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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

stay + vacation

2016-07-28 09:56

글 : 고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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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어디로 가세요?” 요즘 가장 많이 주고받게 되는 질문이다. 각종 여행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여행을 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어지는 극성수기는 집에서 조용히 보낼 계획이라고 답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디를 가도 꽉 찬 인파와 비싼 물가, 숨 막히는 교통체증을 피해 친숙하고 편안한 사람들과 소박한 것들을 하며 진짜 휴식을 꿈꾸는 이들, 스테이케이션족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머무르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집 혹은 집 근처에서 머무르며 여가를 보내는 휴가를 뜻한다. 흔히 알고 있는 ‘방콕’과는 의미가 다르다. 방콕이 집에서 텔레비전 등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면, 스테이케이션족들은 집 안에서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거나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자기 자신이나 가족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으로 휴가를 보낸다. 이러한 변화는 집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서 시작됐다. 집은 이제 단순히 먹고 자는 거주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내는 정서적이고 기능적인 공간으로서 그 의미와 가치가 확대되고 있다. 집이 나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사람들은 자기주도적으로 공간을 편집하기 시작했다. 각종 취미용품과 놀이시설을 집으로 들여오면서 비용과 시간, 불편함까지 감수해야 하는 성수기 여행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스테이케이션족의 증가는 이와 같이 집의 역할과 가치가 달라지면서 나타나게 된 사회현상이다.
이제 집은 휴식의 공간일 뿐 아니라 놀이, 오락, 자기개발 등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된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집을 취향공간으로 꾸밀 수 있는 요즘, 가장 먼저 ‘또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집을 꾸민 이들을 만나 즐겁게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그들만의 휴가 사용 설명서를 담아보았다.
아직 8월이다. 집에서 보내는 휴가를 준비하기엔 늦지 않은 시기다. 나와 가족을 위한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시간을 원한다면 이제 관심을 밖이 아닌 집, 그리고 나로 돌려보자. 밖에서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많은 활동들과 취미들을 이제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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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부티크 호텔이 된 집

파넬 대표이사
최정원


집을 지으려는 이들이 한 번은 꼭 가본다는 판교 단독주택 단지. 이곳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집을 하나 꼽자면 모던 클래식 가구 브랜드 ‘파넬’의 판교 하우스일 것이다. 최정원 이사를 비롯해 그녀의 여동생과 어머니, 세 모녀가 함께 거주하는 패밀리 하우스로 프랑스 현지의 부티크 호텔을 연상시킨다.
“집이 주는 편안함은 유지하되 매일 호텔에서 머무르는 듯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찾아오는 이가 설렘을 느낄 수 있게요.”
그녀의 바람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동화 속 궁전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완벽하게 세팅된 파넬 하우스는 이맘때가 되면 가장 북적인다. 해외 바이어뿐 아니라 지인들의 방문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오는 이들일수록 호텔보다는 파넬 하우스의 게스트룸에 머무르길 원해요. 지하에 별도로 마련된 게스트룸에서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밥도 먹고 수영도 하며 태닝도 즐기곤 하죠. 저희 가족 역시 이사 온 후로는 피서를 목적으로 호텔을 찾지 않게 됐어요. 집만큼 편안한 베딩과 푹신한 침대, 취향에 꼭 맞는 향으로 데코된 공간이 없더라고요.”
올여름 휴가 역시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는 최정원 이사. 그녀의 침실 천장에 설치된 실링 펜 아래에서 좋아하는 책과 영화를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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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하에 마련된 게스트하우스. 화이트 베딩에 리넨 스프레드를 더해 집에서도 완벽한 호텔식 베딩을 즐긴다.
2 각 방에 하나씩 있는 테라스는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자연과 맞닿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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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이아몬드형 모노크롬 타일 바닥에 같은 패턴의 가구를 배치해 과감하면서도 유니크한 무드로 공간을 구성했다.
4 높은 천장과 펜던트 조명 사이 벽에 추상화를 더해 집을 갤러리처럼 완성했다.
5 포인트 벽지로 공간을 장식한 게스트 전용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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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휴가를 보내는 남자

