해치우는 느낌을 받아 반감을 사고, 하루나 이틀을 넘게 기다리면 시작이 어려울 수도 있다.
3주간의 단식으로 아이의 뇌가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면서 균형을 잃었던 시스템을 바로잡고, 전두엽에 에너지와 혈류, 영양분을 공급해 재생이 가능해진다.

1주 차 _ 뇌의 진정한 휴식 시기
아이들이 금단증상을 보일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건강한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불빛이 밝은 화면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초저녁에 대량으로 분비되어 생체리듬 주기를 다시 동기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은 우리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세로토닌의 전조다.
이 시기에는 아이의 문제점을 추적해 관찰한다. 매일 일과를 끝내는 시점에 심신붕괴 상태, 수면 보고, 숙제하지 않은 것 등 그 밖에 모니터하기로 한 모든 정보를 기록한다. 무엇이 작동되고 있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체크하고 점검한다.

2주 차 _ 아이의 뇌가 숨을 쉬기 시작하는 시기
이 시기 뇌의 화학작용과 바이오리듬은 그동안 과도한 자극에 대한 노출이 줄어들고 숙면을 취한 덕분에 점점 정상에 가까워진다. 뇌파는 안정되고 스트레스호르몬은 감소한다. 뇌와 신체가 정상적인 평온 상태로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증상의 심각성 여부에 달려 있지만, 투쟁 및 도피 증상이나 반응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아이가 몰래 반입한 휴대용 전자기기가 없는지 점검하고, 일정표에 빈자리가 있으면 채워 넣는다. 일정이 없는 시간이 많지는 않은지, 앞으로 하게 될 활동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할 기회는 없는지, 이런 위험요인이 있다면 이를 없애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2주 차의 마지막 날에는 단식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이 서로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부모 중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지는 않는지, 휴식과 일의 균형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3주 차 _ 치유와 뇌 회복이 가속화되는 시기

이 시기가 되면 디지털 단식을 관리하는 게 쉬워졌음을 체감할 수 있다. 부모의 스트레스 수위도 현격하게 내려가고, 아이의 가장 심각한 증상들이 감소되거나 사라지는 시기이므로 규칙들을 느슨하게 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아이의 뇌는 아직도 치유 중이다.
먼저 아이에게 긍정적인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이를 기록한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지고 예민해졌거나 호기심이 많아졌는지,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는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이런 변화들을 감지하게 되면 그동안 전자스크린 이용이 아이의 발달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었는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부모 자신의 휴식도 필요하다. 아이의 뇌가 휴식을 필요로 하는 만큼 부모의 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배우자 및 다른 동참자와 함께 체크한다.


디지털 단식 후 평가와 관리

단식이 끝나면 별도의 시간을 들여 그동안 일이 어떻게 진행됐고 무엇이 변화했으며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원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부모들은 이 시점에서 리셋이 효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자스크린 이용을 다시 시작할지, 어떤 종류의 기기로 얼마만큼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는 디지털 단식을 3주 이상 늘릴 수 있다. 아이의 증상에 따라 몇 달간 지속할 수도 있고, 쌍방향 전자스크린 사용을 영원히 끊기도 한다.
그리고 알아두어야 할 것은, 아이 스스로 디지털 단식이라는 것이 명백히 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만큼 충분한 안식과 혜택을 경험했을지라도 개선되지 않는 점도 있다는 것이다. 결과에 대해 평가할 때는 문제가 있어서 부담이 되는 것보다는 향상된 모든 영역을 확인하고 계량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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