캔틴컴퍼니 대표이사
김세준


동그란 안경에 하늘빛 옥스퍼드 셔츠. 부엌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이 남자의 취미는 요리다. 깔끔하게 정돈된 화이트 컬러 부엌에 넓은 대리석 식탁, 세계 각국의 향신료, 벽면에 장식된 십여 종의 나이프와 그릴 팬. 마치 외국 유명 셰프의 주방에 온 듯 이국적인 이곳은 캔틴컴퍼니의 대표이사 김세준 대표의 부엌이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의 유명 조리용품을 수입하는 일을 하다 보니 요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제게 요리는 하나의 즐거운 놀이예요. 완성된 기계를 해체해 새롭게 조립하는 것처럼 기존 레시피에 저만의 조리방식을 더해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만드는 기쁨, 함께 나누는 행복. 그에게 있어 요리가 꼭 그렇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몇 년간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했던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해외에서 찾아온 친구나 바이어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을 즐긴다. 오늘의 요리는 BBQ 꼬치구이와 지중해식 쿠스쿠스 샐러드. 지중해식 곡물인 쿠스쿠스에 신선한 채소, 올리브오일과 소금 등만 더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현지의 맛을 낼 수 있다. 요리를 시작한 지 단 몇 분 만에 뚝딱. 닭 가슴살을 굽고 대파와 방울토마토를 가니시로 곁들여 먹음직스러운 꼬치구이를 완성했다. 여기에 요리와 꼭 어울리는 드라이진까지 더하니 몇 년 만에 만나 어색한 분위기도 긴장해 있던 마음도 눈 녹듯 녹아내리고, 함께한 모든 이들이 매일 보던 사람들처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간과 마음을 나누는 것.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휴가 풍경이에요. 오늘처럼 즐거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올여름에도 제 쿡방은 쭉 이어질 예정입니다. 계속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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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쿠스쿠스 샐러드와 꼬치구이를 만드는 각종 식재료들.
2 그의 요리를 돕는 조력자들. 연필깎이처럼 돌리면 면처럼 긴 당근이 나오고 단 한 번의 스침으로 종이처럼 얇게 썰린 슬라이스 오이가 나온다. 강판에 쓱쓱 간 견과류를 수프나 샐러드 위에 얹으면 보기에도 좋고 맛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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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름휴가 때 즐겨 먹는 메뉴. 지중해식 쿠스쿠스 샐러드와 닭 가슴살 꼬치구이, 오이를 더해 상큼함이 배가된 드라이진.
4 요리할 때 참고하는 외국 서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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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가 된 고층 아파트

허벌라이프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이사
김승욱


뜨거운 여름 햇볕을 가리는 시원한 그늘막과 바람에 흔들리는 해먹, 작은 간이 테이블 위에 놓인 고운 빛깔의 과일들. 휴양지의 여유로움이 가득한 이곳은 김승욱 씨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그라운드다. 20층 아파트의 최상층에 사는 이 가족은 복층과 옥상 공간에 캠핑, 영화 관람, 수영에 이르기까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시설을 갖추어두고 집에서 여름휴가를 보낸다.
“인파에 떠밀려 사람 구경만 하는 휴가 대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해요. 요즘처럼 볕이 좋은 날에는 옥상에 간이 수영장을 설치해 종일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하고, 그릴에 비어치킨이나 스테이크 등을 구워 작은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하죠. 인근에 사는 친구나 가족들을 초대하면 여느 파티 못지않은 재미난 휴가를 보낼 수 있어요.”
밤이 되면 가족들은 캠핑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낮은 테이블과 간이 의자, 텐트와 랜턴만 있으면 옥상에서도 캠핑장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특히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옥상에서 까만 밤하늘과 별을 보며 잠들 때면 여느 고급 휴양지가 부럽지 않다.
“1년에 단 며칠,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요. 영화 보기, 음악 감상, 별자리 보기 등이 그것이죠.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추억으로 공유하는 것. 집에서 즐겁게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저희만의 휴가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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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이면 옥상에 설치하는 대형 수영장. 근처에 거주하는 아이 친구들도 즐겨 찾는다.
2 오전에는 간단한 다과와 빵으로 브런치를 즐긴다.
3 1층에서 2층으로 음식을 나르기 위해 철가방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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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옥상 캠핑장에서 유라가 가장 좋아하는 장비는 바람에 흔들거리는 해먹이다.
5 기타 연주를 즐기는 김승욱 씨. 복층공간에 낮은 테이블과 캠핑용 의자를 배치해 자신의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6 옥상 캠핑장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향초.


집을 여행지로 바꿔주는 몇 가지 아이템들

어떤 이들은 휴식을 위해, 다른 이들은 배움을 위해, 누군가는 재미를 위해 집에서 여름휴가를 보낸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집을 여행지로 만드는 취향 있는 사람들의 스테이케이션 노하우와 추천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교보문고 MD 추천, 휴가철 독서목록 7

교보문고 MD들은 휴가철 어떤 책을 읽을 계획일까? 경제, 소설, 에세이, 시, 인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휴가철 도서목록.

경제, 경영 오주연 MD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

소설 구환희 MD <왕과 서커스> <환상의 빛> 신진아 MD <7년의 밤>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원작 소설은 유럽에서 현대문학의 고전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게 된 붉은 코트를 입은 여자와 그녀가 남기고 떠난 미지의 숫자로 인해 정돈된 삶을 내팽개치고 리스본행 열차를 탄 노교수 그레고리우스의 이야기를 담는다. ‘우리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라는 명문장은 답답한 일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당장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우연이 가득할 휴가철 여행을 앞둔 분들께 추천한다.” - 신진아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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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곽현정 MD <만약은 없다>

인문 이익재 MD <군주의 거울 : 영웅전>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무엇이 우리 삶을 창조적이게 하는지, 반복되는 일상에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힘을 불러올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 반복적인 노동을 잠깐 멈추게 되는 휴가기간 동안 읽기 안성맞춤이다.” - 이익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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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놀이터, 해먹
“기온이 오르고 벌레가 들끓는 극성수기 때는 오히려 집에서 휴가를 보내곤 해요. 대신 답답해할 아이를 위해 집 안에 아이가 좋아하는 해먹을 설치해 함께 놀곤 하죠. 흔들흔들 그네처럼 태워주거나 아이와 서로 꼭 껴안고 낮잠을 자는 등 휴식공간으로도 사용해요. 다른 캠핑용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설치도 어렵지 않아 집에서도 얼마든지 캠핑장 분위기를 낼 수 있어요.”
- 강부연(여성조선 라이프스타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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